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페이스북서 작년 7월~올해 2월 게시글 대량 사라져李, 계정 2개 운영…개인 계정서 올해 2월 글 모두 자취 감춰 2월 대장동 책임 尹에 돌린 '후안무치 적반하장' 글도 사라져법조계 "이재명, 삭제 지시했으면 증거인멸교사죄 가능성 있어"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종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7월부터 올해 대선 전까지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 일부가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페이스북 특성상 이 대표의 게시물이 삭제가 된 것인지 비공개 처리 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11일 기준 작년 7월부터 올해 3월 대선이 있기 전 이 대표의 페이스북에 올라왔던 글 일부가 사라졌다. 작년 7월은 민주당 대선 경선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던 시기다.

    이 대표는 지난 2월21일 페이스북에 "후안무치 적반하장"라는 글을 올리며 한 매체 뉴스 링크를 공유했다.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을 받는 '대장동 자금책' 조모씨가 2011년 대검 중수부 조사를 받을 때 "오늘은 올라가면 커피 한 잔 마시고 오면 된다"고 말했다는 남욱 변호사의 검찰 진술이 담긴 보도였다. 당시 대검 중수2과장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장동 책임이 있다고 화살을 돌린 것으로 풀이됐다.

    그러나 이 글은 현재 자취를 감춘 상태다. 이 외에도 같은 달 이 대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일부가 사라졌다. 이 대표는 2월27일 페이스북에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 "더 이상 긴장을 조성하는 경거망동을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썼는데 지금은 찾아볼 수 없다.
  •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21일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 ⓒ이재명 대표 페이스북 캡처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월21일 페이스북에 올렸던 글. ⓒ이재명 대표 페이스북 캡처
    앞서 이 대표가 올해 페이스북에 "사드 추가 배치 필요 없다(1월3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며 여야 대선후보 대북 공동선언을 다시 한 번 촉구한다(1월30일)", "일본 정부가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기어코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강력히 규탄하며 즉각 철회를 요구한다(1월28일)" 등 올렸던 글도 사라졌다.  

    이 대표는 '이재명' 개인 계정과 '이재명의 페이지'라는 이름의 페이스북 페이지 등 두 개의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두 페이지 모두 해당 글들을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대선 한달 전인 올해 2월 한달 간 이 대표의 개인 계정 페이스북 게시글이 통째로 사라진 사실도 확인됐다.

    이 대표가 지난 2월24일 페이스북에 "택시호출 시장의 독과점으로 인한 폐해를 없애기 위해 공공배달플랫폼과 같이 '택시공공호출앱'을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 2월26일 제23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에서 중국과 일본을 꺾고 우승한 한국 선수들에게 "바둑을 사랑하며, 축하드린다"고 밝힌 게시물 등이 사라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바에 의하면, 페이스북에 이 대표의 과거 글이 사라진 시점은 당내 경선이 시작되던 작년 7월 게시물 부터다. 이 대표는 3개월 뒤 민주당 대선 후보로 확정됐다.

    이 대표는 2021년 7월21일 페이스북에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연루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은 것에 대해 "참으로 유감이다. 할 말을 잃게 된다"고 했다. 이 글은 현재 찾아볼 수 없다.

    이 대표가 작년 윤석열 당시 대통령 후보를 향해 "본인의 특검 찬스, 사위 찬스부터 해명하라(8월10일)"고 했던 것과 당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지금 나오는 국민의힘 관련자는 빙산의 일각일 것(9월26일)"이라고쓴 글도 사라졌다.

    같은 해 페이스북에 "보편적 상병수당 도입(12월1일)", "토지보유 상위 10% 안에 못 들면서 손해 볼까 봐 기본소득 토지세를 반대하는 것은 악성 언론과 부패정치 세력에 놀아나는 바보짓(11월15일)", "윤석열 후보가 전두환씨를 찬양하고도 반성은커녕 먹는 사과 사진으로 2차 가해를 남발 중(10월22일)", "조선일보를 위시한 보수언론과 국민의힘이 왜 '이재명 죽이기'에 열을 올리는지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9월25일)" 등을 쓴 글도 지금은 없어졌다.

    하물며 이 대표가 작년 수능을 앞두고 11월17일에 올렸던 응원 글도 사라졌다. 다만 이 대표가 지난해 10월25일부터 연재했던 '이재명의 웹자서전' 시리즈 글은 대부분 남아 있었다. 이 시리즈는 올해 2월9일 46번째 웹자서전을 끝으로 연재가 끝났다.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이 사라진 것을 두고 대장동 개발, 성남FC 후원금 등 각종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이 대표가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SNS 게시물을 삭제 또는 비공개 처리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만약 사라진 페이스북 글이 이 대표 자신의 범죄 혐의와 관련된 수사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내용이고, 이를 삭제하도록 누군가에게 지시했다면 증거인멸교사죄에 해당할 수 있다. 

    형법 제155조는 '타인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또는 변조를 한 자'를 증거인멸죄로 처벌한다. 이 법에 따르면 자기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스스로 인멸하는 경우는 처벌받지 않는다. 다만 교사범은 처벌된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이날 뉴데일리와 통화에서 "이 대표가 누군가에게 지시해 페이스북 글 삭제를 지시했다면 증거인멸교사죄 성립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표는 대선 기간인 지난해 12월 28일 아내 김혜경씨의 수행비서 채용 의혹을 "가짜뉴스"라고 언급한 페이스북 글을 삭제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후보 배우자(김혜경씨)의 수행인원 관련 가짜뉴스에 대한 사실을 알려 드린다"며 "후보 배우자 측은 국민의힘이 주장하는 바와 달리, 공무원을 수행비서로 채용한 적이 없다. 국민의힘 악의적 허위사실 유포에 대한 법적 조치를 진행 중"이라고 썼다. 이를 두고 당시 국민의힘은 "증거인멸 시도"라고 했다.

    한편 민주당과 이 대표 측은 뉴데일리에 이 대표의 페이스북 글이 사라진 것과 관련해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