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청소년 음악 센터 … 양천구 신정동 위치 녹음실·공연장·작업실 등 전문 창작 공간"내가 무엇을 하든 이뤄낼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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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2일 서울시립청소년음악센터 녹음실에서 김동하(좌), 황석규(우) 군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강세영 기자
"둥둥 탁~! 둥둥 탁~! 박자를 더 빠르게 해볼까?"묵직한 드럼 소리에 맞춰 김동하, 황석규 군이 쉴 새 없이 랩 솜씨를 뽐낸다. 비트를 바꿔보고 베이스를 입혀보고 마치 유명 힙합 뮤지션의 작업실을 방불케 한다.공연 연습에 한창인 두 학생을 만난 건 지난 12일 오후. 중학교 3학년인 이들은 요즘 서울시립청소년음악센터로 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다.지난해 센터가 문을 연 이후 꾸준히 이용하고 있다는 황 군은 "보컬학원에선 '넌 이걸 해, 다음은 저걸 하면 돼' 가르쳐 주는 방식인데 여기는 내가 뭘 하든지 이뤄낼 수 있게 도와주는 곳"이라고 말했다.김 군 역시 "노래방에서 연습하고 무료 편집 프로그램도 깔아 봤지만 혼자서는 너무 어려웠다"면서 "센터는 음향 감독님과 같이 테크닉 선생님들이 봐주시니 이제는 스스로 작업할 수준이 됐다"고 했다.지난해 학교에서 학폭 예방 캠페인을 제작할 정도로 수준급 실력이 된 황 군은 올해 또 다른 도전을 준비 중이다. 바로 활동명 'HXU'로 두 번째 미니 앨범 제작에 나선 것. 센터에서 운영하는 청소년 동아리에 참여하면 음악 장비와 작업실 모든 과정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황 군은 "음반 제작까지 저작물 구매, 장비 대여료, 소프트웨어 구입 등 처음 투자비용까지 합치면 최소 150만 원이 든다"면서 "비용 부담이 없으니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제 색깔에 맞는 도전을 계속 하게 된다"고 말했다. -
- ▲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SYMC 마스터클래스에 초청돼 연주하고 있다.ⓒ시립청소년음악센터 제공
서울시립청소년음악센터는 국내 유일의 청소년 음악 특화시설이다. 음악을 즐기는 휴식 공간을 넘어 뮤지션으로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실제 뮤지션들이 이용하는 전문 악기와 장비가 건물 전체에 배치돼 있다. 작곡·녹음·편집 등 창작 작업이 가능한 뮤직 테크놀로지랩, 믹싱과 마스터링이 가능한 레코딩 스튜디오, 합주실과 대규모 댄스 연습실까지, 청소년 누구나 언제든 찾아와 음악을 만끽할 수 있다.특히 155명을 수용할 수 있는 블랙박스 공연장에선 적재, 임선혜 등 유명 뮤지션들이 참여하는 뮤직 페스티벌도 펼쳐진다. 최근에는 피아니스트 손열음을 초청해 청소년과 지역주민에게 멋진 클래식 무대를 선사했다. -
- ▲ ⓒ서울시립청소년음악센터 제공
지난해 5월 개관 이후 1년여간 5만6000여 명의 청소년이 센터를 이용했다. 올해는 인문학 교육부터 댄스, 음악 프로듀싱, 인공지능(AI) 음악 창작교실 등 44개 세부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수용 인원의 10%가량은 저소득층 학생을 우선 선발해 문화 사각지대 해소에 힘쓰고 있다.정은희 사업기획부 음악기획팀장은 "청소년 수련시설에 준하기 때문에 청소년 지도사 자격증이 있는 선생님과 음악 전문 선생님들로 세분화 돼 운영되고 있다"며 "청소년 음악 공간이란 특징이 있지만 텅 빈 집에 있기 싫은 학생들에게 안전한 선생님이 있어 돌봄의 기능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