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계정 369개, 러시아 계정 623개 '가짜뉴스' 동원러시아 대사관 "하마스, 우크라이나 무기지원에 감사"중·러는 가짜뉴스 만들고, 서방은 반박증거 지속해 발표
  • ▲ 중국 관영 매체들이 게재한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에 대한 미국을 비판하는 만평. ⓒInstitute for Stratigic Dia.logue
    ▲ 중국 관영 매체들이 게재한 이스라엘 하마스 전쟁에 대한 미국을 비판하는 만평. ⓒInstitute for Stratigic Dia.logue
    중국·러시아 당국과 관련된 소셜미디어(SNS) 계정들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관련된 각종 허위 정보를 생산·전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중국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태평양 진출 시도 등에서 미국을 견제하고 인터넷 여론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4일 영국 싱크탱크 전략대화연구소(ISD)는 지난달 25일 페이스북과 X(옛 트위터)에서 중국 정부 관련 계정 369개와 러시아 정부 관련 계정 623개의 지난달 7~18일 활동 내용을 발표했다. 해당 기간 중국과 러시아 측에서 가짜뉴스를 퍼 나른 계정 개수는 약 1000개에 달한다.

    ISD에 따르면, 중국 관영 언론 등과 관련된 중국 소셜미디어 계정들은 '미국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전쟁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 당국은 전쟁 갈등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을 게시했다.

    중국 관영 차이나데일리 칼럼니스트 첸웨이화는 X에 "CNN은 이스라엘 민간인의 죽음만 여러 차례 말하고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자는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지난달 9일 만평에서 '중동 지역의 평화'라고 쓰인 비둘기가 미국 국기를 형상화한 그물에서 벗어나 날아오르려는 모습을 내보이기도 했다.

    러시아 국영 RT 방송은 지난달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발발 직후 '우크라이나가 하마스에 무기를 공급했다' '가자지구 병원 폭발은 미국이 이스라엘에 공급한 폭탄에 의한 것' 등의 허위 정보를 퍼뜨렸다.

    RT는 지난달 12일 소셜미디어 X에 "하마스가 미국이 공급한 무기를 쓰고 있다는 것은 100% 확실하다"는 전직 CIA(미 중앙정보국) 요원인 래리 존슨의 발언을 인용했다. RT는 존슨이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지만 확인없이 인터넷 사이트 등에 이를 보도하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파했다.

    앞서 영국 인디펜던트는 존슨이 2008년 미 대선 국면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교회 연단에서 인종 차별 발언을 한 녹화 테이프가 존재한다고 주장했지만 그런 테이프는 공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존슨은 오랜 기간 미 정보 당국을 비판하고 러시아를 옹호하는 주장을 해왔다.

    또 케냐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지난달 7일 X를 통해 "하마스가 공개적으로 우크라이나의 무기 제공에 감사를 표했다"며 소총이 담긴 사진 등을 게재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그런 입장을 발표한 사실이 없고 해당 사진도 관련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하마스에 무기를 공급했다고 BBC가 보도했다'는 영상 게시물이 지난달 7일부터 러시아 계정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했다. 이에 대해 BBC는 해당 영상은 "허위 게시물"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17일 발생한 가자지구 알아흘리 병원 폭발 사고에 대해서도 러시아 측의 X 계정들은 "이스라엘 공습"이라는 일방적인 주장을 실어 날랐다.

    이에 서방 정보 당국과 언론들은 알아흘리 참사는 가자지구의 무장 단체의 로켓 오발로 관측된다는 다양한 증거들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온라인 선전과 허위 정보의 홍수가 이전에 본 것보다 더 크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