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시진핑, APEC 계기로 1년 만에 대면 정상회담시진핑 "역사의 대세 파악하고 시대 흐름에 순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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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방문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6일(현지시간) 별도 정상회담을 했다. 일·중 정상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11월 태국 방콕 APEC 정상회의 이후 1년 만이다.

    17일 일본 공영 NHK·교도통신·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일·중 정상은 이날 오전 10시40분(한국시간)쯤부터 샌프란시스코의 한 호텔에서 1시간여 동안 비공개로 회담을 진행했다.

    기시다 총리는 회담 모두발언에서 "국제사회는 역사적인 전환점에 있다"며 "일본과 중국은 지역과 국제사회를 이끄는 대국으로서 세계 평화와 번영에 공헌할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 "다음 세대를 위해 더 밝은 양국 관계의 미래를 열도록 힘을 합치고자 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일본을 향해 "'중·일 4가지 정치문서'가 확립한 여러 가지 원칙을 준수하고 '전략적 호혜 관계'의 정의를 재확인하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며 새로운 시대 요구에 부합하는 중·일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중국 중앙TV(CCTV)가 보도했다.

    이어 시 주석은 "올해는 중·일평화우호조약 체결 45주년이 되는 해”라면서 "이 조약은 법적 형태로 중·일 양국의 평화·우호·협력의 큰 방향을 설정하고 패권주의 반대를 강조하며 양국 관계 발전의 중요한 이정표가 됐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그러면서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위기와 도전이 끊임없는 상황에서 평화공존, 세대우호, 상생협력, 공동발전은 중·일 양국 인민의 공동 이익에 부합하는 정확한 방향"이라며 "양국은 '역사의 대세'(大勢)를 파악하고 '시대의 흐름'에 '순응'(順應)하며 공동 이익에 주목해 이견을 적절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회담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전해지지 않았지만, 회담의 주요 의제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처리수'(오염수) 해양 방류와 중국의 일본산 수산물 금수조치, 반도체 재료 수출규제, 양국이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열도 문제, 대만 문제, 중국에서 간첩 혐의로 구속된 일본인 석방 문제 등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NHK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는 시 주석에게 "ALPS(알프스·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 해양 방출에 대해 내가 과학적 근거에 입각한 냉정한 대응과 중국의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 즉각 철폐를 강력히 촉구했다"고 회담 후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어 "일·중 양국은 건설적인 태도로 협의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 앞으로 전문가 차원에서 과학에 입각한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일·중 간에는 다양한 협력의 가능성이 있는 한편, 현안과 과제가 존재한다"며 "올해는 일·중평화우호조약 체결 45주년을 맞아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일·중 관계' 구축이라는 큰 방향성을 시 주석과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시다 총리는 "'전략적 호혜관계'를 포괄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계속해서 정상급을 포함한 모든 레벨에서 긴밀한 의사소통을 해나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