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혀 예상하기 어려운 비정상적인 국정 수행… 예상 못했다"당 내부선 자조 섞인 목소리… "대비했어야 했는데, 어리둥절하다"민주당 일각에선 직무대행 이상인 부위원장 탄핵 검토 목소리 나와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투표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종석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투표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이종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당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도부가 대통령실에 허를 찔렸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와 함께 방통위원장직무대행을 맡게 될 이상인 부위원장도 탄핵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일 국회에서 "이런 꼼수를 쓸 줄은 몰랐다"면서 "사실 전혀 예상하기 어려운 비정상적인 국정 수행 행태라서 예상 못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말처럼 민주당은 이 위원장의 자진사퇴를 사전에 전혀 감지하지 못했다. 

    이 위원장이 탄핵될 경우 방통위가 마비되는 상황이 되는 만큼 대통령실이 '이동관 사퇴' 카드를 사용할 가능성은 존재했다. 

    방통위는 방통위원장을 포함한 방통위원 5인이 주요 결정사항을 의결하는 합의제 기구다. 의결 정족수 2명을 유지해야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가능하지만, 위원장만 남을 경우에는 위원장 단독으로 안건을 처리할 수 있다. 

    방통위는 이 위원장과 윤 대통령이 임명한 이상인 부위원장 2인체제로 운영돼왔다. 이 위원장이 민주당이 추진한 탄핵안으로 인해 직무가 정지되면 방통위가 마비되는 상황이 초래될 가능성이 확실시됐다. 그런데 이 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이 부위원장이 직무대행을 맡아 안건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민주당에서는 '이동관 사퇴' 가능성에 따른 대비가 부족했다는 목소리가 쏟아진다. 이 위원장 탄핵안 처리에 열을 올리면서도 이 같은 시나리오를 전혀 논의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의 '꼼수'를 비판하고 있지만 향후 대책 마련에 고민이 깊다.

    민주당 한 중진의원은 1일 통화에서 "윤 대통령이 꼼수를 부린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자체적으로 이런 가능성에도 대비했어야 했다"면서 "전혀 논의가 없이 이런 상황을 마주치다보니 지금 의원들도 어리둥절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다른 민주당 소속 의원도 "이동관 탄핵안을 밀고 나간 것은 방통위의 폭주를 막고자 하는 것이었는데, 결국 이것도 못하고 탄핵만 남발하는 것처럼 비쳐지게 됐다"면서 "어떤 방식으로 나갈지 답답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방통위원장직무대리를 맡을 이 위원도 탄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민주당은 이 위원장의 사퇴를 꼼수로 규정하고 있는 상태다. 법적으로도 가능한 시나리오지만, 이 위원을 어떤 이유로 탄핵할지 정치적 부담도 크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저쪽(대통령실)에서 이런 식으로 나오면 결국 우리도 강수를 두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면서 "하지만 또 탄핵을 꺼내들 경우 따를 정치적 부담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