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여론조사 연일 1위 나경원… "마음 조금씩 굳혀가는 중" 출마 시사전대 출마 견제?… 대통령실 "나경원 대책, 정부 기조와 상당한 차이" 반박
  •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이종현 기자
    ▲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의 당권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가운데, 대통령실이 잠재적인 당권 주자인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견제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이 제시한 '출산시 대출금 탕감' 대책을 두고 공개적으로 반박에 나섰기 때문이다.

    전당대회 열기 과열되자… 나경원 "관전만 하는 게 맞나 고민"

    7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의 당권 도전을 공식화한 인사는 김기현·안철수·윤상현·조경태 의원과 황교안 전 대표 등이다. 

    이 가운데 아직까지 당권 도전을 공식화하지 않은 나 부위원장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연일 1위에 오르는 만큼, 나 부위원장도 출마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3~4일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의힘 총선 승리를 이끌 당대표'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을 지지한다고 응답한 463명 중 30.5%가 나 부위원장을 지지했다.

    나 부위원장도 지난 6일 KBC '여의도 초대석'에 출연해 "최근에 전당대회 모습을 보면서 관전만 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며 "그래서 마음을 조금 굳혀가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플레이어로 뛰겠다는 거냐'는 질문에 나 부위원장은 "조금 더 마음을 굳혀가고 있다. 이런 정도로 보시면 되겠다"고 답하며 사실상 당대표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이다.
  • ▲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발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이 당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사실상 '윤심(尹心)'은 김기현 의원에게 향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에, 나 부위원장의 출마는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대통령실에서 나 부위원장의 정책에 대해 직접적으로 반박의 목소리를 높인 것을 두고도 당권 주자로서의 나 부위원장을 견제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안상훈 대통령실 사회수석은 지난 6일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나 부위원장이 밝힌 자녀 수에 따라 대출금을 탕감하거나 면제하는 정책 방향은 본인의 개인 의견일 뿐 정부의 정책과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안 수석은 이어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선을 긋기도 했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5일 신년간담회에서 "조금 더 과감하게 원금 부분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탕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나 들여다보고 있다"며 헝가리의 출산 지원 정책을 언급했다.

    이 정책은 결혼을 하면 4000만원을 대출해주고 ▲첫 자녀 출산 시 무이자 전환 ▲둘째 출산시 원금 일부 탕감 ▲셋째 출산시 원금 전액 탕감 등을 지원해 주는 것이 골자다. 

    안 수석은 "나 부위원장이 어제 기자간담회 이후 질의가 많이 들어와 상황을 알려드리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덧붙이기도 했지만, 대통령실에서 직접 반박에 나선 것이 집권 여당을 뒷받침할 차기 당대표로 나 부위원장이 유력하게 거론되는 상황과 맞물려 견제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정치적인 것은 말씀드릴 계제가 아닌 것 같다"며 당권 레이스와 관련한 정치적인 해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미디어토마토의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0%p다. 여론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서치통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