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방한 때 "짧은 만남이라면 가능"…비핵화 논의에는 회의적"李 대통령, 트럼프 거치거나 美에 중재 역할 해야 의미 있는 존재로 인식"무역협상엔 "조선업 변수" "순차적 투자" 관측…"韓·美, 안보 관련 합의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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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경기 파주시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다. 190701 조선중앙TV 갈무리.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말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을 방문할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동 성사 가능성을 아직 배제할 수 없다고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관측했다.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시드니 사일러 선임고문은 21일(현지시각) 이 연구소의 팟캐스트 '불능국가' 대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때 김 위원장과의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안녕하세요, 다시 보니 좋군요'라고 인사하는 수준이라면 가능하다고 본다"고 답했다.사일러 고문은 "만약 그것(회동)이 일어나지 않더라도, 그 이유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입장과 우리(미국)의 입장이 정반대이기 때문은 아닐 것"이라며 "일회성 만남을 위해서라면 목표로서 비핵화에 대한 차이는 극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요즘 미국이 처리해야 할 일들을 고려할 때 짧은 만남일지라도 큰 틀에서는 꼭 나쁜 일은 아니다"라며 "일종의 상황 파악, 접촉 유지 차원"에서 둘의 약식 만남이 가능하다고 관측했다.차 석좌는 "트럼프가 워싱턴 D.C.에서 '(북한) 비핵화는 우리의 목표이자 정책'이라고 말하고, 판문점에 가서는 '김정은은 핵무기를 가졌다'고 말하는 것이 전혀 상상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앤드루 여 한국석좌는 "(1박2일 머무르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정 때문에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본다"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때문에 미국 정부의 모든 역량이나 자원이 그쪽에 집중될 것이다. 어려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그러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라 약간의 가능성은 남아있다. 2019년 판문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해보면 트윗 하나만으로 방문 의사를 드러냈다"고 여지를 남겼다.여 석좌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브루킹스연구소의 APEC 관련 언론 조찬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APEC을 계기로 만나지 않을 것 같다"면서도 "회동(가능성)은 회의적이지만,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겠다"고 밝혔다.또한 "김 위원장 측에서도 현시점에서 회동을 원할지 불확실하다"며 "푸틴, 시진핑과는 이미 만났고, 중국 소식통에 따르면 시 주석이 김 위원장에게 트럼프와의 회담을 권유했다고는 하는데 김 위원장이 준비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분석했다.그는 트럼프-김정은 회동 관련, 한국의 역할에 대해선 "이재명 대통령은 할 수 있다면 성사시키려 할 것"이라면서도 "이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의미 있는 존재로 인식되려면 트럼프 대통령을 거치거나 미국이 중재 역할을 해야 한다. 2018년 문재인 정부가 트럼프와 김정은을 연결해준 것과는 반대가 됐다"고 짚었다.APEC을 앞두고 긴박하게 진행 중인 한·미 무역협상의 최대 관건으로 꼽히는 3500억달러 대미(對美) 투자와 관련, 여 석좌는 CSIS 팟캐스트 대담에서 "타이밍의 문제일 수 있다"며 "핵심 투자를 특정하고 합의를 만든 뒤 항목별로 자금이 언제 들어올지에 대한 시간표를 두는" 방식을 예상했다.차 석좌는 중국이 한화오션의 미국 자회사 5곳을 겨냥해 최근 단행한 제재가 무역협상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는 특히 조선 분야에서 한국과의 합의를 만들어내 그에 맞대응할 무언가를 할 수 있길 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한편 차 석좌는 "8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안보 측면에서 발표할 만한 좋은 것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들은 분명 일부 합의에 이르렀다"면서 무역협상 이슈에 밀려 "첫 정상회담에서 어떤 문서도 내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