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소유 아파트, 선도지구 포함동의서 제출로 힘 보태 … 재건축 날개내놨던 집 팔지 않고 보유하며 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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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연석회의 출범식에 참석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유한 분당 아파트가 재건축 선도지구로 선정됐다. 부동산 소득을 '불로소득'이라고 규정한 이 대표가 인천 계양을로 지역구를 옮기며 매각을 추진한 아파트를 팔지 않으면서 때아닌 호재를 만났다.이 대표가 소유한 아파트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다. 이 아파트는 분당 양지마을에 속해 선도지구 공모에 뛰어들었다. 선도지구는 윤석열 대통령의 1기 신도시 재건축 공약의 시발점이다.선도지구는 '주민 동의 여부'(60점), '정주 환경 개선 시급성'(10점), '도시 기능 활성화 필요성'(10점), '단지 규모(정비사업 추진 파급효과)'(20점) 등의 점수를 합산해 선정됐다.주민 동의가 가장 큰 배점을 받았다. 가장 경쟁이 치열했던 분당에서 주민 동의 열풍이 불었다. 주민 동의율이 95% 이상 나와야 만점이 되는 상황에서 각 지구의 재건축추진준비위원회는 사활을 걸었다.이 대표가 소유한 아파트도 마찬가지다. 양지마을 전체에서 주민 동의를 독려하는 안내문이 아파트 곳곳에 붙었다.여기에 이 대표도 동참했다. 이 대표는 배우자 김혜경 씨 와 공동으로 소유한 아파트의 선도지구 선정을 위해 주민 동의에 참여했다. 우편을 통해 양지마을 준비위에 주민동의서를 보냈다. 준비위에 따르면 양지마을의 주민 동의율은 95.5%였다.양지마을은 전날 각고의 노력 끝에 선도지구에 선정되면서 분당 재건축의 선봉에 서게 됐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동의율 점수가 가장 높은 비율로 평가 기준에 적용돼 아마 그렇게 반영이 되지 않았을까 싶다"고 말했다.분당 지역 부동산 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선도지구에 선정된 아파트의 집값은 향후 더 뛸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의 아파트와 같은 평수(164.25㎡)는 올해 24억 원 선에서 거래됐는데, 그 이상 오를 가능성도 있다. 이 대표는 1998년 3억6600만 원에 매입했다.분당 아파트 주민 이재명으로는 축하받을 일이다. 하지만 '정치인 이재명'의 처신을 두고 정치권에서는 뒷말이 무성하다. 윤석열 정부의 대부분 정책을 부정하던 이 대표가 재건축에는 호의적이었다는 점에서 오는 괴리감을 지적하는 인사들도 있다.애초 이 대표는 분당 아파트를 2022년 6월에 처분하려 했다. 인천 계양을 보궐선거에 출마하면서 인천 무연고 비판을 돌파하기 위해 애썼고, 당선 직후에는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다.그는 첫 호가로 26억5000만 원, 이후 거래가 되지 않자 24억5000만 원으로 가격을 내렸다. 하지만 당시 거래 금액이 20억 원 선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부동산 업계에서는 "팔 의사가 없는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이후로 약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대표는 '똘똘한 한 채'를 소유하고 있다.이 대표는 부동산 불로소득에 매우 엄격한 정치인이다. 그는 2022년 대선 과정에서 "상승하는 부동산 가격은 다수의 사람을 벼락 거지로 만든다"면서 "공동체 전 구성원으로 하여금 이 사회의 공정과 정의를 회의하게 만든다"고 했다.이어 "불로소득은 누군가의 손실이다. 부동산 불로소득은 누군가의 피눈물"이라며 "이 적폐를 뿌리 뽑지 않고서는 공정과 정의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했다.부동산 불로소득을 혐오했던 이 대표는 선도지구 선정으로 높은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부동산 불로소득이 누군가의 피눈물이라고 말한 이 대표다.여당에서는 이 대표가 민생을 최우선 하겠다며 내놓은 정책 브랜드 '먹사니즘'을 말할 자격이 있는지 묻는다.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앞뒤가 다른 이 대표가 말하는 먹사니즘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며 "차기 대권주자로, 제1야당 대표의 무게와 맞는 행동인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