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지난해 말 국방과학연구소 종합시험장 인근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비행시험고체 추진 기관별 연소, 페어링 분리, 단 분리, 상단부 자세제어기술 등 검증4단 중 2·3·4단 점화·연소 시험… "9개월 전 1차 시험보다 진일보"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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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년 12월 30일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 인근 해상에서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고체추진 우주발사체 성능 검증을 위한 2차 비행시험 장면. ⓒ국방부
지난해 12월30일 밤하늘에 한 줄기 빛과 함께 '미확인비행물체'(UFO) 소동을 벌였던 우리나라의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비행시험이 성공한 것으로 평가됐다.최근 북한의 고체연료 발사체 시험에 이어 우리나라도 비슷한 시험을 대외적으로 공개하면서 한반도에 고체연료를 활용한 인공위성 발사체 개발 경쟁 구도가 만들어져 관심이 모인다.2일 국방부는 지난해 12월30일 국방과학연구소(ADD) 종합시험장 인근 해상에서 순수 우리 기술로 개발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성능 검증을 위한 2차 비행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3월30일 1차 시험 이후 약 9개월 만의 추가 실험이다.이날 시험은 우주발사체의 필수 기술인 고체 추진 기관별 연소, 페어링 분리, 단 분리, 상단부 자세제어기술, 탑재체(더미위성) 분리 등을 검증하기 위해 마련됐다.이번 시험에서는 4단 발사체 중에서 2·3·4단 엔진의 실제 점화와 연소까지 시험했다. 2단 엔진까지 연소한 1차 시험 때보다 진일보한 것이다.이 발사체는 1~3단은 고체연료를 쓰고, 상단부에 해당하는 4단은 액체연료를 쓴다. 가장 마지막 단계에 액체연료를 쓰는 이유는 위성 궤도로 정확히 진입하기 위해서다.고체연료는 액체보다 순간추력이 좋고, 액체연료는 연소를 점화하고 소화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고체보다 추력 제어가 효과적이다. 1~3단을 통해 위성 궤도 근처까지 올린 뒤 가장 마지막 4단에서 정확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
- ▲ 고체추진 우주발사체가 하늘로 날아가는 모습. ⓒ국방부
또한 고체 추진 발사체는 액체 추진 발사체에 비해 구조가 간단해 저비용으로 단기간 대량생산이 가능하다.군은 앞으로 추가 검증을 거쳐 실제 위성을 탑재해 시험발사할 예정이다. 구체적으로 2025년쯤 500kg짜리 초소형 합성개구레이더(SAR) 위성을 500km 지구 저궤도에 올린다는 목표다.국방부는 이번 시험발사와 관련해 "우리 군의 독자적 우주전력 건설의 기반을 다지는 중요한 이정표이자, 제7대 우주강국 도약을 위해 진일보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확보된 기술은 민간으로 이전(Spin-off)돼 다양한 우주발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고, 민간을 주축으로 하는 우주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북한도 눈독 들이는 고체연료 발사체… 누가 먼저 개발하나고체연료 발사체는 최근 북한에서도 관심을 갖고 있는 기술이다.북한은 지난해 12월15일 서해위성발사장에서 "140tf(톤포스) 추진력과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이번 시험은 '추진력 벡토르 조종기술'을 도입한 대출력 고체연료 발동기의 모든 기술적 특성들을 확증하는 데 목적을 두고 진행됐다"며 "시험 결과 발동기의 추진력과 비력적(로켓 추진체의 성능을 나타내는 수치), 연소특성, 작업시간, 추진력 벡토르 조정특성을 비롯한 모든 기술적 지표들이 설계상 값과 일치되고 그 믿음성과 안전성이 과학적으로 엄격히 확증됐다"고 주장했다.또한 이들은 이날 '중대 시험'을 통해 신형 전략무기체계 개발에 대한 확고한 과학기술적 담보를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현장을 참관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당 제8차 대회가 제시한 국방과학 발전과 무기체계 개발 5개년계획의 전략무기부문 최우선 5대 과업 실현을 위한 또 하나의 중대문제를 해결한 것을 높이 평가하면서 "최단기간 내에 또 다른 신형 전략무기의 출현을 기대하며 그들을 따뜻이 고무 격려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
- ▲ 고체연료 우주발사체에서 탑재체가 분리되고 있는 모습. 멀리 지구가 보인다. ⓒ국방부
이 같은 북한의 주장에 전문가들은 고체연료를 활용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려는 움직임으로 보고 있다.우리 군은 북한이 주장하는 140tf 추진력을 가진 고체연료 발사체 시험을 두고 "북한이 140tf를 만들었다고 발표했는데 그에 대해 평가하지는 않겠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우주발사체를 궤도에 올리려면 140tf를 훨씬 능가하는 추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현재 우리 군이 개발 중인 발사체 1단 엔진 추력이 북한의 것보다 더 강하다는 사실을 돌려 말한 셈이다.또한 우리 군은 의도했든 하지 않았든, '황혼효과' 덕분에 한반도 전역에 이번 시험발사 성공을 공개했다.반면 북한은 관영매체 등을 통해 발사체 시험 내용을 알려 실제로 해당 시험이 있었는지를 포함해 성공 또는 실패 여부 등을 확인하기 어렵다.이미 북한보다 기술적으로 한참 우위에 있다는 객관적 지표를 북한 측에 내보였다는, 일종의 심리전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한편, 고체연료는 액체보다 순간추력이 좋다. 따로 연료를 주입하지 않아도 돼 엔진 가동 준비시간이 짧다. 액체연료는 연료 주입량에 따라 추력을 제어할 수 있다.일반적으로 액체연료는 인공위성 발사체 엔진에, 고체연료는 미사일에 사용된다. 군용 미사일은 가볍고, 언제든 발사할 수 있으며, 속도를 제어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인공위성 발사체는 반대로 원하는 궤도에 인공위성을 진입시켜야 해 점화와 소화를 반복하면서 추력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