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출신 변호인 "돈스파이크, '단약' 의지 강해""아내에게 은혜 갚는 심정으로 재기 의지 다져"검찰 "여전히 반성 기미 없다… 원심 양형 부당""부동산 허위가등기 등 구속 후 재산은닉 시도"
  • ▲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돈스파이크(김민수)가 지난해 9월 28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돈스파이크(김민수)가 지난해 9월 28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작곡가 겸 사업가 돈스파이크(46·김민수)가 결혼 전 만난 여자친구의 변심으로 '실의'에 빠져 마약에 손을 대게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돈스파이크의 항소심 변호를 맡고 있는 이OO(60·사법연수원 24기) 변호사는 지난 5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김민수 씨가 원래부터 스트레스를 잘 받고 많이 내성적인 성격인데, 지금 부인을 만나기 전 어떤 여성을 만난 후로 인생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했었다"고 말했다.

    이OO 변호사는 춘천·전주·수원지검(안산지청) 부장검사와 서울고검 검사를 지낸 검찰 출신으로, 2016년 퇴임 후 변호사로 전향했다. 수원지검 부장검사 시절, '연예인 성매매 사건'을 수사해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돈스파이크는 1심에서 담당 부장판사와 사법시험(38회)·사법연수원(28기) 동기인 '전관(前官) 변호사(판·검사 출신)'를 선임해 재판에 임했으나, 1심 판결 후 재판이 항소심으로 넘어가자 지난 2월 16일 법원에 국선변호인을 신청했다.

    이에 김OO 변호사가 돈스파이크의 변호인으로 선정됐으나, 돈스파이크는 지난달 7일 이OO 변호사로 법률대리인을 교체했다.

    "결혼 전 사귄 여성 '변심'에 장기간 마음고생"


    이 변호사는 "김민수 씨와 개인적인 친분은 전혀 없다"면서 "처음에 사무실로 찾아왔을 땐 덩치가 크고 얼굴도 우락부락한 편이라 성격도 그럴 줄 알았는데, 막상 이야기를 나눠 보니 오히려 여성스럽다고 해야 할까? 대단히 소심하고 내성적인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김씨가 결혼하기 전에 어떤 여성과 사귀었는데 굉장히 좋아했었던 모양"이라며 "당시 결혼까지 생각할 정도로 깊은 관계였는데 그 여성이 다른 남자를 만나는 걸 알게 되면서 관계가 깨졌다"고 말했다.

    상대 남성도 김씨가 잘 아는 사람이었다고 말한 이 변호사는 "그 일로 충격을 받은 김씨는 지하실에 위치한 작업실 같은 데 쏙 들어가서 마치 동굴 속에 들어간 곰처럼 살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김씨가 거기에서 나오지도 않고 그냥 죽어버리겠다고 자책하면서 폐인처럼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자, 한 친구가 '너 그렇게 괴로우면 이거라도 해보라'며 마약을 권했다고 한다"며 "그 이후로 자포자기하는 심정으로 마약을 했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라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다가 지금의 아내 A씨를 만나게 된 것"이라며 "사실 김씨가 A씨와 교제를 시작한 후 딱 한 번 마약하는 걸 들킨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때 A씨가 김씨를 떠나려고 했는데 김씨가 붙잡았다"고 말한 이 변호사는 "당시 김씨는 이 사람이 아니면 더이상 살 수 없을 것 같다는 절박한 느낌이 들어 거의 빌다시피 해서 결혼 승낙을 받았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그렇게 어렵게 결혼을 하게 됐는데, 김씨가 계속 마약을 하다가 결혼 3개월 만에 구속되고 만 것"이라며 "그래서 할 말이 없게 된 김씨가 A씨에게 자신을 떠나도 좋다고 말했는데, A씨는 고민 끝에 남기로 결심하고 지금까지 김씨의 옥바라지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1심 선고 전 A씨가 김씨에게 실형이 나오더라도 절대로 삶을 포기하지 말고 체념하지 말라고 용기를 북돋아 줬다고 한다"며 "만약에 A씨가 곁에 없었다면 김씨는 완전히 나락으로 떨어졌을 것이다. 아내가 김씨를 살렸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김씨가 단약(斷藥)의 의지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는 것도 순전히 아내 덕분"이라며 "자신을 용서하고 감싸준 아내에 대한 은혜를 갚는다는 심정으로, 죽기 살기로 노력 중이다. 정말 부인을 잘 만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검찰 "돈스파이크, 구속 중 사해행위… 반성의 기미 없어"

    이처럼 돈스파이크가 반성에 반성을 거듭하고 있다는 변호인의 주장과는 달리, 항소를 제기한 검찰은 "돈스파이크가 여전히 반성의 태도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집행유예는 과경(過輕)하다"는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필로폰·엑스터시 투약·교부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돈스파이크는 지난 1월 9일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추징금 3985만원을 선고받았다.

    6일 오전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창형·이재찬·남기정) 심리로 열린 돈스파이크의 항소심 첫 공판에서 검찰은 "원심은 피고인이 반성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했지만, 피고인은 구속 후 민사소송이 제기될 것을 우려해 부동산을 허위로 가등기하고, 저작권 역시 양도하는 등 '사해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사해행위는 채무자가 고의로 재산을 줄여 채권자가 충분한 변제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것을 가리킨다.

    검찰은 "피고인은 이렇게 은닉한 재산과 빼돌린 금원으로 사업을 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이에 "피고인이 반성한 것을 유리한 양형 요소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한 검찰은 돈스파이크가 지난해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됐을 때 접견인과 나눈 '대화 녹취록'과, 돈스파이크와 함께 범행을 저지른 후 실형을 받은 공범(보도방 업주)의 판결문 등을 추가 증거로 신청했다.

    그러자 재판에 참석한 이 변호사는 "(지난 5일 제출한 의견서를 통해) 그 부분은 이미 반박했다"며 "재판부로부터 제대로 판단받고 싶다"고 대응했다.

    검찰은 "처벌 전력이 있는 데다 반복적으로 범행했고, 3000회 이상 매수가 가능한 마약을 투약한 피고인의 원심 양형은 부당하다"며 1심보다 형량을 높여 줄 것을 거듭 주문했다. 검찰은 지난 결심공판에서 돈스파이크에 대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13년 전에도 대마 매수·흡연… 2차례 형사처벌

    검찰에 따르면 돈스파이크는 2021년 12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서울 강남구 일대 모처(호텔·승용차)에서 필로폰을 총 14회 투약하고, 4500만원 상당의 필로폰을 9회에 걸쳐 매수한 뒤 필로폰과 엑스터시를 7회 교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돈스파이크가 매수한 필로폰의 양은 105g으로, 통상 1회 투약량이 0.03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500회 투약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스파이크는 통상 1회 투약량의 10배가 넘는 0.4g의 필로폰을 회당 투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돈스파이크는 2010년에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2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가 있다.

    돈스파이크는 2009년 3월경 서울 이태원에서 한 외국인으로부터 대마초 5g를 구매한 뒤 음악 작업실에서 대마초를 교부·흡연한 혐의가 적발돼 2010년 4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000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를 제기해 벌금 500만원으로 감형받았다.

    돈스파이크는 2008년 10월에도 이태원에서 대마를 매수한 뒤 음악 작업실에서 동료 작곡가들과 대마를 7회 나눠 피운 혐의가 적발돼 2010년 10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0만1500원을 선고받았다.

    이때에도 돈스파이크는 '잘못을 반성한다'는 취지의 반성문을 재판부에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