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누드 전시한 '곧, 바이 전'→ '굿바이 전'으로 이름만 바꿔2017년 朴 누드, 비판 기자 조롱, 윤석열 누드… 사실상 같은 단체민주당·무소속 의원 12명, 尹 나체 논란 '2023 굿바이전' 공동기획주호영 "인격모독·비방… 누가 보더라도 저질스러운 정치 포스터"
  • '굿바이:전' 전시 예정이던 작품. 나체로 묘사된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함께 칼을 휘두르고 있다.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
    ▲ '굿바이:전' 전시 예정이던 작품. 나체로 묘사된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함께 칼을 휘두르고 있다.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나체 그림으로 논란을 일으킨 '2023 굿바이전 인 서울' 전시회를 공동 주관한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가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누드 풍자화 '더러운 잠'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곧, BYE(바이)! 展 작가연대'에서 이름만 바꾼 동일한 단체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민예총)과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가 주최하고,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의원들이 공동 주관한 '2023 굿바이전 인 서울' 전시회는 9일부터 윤 대통령을 나체로 묘사한 그림 등을 포함한 작품들을 전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국회 사무처의 긴급 철거조치로 인해 무산됐는데, 10일 뉴데일리 취재 결과 해당 전시를 주최한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는 '곧, 바이 전 작가연대'를 계승한 단체로 밝혀졌다.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는 지난 9일 오후부터 13일까지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2023 굿바이전 인 서울' 전시회를 열 예정이었다.

    해당 전시회는 더불어민주당 강경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 의원들을 중심으로 진행됐는데, 민주당 소속인 강민정·김승원·김영배·김용민·양이원영·유정주·이수진·장경태·최강욱·황운하 의원과 무소속 민형배·윤미향 의원 등 국회의원 12명이 공동 주관했다.

    그러나 국회 사무처는 전시회 개막 직전 해당 전시에 윤 대통령이 나체로 김건희 여사를 감싼 채 한 마을에서 칼을 휘두르는 그림 등이 포함된 것을 파악했고, 세 차례 자진철거 요청 공문을 보냈지만 시정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자 긴급 철거했다.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 소속이자 이번 전시에 참여한 이구영 작가는 9일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굿바이'가 최근에 (활동)한 것이고, '곧, 바이'는 박근혜정부 때 조직을 했던 모임인데 이름이 바뀐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작가는 이어 '곧, 바이 전 작가연대가 사라지고,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가 생긴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 논란을 빚고 있는 작품 '더러운 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곧, 바이전(곧, BYE 展)' 전시됐다. ⓒ이종현 기자
    ▲ 논란을 빚고 있는 작품 '더러운 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곧, 바이전(곧, BYE 展)' 전시됐다. ⓒ이종현 기자
    이 작가는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7년 1월 국회 의원회관 2층 로비에서 열린 '곧, 바이전(곧, BYE! 展)'에서 '더러운 잠'이라는 제목의 작품을 공개해 파문이 일었다.

    해당 작품은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패러디한 것으로, 박 전 대통령이 세월호 침몰을 배경으로 나체로 침대에서 자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그 옆에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가 '주사기 꽃다발'을 들고 서 있다.

    논란이 커지자 당시 민주당 지도부는 해당 전시를 주최한 표창원 전 의원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기로 의결했고, 전시 역시 중단됐다.  표 전 의원은 당시 당직 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이후 전시회 참여 작가 일부는 2017년 1월24일 성명을 통해 "이 작품으로 인해 여성들이 불쾌감을 느끼고 수치심을 느낀 부분에 대해서는 정중하게 사과 드린다"면서도 "그렇다고 박근혜·최순실정권을 풍자한 예술가들의 작품이 모두가 폄하되고 철거되어야 할 쓰레기 취급을 받는 것은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2017년 당시 박 전 대통령을 풍자하는 작품 등으로 이미 여러 차례 논란을 일으켰음에도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는 비슷한 작품들로 다시 전시회를 추진한 것이다. 

    이들은 또 지난해 6월 민예총과 공동으로 문재인정부와 진보진영 인사들을 비판한 언론인들의 얼굴을 희화화한 캐리커처로 표현한 작품으로 전시회를 진행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 작가는 민예총 소속이기도 하다.

    한편, 이 작가는 '곧, 바이 전 작가연대'는 표창원 전 의원의 전시를 통해 생긴 조직이라고 밝혔다. 이 작가는 본지와 통화에서 "(작가연대는) 전시 때문에 만들어진 모임"이라고 답했는데, '곧, 바이 전'이 논란이 되자 작가연대가 생겼다는 것이다.

    다만 이 작가는 '곧, 바이 전 작가연대'와 '굿바이전시조직위원회'의 구성원의 차이는 있다고 부연했다.

    이 작가는 "구성원은 조금 바뀌었다"며 "많은 분들이 같이하시는 분들이 좀 겹치는데, 정확히 이야기하면 바뀐 분도 있고 계속 하는 분도 있고 섞여 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명칭 변경 의미와 관련 "논의가 좀 있었는데, 곧 바이는 '빨리 우리 이별을 하자' 그런 뜻이고, 굿바이는 '좋게 이거(이별을) 하자'와 거의 비슷한 의미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곧, 바이 전 작가연대는 아예 활동을 안 하느냐'는 질문에 이 작가는 "그렇다. 그것은 한시적으로 활동을 하던 모임인데, 박근혜정권이 탄핵을 당했다. 그래서 해소가 된 것"이라며 "굿바이는 '윤석열정권을 좋게 헤어지자' 이런 뜻으로 만들어진 것이니까 계속적으로 활동을 할 것"이라고 답했다.

    국민의힘은 10일 민주당을 향해 '2023 굿바이전 인 서울 전시회'를 공동 주관한 의원들을 대상으로 윤리위원회 심판을 촉구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 윤리심판원은 이 12명 의원들의 행위에 대해서도 윤리심판해 주길 요청한다"고 언급했다.

    주 원내대표는 "본인들은 예술작품이고 표현의 자유라 얘기하지만, 국민 누가 보더라도 저질스러운 정치 포스터이고 인격모독과 비방으로 가득 찬 것"이라며 "2017년 표창원 전 의원이 유사한 일로 전시회를 한 다음에 민주당 윤리심판원으로부터 당원자격정지 6개월의 징계를 받은 바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 지도부가 해당 전시회를 공동 주관한 자당 의원 10명을 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