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vs 野 "기업 방어력 약화"與, 25일 필리버스터 종료 후 상법 개정안 표결 예정
  • ▲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시작하자 여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시작하자 여당 의원들이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기업이 보유한 자사주의 원칙적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국민의힘은 "기업 방어력이 약화되고 도리어 주식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비판하며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에 돌입했다. 

    국회는 24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처리된 3차 상법 개정안을 첫 번째 안건으로 상정했다.

    민주당은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당순이익(EPS)을 높이고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해 주주 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개정안은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이내, 기존 보유 자사주는 법 시행 후 1년 6개월 이내 소각하도록 했다.

    개정안을 위반할 경우 이사에게는 최대 500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다만 경영상 필요나 임직원 보상, 우리사주 제도 실시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예외를 인정했다.

    이 경우 회사는 자사주 보유·처분 계획을 수립해 이사 전원이 서명·날인하고 이를 매년 주주총회에서 승인받아야 한다.

    또 외국인 지분 한도가 적용되는 공공·방송·통신 분야에는 3년 이내 처분 예외를 뒀다.

    하지만 국민의힘과 경제계는 이번 개정안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의 경영권 방어 장치를 크게 약화시킬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압도적 다수당이 마음만 먹으면 일주일도 안 돼 본회의까지 통과되는 구조"라며 "부작용 가능성에 대한 논의 요구를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무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국민께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법사위 법안심사1소위원회 후 기자들과 만나 "자사주 소각을 예외 없이 의무화할 경우 기업 경영의 유연성과 경쟁력을 훼손할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주가 부양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펀더멘털을 약화시켜 오히려 주식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계는 특히 비자발적 자사주까지 일률적으로 소각할 경우 기업의 자본금 감소와 채권자 리스크 확대는 물론 향후 산업 구조 재편 과정에서 M&A가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학계에서도 경영권 방어는 물론 기업 내부 동기 부여가 약화돼 해외 인재 유출 및 기업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통화에서 "이사와 주주는 법적 계약 관계가 없기 때문에 이사에게 주주 이익에 충실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논리적 문제가 있다"며 "자사주 소각 강제 의무화는 외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제도"라고 했다. 이어 "경영권 방어 수단과 임직원 승진 보상 '베네핏'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자사주의 역할까지 제한할 수 있어 기업의 경쟁력은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주당은 국회법상 필리버스터 시작 24시간 이후 재적 의원 5분의 3 이상 찬성으로 토론을 종결할 수 있다는 규정을 근거로 오는 25일 오후 필리버스터를 종료하고 상법 개정안을 표결 처리할 계획이다.

    천준호 원내운영수석부대표를 포함한 민주당 의원 165명은 이날 오후 3시 57분경 필리버스터 종결 동의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은 상법 개정안과 함께 사법개혁 3법(재판소원제·대법관 증원·법 왜곡죄)를 '사법 파괴 3법'이라 규정하고 본회의에 상정하는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로 맞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이 일방 처리한 국민투표법 개정안, 전남·광주 통합특별시 설치 특별법, 지방자치법·아동수당법 개정안 등 역시 필리버스터 대상에 포함됐다. 이번 필리버스터는 최장 7박 8일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따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