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 "D램 공급 최대 4%·낸드 3% 감소 가능성" 경고CNBC "법원 제한명령으로 실제 파업 규모는 제한적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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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노사의 임금협상이 파업 전날인 20일 정부 사후조정 절차에서도 끝내 합의에 실패하자 주요 외신들이 일제히 긴급 타전하며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충격 가능성을 집중 조명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핵심 축인 만큼, 파업 장기화 시 AI·데이터센터·스마트폰·전기차 산업 전반에 연쇄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FP통신은 이날 '한국의 반도체 거인 삼성전자 노조 파업'이라는 제목의 긴급 기사에서 노사 협상 결렬 소식을 비중 있게 보도했다. AFP는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부터 가전제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사용되는 반도체 산업의 주요 생산자"라며 "이번 파업이 심각한 차질과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고 전했다.

    특히 AFP는 "반도체가 한국 수출의 35%를 차지하는 만큼 파업이 장기화할 경우 한국의 수출 주도형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정부 내부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짚었다.

    투자 전문 매체 인베즈(Invezz)는 이번 사태를 "삼성전자 역사상 최대 규모 파업"으로 규정했다. 매체는 "4만7000명 이상의 노동자들이 21일부터 18일간 파업에 돌입하게 되면서 세계 최대 메모리 반도체 제조업체의 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삼성은 단순 제조업체가 아니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축"이라며 "디램(DRAM)과 낸드(NAND) 시장에서 지배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고 AI 데이터센터용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고 있다"고 평가했다.

    외신들은 실제 생산 차질 발생 시 글로벌 반도체 수급에도 즉각적인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인베즈는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파업 여파로 글로벌 D램 공급량은 최대 4%, 낸드 공급량은 3% 감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호주연합통신(AAP) 역시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 메모리칩 제조업체"라며 "AI 붐으로 이미 반도체 공급 부족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할 경우 전 세계 기술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실제 파업 규모는 제한적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CNBC는 "한국 법원이 시설 및 반도체 웨이퍼 손상을 막기 위해 핵심 설비 운영 방해를 제한했다"며 "이번 파업은 제한적인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어 정부가 최대 30일간 쟁의행위를 중단시킬 수 있는 긴급조정권 발동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외신들은 삼성의 과거 '무노조 경영' 역사에도 주목했다. AFP는 삼성 창업주인 고(故) 이병철 회장의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노조는 안 된다"는 발언을 소개하며 삼성의 첫 노조가 2010년대 후반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등장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중앙노동위원회 사후 조정 절차에서도 성과급 재원 배분 비율 등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는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안에 동의했으나 사측이 거부 의사를 밝혔다"며 "예정대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반면 삼성전자는 "노조의 과도한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회사 경영의 기본 원칙이 흔들릴 수 있다"며 "마지막까지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총파업 개시 전 극적 타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이날 협상 결렬과 관련해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마지막까지 노사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해달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