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캣츠아이·타일라, 트로피 수집팝·R&B·아프로비트까지 장르 경계 허물어방시혁의 '멀티 홈, 멀티 장르' 전략 결실
  • ▲ 방탄소년단(BTS), 캣츠아이(KATSEYE), 타일라(Tyla)가 '제52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에서 도합 8개 트로피를 휩쓸며 장르와 지역을 아우른 영향력을 입증했다. ⓒ하이브 레이블즈(HYBE LABELS)
    ▲ 방탄소년단(BTS), 캣츠아이(KATSEYE), 타일라(Tyla)가 '제52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에서 도합 8개 트로피를 휩쓸며 장르와 지역을 아우른 영향력을 입증했다. ⓒ하이브 레이블즈(HYBE LABELS)
    하이브(HYBE)가 미국 최대 음악 시상식 중 하나인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American Music Awards·AMA)'를 사실상 접수했다. K-팝 제왕 방탄소년단(BTS), 글로벌 걸그룹 캣츠아이(KATSEYE), 그리고 아프로비트 스타 타일라(Tyla)까지 하이브와 연결된 아티스트들이 무려 8개의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세계 음악 시장의 중심축이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 2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 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제52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현장은 어느 때보다 하이브 아티스트들의 존재감이 강렬했다. 시상식이 진행되는 내내 객석과 레드카펫, SNS 실시간 반응까지 하이브 소속 및 협업 아티스트들의 이름이 끊임없이 언급됐다. 현지 음악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올해 AMA의 진짜 주인공은 하이브"라는 반응까지 나왔다.

    가장 눈길을 끈 건 단연 방탄소년단이었다. 이들은 대상 격인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를 비롯해 '송 오브 더 서머(Song of the Summer)', '베스트 남성 K-팝 아티스트(Best Male K-Pop Artist)'까지 석권하며 3관왕에 올랐다. 특히 대상 수상은 2021년에 이어 두 번째로, 글로벌 팝 시장에서 여전히 압도적인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음을 재확인시켰다.

    정규 5집 '아리랑(ARIRANG)'과 타이틀곡 'SWIM'의 성공은 단순한 K-팝 흥행을 넘어 하나의 세계적 문화 현상에 가까웠다는 평가다.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Billboard 200)'과 메인 싱글 차트 '핫 100(Billboard Hot 100)'에서 동시에 정상을 차지한 데 이어, 월드투어 역시 북미와 유럽 주요 도시에서 연일 매진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수상 직후 방탄소년단은 "13년 동안 함께해준 아미(ARMY)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순간"이라며 팬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우리 음악을 믿고 함께해준 모든 제작진과 스태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말하며 총괄 프로듀서 방시혁 의장과 빅히트 뮤직 구성원들에게 특별한 감사 인사를 전했다.

    캣츠아이의 돌풍도 만만치 않았다. 데뷔한 지 2년도 채 되지 않은 신인 그룹이지만, 이날 시상식에서 '올해의 신인(New Artist of the Year)', '브레이크스루 팝 아티스트(Breakthrough Pop Artist)', '베스트 뮤직 비디오(Best Music Video)'까지 휩쓸며 단숨에 글로벌 메인스트림 시장 중심으로 올라섰다.

    특히 신곡 'PINKY UP' 무대는 이날 시상식 최고의 퍼포먼스 가운데 하나로 꼽혔다. 거대한 곰인형 소품 속에서 등장하는 연출부터 강렬한 군무와 중독성 강한 퍼포먼스까지 이어지자 현장 관객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보내는 장면도 포착됐다.

    미국 음악 산업 관계자들은 캣츠아이의 성장세를 두고 "최근 1~2년 사이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글로벌 걸그룹"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캣츠아이는 데뷔 이후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 100'에 무려 4곡을 진입시키며 빠르게 팬덤과 대중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하이브와 게펜레코드(Geffen Records)가 함께 제작한 이 팀은 이른바 'K-팝 방법론'을 미국 현지 시스템과 결합한 대표 사례로 꼽힌다. 멤버 구성부터 트레이닝, 콘텐츠 제작, 팬덤 운영 방식까지 기존 K-팝 산업의 강점을 글로벌 시장에 현지화했다는 평가다.

    캣츠아이는 수상 소감에서 "우리를 믿어준 아이콘(EYEKONS)에게 가장 먼저 감사드린다"며 "방시혁 의장과 하이브-게펜레코드 팀, 그리고 글로벌 무대에서 영감을 준 방탄소년단에게도 특별히 감사하다"고 말했다. 한국인 멤버 윤채가 한국어로 전한 소감 역시 글로벌 팬들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하이브아메리카와 협업 중인 타일라 역시 2관왕을 차지하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그는 히트곡 'CHANEL(샤넬)'로 '올해의 소셜 송(Social Song of the Year)'을 받았고, '베스트 아프로비트 아티스트(Best Afrobeats Artist)' 부문까지 수상하며 장르적 영향력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결과를 단순한 시상식 성과 이상의 의미로 해석하고 있다. K-팝 중심 회사로 인식됐던 하이브가 이제는 팝, R&B, 아프로비트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글로벌 종합 음악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는 것이다.

    한 가요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미국 시장이 K-팝을 하나의 장르로 소비했다면, 지금은 하이브가 각 장르 안에서 직접 경쟁하고 있다"며 "이제 하이브는 특정 국가 기반 기획사가 아니라 세계 음악 산업 구조 자체를 바꾸는 플랫폼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하이브는 현재 한국, 미국, 일본, 라틴 지역을 중심으로 16개 레이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각 레이블이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도 제작 시스템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공유하는 구조다. 방시혁 의장이 강조해온 '멀티 홈, 멀티 장르(Multi-home, Multi-genre)' 전략이 현실적인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이브 관계자는 "각 지역의 문화와 음악적 특성을 존중하면서도, K-팝 제작 시스템의 강점을 접목하는 것이 핵심 전략"이라며 "앞으로도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음악 IP와 아티스트 발굴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때 '한국형 아이돌 시스템'으로만 불리던 K-팝 제작 방식은 이제 세계 음악 시장의 새로운 표준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이번 AMA는 그 변화의 중심에 하이브가 있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무대였다.
  • ▲ 하이브아메리카가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타일라가 '제52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올해의 소셜 송(Social Song of the Year)'과 '베스트 아프로비트 아티스트(Best Afrobeats Artist)' 상을 수상했다. ⓒ하이브 레이블즈(HYBE LABELS)
    ▲ 하이브아메리카가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타일라가 '제52회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올해의 소셜 송(Social Song of the Year)'과 '베스트 아프로비트 아티스트(Best Afrobeats Artist)' 상을 수상했다. ⓒ하이브 레이블즈(HYBE LABE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