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스파이크, 마약전과에‥ 필로폰 다량 매수 적발재판부, 돈스파이크 '반성문' 소개하며 형량 낮춰담당판사와 변호인‥ 대학·사시·연수원 '동기동창'
  •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돈스파이크(김민수)가 지난해 9월 28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된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돈스파이크(김민수)가 지난해 9월 28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마약 전과가 있는 데다, 필로폰 3500회분을 매수하고 여러 명과 함께 투약하는 '중죄'를 저질렀음에도 '집행유예'로 풀려나 의구심을 자아낸 작곡가 돈스파이크(45·김민수)가 담당 부장판사와 사법시험(38회)·사법연수원(28기) 동기인 '전관(前官) 변호사(판·검사 출신)'를 선임해 재판에 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본지 취재 결과 지난 9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기소된 돈스파이크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추징금 3985만원을 선고한 서울북부지법 A부장판사는 서울대 법대를 나와 1996년 제38회 사법시험에 합격하고 1999년 사법연수원(28기)을 수료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수원 28기 중에는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정미경 전 새누리당 국회의원,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등이 유명한데, 공교롭게도 이날 돈스파이크의 변호를 맡은 2명의 변호인도 같은 해 연수원을 수료한 동기지간이었다.

    서울 법대 나와 사시(38회) 패스, 연수원(28기) 수료

    현재 같은 법무법인(D사) 소속인 B변호사와 C변호사는 둘 다 대구 출신으로 서울대 법대를 나와 한날한시에 사법고시(38회)까지 패스한 절친 사이로 알려졌다.

    B변호사는 대전지검 서산지청 부장검사, 대구지검 공안부장검사, 서울서부지검 형사3부장검사를 거쳐 2018년 D사에 구성원 변호사로 입사했다.

    C변호사는 대구지법 판사, 수원지법 판사, 창원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2019년 D사에 구성원 변호사로 들어왔다.

    제주 출신인 A판사는 고향만 다를 뿐, B·C변호사와 출신 학교는 물론 사시 합격과 연수원 수료일까지 동일했다. 게다가 세 사람은 72~73년생으로 나이도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10월 21일 필로폰을 구매·소지·투약·교부한 혐의로 기소된 돈스파이크는 당초 법무법인 E사를 법률대리인으로 선임한 상태였으나, 같은 해 11월 24일 법무법인 D사를 대리인으로 추가선임했다.

    이에 이날 부로 돈스파이크의 변호를 맡게 된 B변호사와 C변호사는 1·2차 공판 직후마다 각각 4차례씩 양형자료를 제출하며 형량 감량을 도왔다.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한 돈스파이크의 '반성문'도 사실상 두 변호사의 주도로 작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A판사, 반성문 읽어 내려가며 "피고인이 진심으로 반성"

    선고공판 당시 A부장판사는 "피고인이 동종범죄 전력이 있고, 범행수법 등 죄질이 불량해 엄중한 형을 선고함이 마땅하다"면서도 △혐의를 모두 인정했고 △수사에 적극 협조했으며 △대마 전과 후 10년간 동종전과가 없고 △재범을 억제할 만한 사회적 유대관계가 형성돼 있는 점 등을 감형 사유로 꼽았다.

    특히 A부장판사는 이례적으로 '한 번뿐인 인생에 어쩌면 하이라이트였을지 모를 40대 중반을 이토록 괴로운 지옥으로 만들어버린 것은 누구도 탓할 수 없는 제 자신의 선택이었다는 생각에 견디기 힘든 자책감과 자괴감이 든다'는 돈스파이크의 반성문을 소개한 뒤 "피고인이 진심으로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고, 재기를 다짐하고 있다"며 "이런 점들을 두루 고려해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돈스파이크는 2021년 12월부터 2022년 9월까지 서울 강남구 일대 모처(호텔·승용차)에서 필로폰을 총 14회 투약하고, 4500만원 상당의 필로폰을 9회에 걸쳐 매수한 뒤 필로폰과 엑스터시를 7회 교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돈스파이크가 매수한 필로폰의 양은 105g으로, 1회 투약량이 0.03g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500회 투약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스파이크는 통상 1회 투약량의 10배가 넘는 0.4g의 필로폰을 회당 투약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이 취급한 필로폰 양이 상당하고, 연예인이라는 신분을 이용해 다른 사람까지 범행에 가담하도록 해 죄질이 불량하다"며 결심공판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13년 전에도 대마 매수·흡연 걸리자 "잘못했다" 반성문 내


    돈스파이크는 지난해 9월 28일 서울북부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나오는 길에 취재진이 '마약 투약 시점'을 묻자 "최근"이라고만 답했다.

    그러나 경찰에 따르면 돈스파이크는 2010년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대마) 혐의로 2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과 2범이었다.

    돈스파이크는 2009년 3월경 서울 이태원에서 한 외국인으로부터 대마초 5g를 구매한 뒤 음악 작업실에서 대마초를 교부·흡연한 혐의가 적발돼 2010년 4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000원을 선고받았다. 이후 항소를 제기해 벌금 500만원으로 감형받았다.

    돈스파이크는 2008년 10월에도 이태원에서 대마를 매수한 뒤 음악 작업실에서 동료 작곡가들과 대마를 7회 나눠 피운 혐의가 적발돼 2010년 10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10만1500원을 선고받았다.

    이때에도 돈스파이크는 '잘못을 반성한다'는 취지의 반성문을 재판부에 냈던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