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기념관, 4월 19일 강연 예고했다 철회기념관 측 "외부의 오해 살 여지 있어 연기"김덕영 "건국전쟁, 4·19 정신 위배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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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전쟁기념사업회(회장 백승주)는 이날 김 감독을 초빙해 <영화 '건국전쟁' 감독이 들려주는 현대사 재조명>이라는 강연회를 열 계획이었으나, 12일 전쟁기념관 홈페이지를 통해 "사업회 사정으로 인해 부득이하게 제9강을 취소하게 됐다"고 공지했다.
전쟁기념관은 강연 취소 사실을 전하며 '사업회 사정 때문'이라는 모호한 이유를 댔으나, KBS 보도에 따르면 전쟁기념관 관계자는 12일 "4·19 혁명 기념일을 맞아 김 감독 강의를 여는 것이 외부의 오해를 살 여지가 있어 연기하기로 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김 감독은 "기념관 측이 총선 이후 '정치적 선택'을 한 것이라 본다"며 "그럼에도 일정 조율하자는 제안을 받아들인다. 사람들에게 (이승만 전 대통령과 관련된) 진실은 알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KBS 취재진에게 밝혔다.
앞서 김 감독이 전쟁기념사업회의 안보 교육 프로그램인 '용산특강'의 연사로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전쟁기념사업회 SNS에 "4·19 혁명으로 물러난 이승만 전 대통령의 다큐멘터리를 만든 감독을 4·19 기념일에 강사로 초빙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글들이 올라온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 시민단체는 지난 3일부터 강사 철회 촉구 청원을 추진해 지난 11일까지 150여 명의 의견을 취합해 전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전쟁기념관이 이 같은 '반대 여론'에 부딪혀 김 감독의 강연을 취소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건국전쟁'은 오히려 4·19 정신에 부합"
그러나 김 감독은 자신 역시 4·19 혁명 때 희생된 숭고한 영혼들에 대해 마음 깊이 안타까운 심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며 '건국전쟁'이 '4·19의 민주이념을 계승한다'는 대한민국 헌법에 반한다는 주장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 감독은 지난 2월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와 논박(論駁) 대결을 벌일 당시 "'건국전쟁'은 4·19의 헌법정신을 조금도 부정하지 않는다"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바 있다.
이 글에서 김 감독은 "'건국전쟁'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4·19를 촉발시킨 '3·15 부정선거'와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는 것을 여러 가지 객관적 자료를 통해서 증명했다"며 "'3·15 부정선거'와 이 전 대통령의 무연관성을 입증하는 것이 어떻게 4·19 헌법정신에 위배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김 감독은 "4·19의 정신은 불의에 항거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동안 우리 사회는 '3·15 부정선거'를 이 전 대통령이 기획하고 획책한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그런 '불의'를 바로잡는 것이 진정한 4·19 정신이 아닐까 한다"고 주장했다.
김 감독은 "영화를 본 많은 관객들은 처음으로 '3·15 부정선거'가 이 전 대통령과 관련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적지 않은 충격을 받고 있다"며 "오랫동안 민주화 운동에 전념했던 민경우 대표 같은 분도 얼마 전 유튜브 방송에 나와, 이 전 대통령이 부상당한 학생들을 위로하러 서울대병원을 방문한 사건을 거론하며 '그 자체만으로 이승만에 평가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