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0일 롯데콘서트홀 개최…클라리네티스트·지휘자·예술감독으로 참여
  • ▲ '클래식 레볼루션 2023'의 새로운 예술감독을 맡은 안드레아스 오텐잠머.ⓒ롯데문화재단
    ▲ '클래식 레볼루션 2023'의 새로운 예술감독을 맡은 안드레아스 오텐잠머.ⓒ롯데문화재단
    "클래식 레볼루션은 이름처럼 혁신적인 발전과 전통적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맞춘 축제다. 새로운 경험에 대해 열린 자세와 호기심을 유지하며 성장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동시에 우리의 뿌리·유산을 존중해야 한다. 이러한 신념을 대표하는 작곡가가 레너드 번스타인이다."

    롯데문화재단은 오는 11일부터 20일까지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름 음악축제 '클래식 레볼루션 2023'를 선보인다. 올해는 크리스토프 포펜에 이어 '클래식계의 엄친아' 안드레아스 오텐잠머(34)가 새로운 예술감독을 맡아 레너드 번스타인의 작품과 생애를 탐구한다.

    오텐잠머는 "코로나 시기를 겪은 이후 음악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번스타인의 음악은 사람들을 하나가 될 수 있게 만들어준다. 단순히 눈을 감고 수동적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 콘서트의 일부가 돼 적극적으로 즐기며 동참하게 한다"고 말했다.

    1918년 매사추세츠주 로렌스에서 태어난 레너드 번스타인(1918∼1990)은 하버드 대학과 필라델피아 커티스 음악원에서 음악을 전공했다. 지휘자, 피아니스트, 음악 교육자이자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로 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곡가이기도 하다.

    11년간 뉴욕필의 음악감독으로 활약한 번스타인은 뉴욕필과 말러 교향곡 전집 음반을 발표하며 뛰어난 말러 해석가로 이름을 알렸다. '청소년 음악회'를 포함한 다수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섰고, 베트남 전쟁을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등 좌파적 정치 성향 때문에 미국연방국수사국(FBI)의 감시를 받기도 했다.
  • ▲ 안드레아스 오텐잠머.ⓒ롯데문화재단
    ▲ 안드레아스 오텐잠머.ⓒ롯데문화재단
    오텐잠머는 "2~3주 후 번스타인에 대한 영화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될 예정이다. 클래식 콘서트를 넘어 흥미를 자극할 수 있는 다른 것들을 연결해 보여주고 싶은데, 그런 의미에서 번스타인은 여전히 시의성이 있는 작곡가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클래식 레볼루션'은 특정 작곡가를 중심으로 그들이 생전에 남긴 걸작들을 조명하는 음악 축제다. 2020년 베토벤을 시작으로 2021년 '브람스와 피아졸라', 2022년' 멘델스존과 코른골트'라는 이색적인 작곡가 조합의 프로그래밍으로 주목을 받았다.

    열흘 간 개최될 축제에서는 번스타인과 그에게 영향을 끼친 브람스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는 공연이 9차례 열린다. 슈만·드보르작·거슈윈·말러·차이콥스키 등 두 사람에게 영향을 준 작품도 무대에 오르고 '캔디드',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불안의 시대', '심포닉 댄스' 등 번스타인의 대표곡이 연주된다. 

    오텐잠머는 번스타인과 브람스의 공통분모로 '민속 음악'의 씨앗에서 곡이 발현됐다는 점을 꼽으며 "번스타인이 쿠바 리듬, 재즈에서 영향을 받았다면 브람스는 헝가리 음악에서 영감을 받았다. 브람스는 헝가리를 여행하며 들은 민속음악을 직접 악보에 넣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번스타인과 브람스에 중점을 두고 이들의 주변 인물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번스타인은 당대에 인기가 없던 말러의 재능을 알아보고 콘서트장으로 소환했다. 드보르자크의 교향곡 9번은 미국에서의 경험을 담고 있는데, 번스타인의 음악 세계로의 문을 열어줬다. 이처럼 프로그램 곡들 사이엔 번스타인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 ▲ '클래식 레볼루션 2023' 프로그램 일정.ⓒ롯데문화재단
    ▲ '클래식 레볼루션 2023' 프로그램 일정.ⓒ롯데문화재단
    11일 개막 공연은 오텐잠머가 지휘하는 서울시향이 번스타인 '캔디드 서곡',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를 연주하며 축제의 포문을 연다. 축제 기간 피아니스트 윤홍천·신창용, 바이올리니스트 레이 첸·에스더 유·조진주, 첼리스트 한재민, 플루티스트 김유빈, 소프라노 황수미가 협연 무대를 갖는다.

    오스트리아 출신의 오텐잠머는 클라리네티스트, 지휘자, 예술감독 등 다방면에서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다재다능한 번스타인의 삶과 닮았다. 4살 때 피아노를 시작한 그는 2003년 클라리넷을 배웠고, 2011년부터 베를린 필의 클라리넷 수석으로 활동하고 있다. 2021년에는 그슈타트 메뉴인 페스티벌의 지휘 아카데미에서 우승하며 '네메 예르비상'을 받았다. 

    오텐잠머는 축제에서 지휘자와 솔리스트, 실내악 주자로 나선다. "한국의 오케스트라, 실내악단, 솔리스트로부터 최상의 연주를 끌어내는 것이 제 역할이다. 코로나19를 지나 본격적으로 다시 '클래식 레볼루션'을 열게 된 지금, 번스타인의 음악과 함께 하나의 불꽃 축제처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자리를 만들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