베네수엘라 해안에 B-1 폭격기도 띄워트럼프 "곧 지상작전…선전포고 필요 없다"
  • ▲ 미군의 B-1 랜서 폭격기. 251024 ⓒ뉴시스
    ▲ 미군의 B-1 랜서 폭격기. 251024 ⓒ뉴시스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 가운데 이른바 '죽음의 백조'도 카리브해 상공에 떴다.

    23일(현지시각) 미국 군사매체 더워존,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최소 2대의 미군 B-1B 폭격기가 이날 오전 미국 텍사스주 다이스 공군기지를 이륙해 베네수엘라 해안에서 약 80㎞까지 접근했다. 폭격기는 국제 공역을 벗어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핵 탑재가 가능한 미 공군 전략폭격기 B-52 3대가 베네수엘라 인근 공해 상공을 비행한 지 불과 1주일여 만이다.

    이 폭격기들은 해당 지역 상공을 돌고서 미국으로 복귀했다. 당시 미국 국방부는 비행을 모의공격을 시범으로 보여주는 '공격 시연'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국이 전략폭격기들을 연이어 베네수엘라로 보내는 것은 최대 수위의 군사적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을 향한 의지를 숨기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을 '마약 카르텔 두목'으로 규정했으며 이에 최근 미군은 베네수엘라 연안 인근에서 여러 차례 '마약 운반선'이라고 주장하는 선박을 격침, 알려진 것만 최소 37명을 숨지게 했다.

    뿐만 아니라 베네수엘라 인근에서 미군 병력도 대규모로 집결하고 있다. 미국 언론은 약 1만명 규모라고 전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백악관에서 기자와 만나 "베네수엘라에서 곧 지상작전이 펼쳐질 것"이라며 "베네수엘라 관련 마약 카르텔에 대한 작전계획을 의회에 알릴 예정이지만, 선전포고는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여기에서 언급된 '지상작전'은 현지 마약 카르텔 차단을 뜻하는 것으로,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이례적으로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현지 작전 수행을 허가했음을 공개하는 등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최대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베네수엘라 정권 교체 목적이라고 반발하면서 지난주부터 '인디펜던스 200'이라는 이름의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베네수엘라는 1998년 우고 차베스의 쿠데타를 계기로 반미(反美) 국가가 된 이후 현 마두로 정권까지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다.

    한편 한반도에서의 훈련에 자주 참여해 국내에서는 '죽음의 백조'로 더 유명한 B-1B는 1980년대 중반부터 미 공군에서 운영하는 재래식 초음속 폭격기다. 미국에서의 별칭은 '본(Bone, 뼈)'으로, 이는 B-One을 그대로 읽어 부르는 것에서 유래했다.

    B-1B는 최고 속도 마하 1.25로 최대 1만1998㎞를 비행할 수 있으며 전략폭격기 중에서도 가장 많은 60t 가까운 무장을 탑재할 수 있다.

    다만 원래 B-1B는 핵무장 폭격기로 개발됐으나, 1990년대 중반부터는 핵무장 능력이 제거돼 지금은 재래식 무기로만 활용되고 있다.

    반면 B-52는 미 공군 전략폭격기 가운데 가장 오래된 기종으로, 여러 차례 개량을 거쳐 현재 B-52H로 운용 중이다. 특히 B-52는 핵탄두를 장착한 순항미사일로, 수천㎞ 밖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미국의 3대 핵전력 중 하나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