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본회의 표결 불참 가닥한지아 "찬반 아직 결정 못 해"김용태·조경태도 불참 기류與 개헌안, 정족수 확보 난항국힘 "선거용 졸속 개헌 반대"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죄 지우기 특검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 ⓒ이종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죄 지우기 특검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는 모습. ⓒ이종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강행한 개헌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 문턱에서 정족수 벽에 막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7일 오후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인 헌법 개정안에 대해 반대 당론을 재확인하고 표결 불참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개헌 찬성론을 펼친 당내 일부 의원들도 민주당 주도의 개헌안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6·3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치르려고 한 여권의 구상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이날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참여 안 할 가능성이 많은데 오늘 본회의 직전 의원총회를 통해서 확정할 예정"이라며 당내 기류를 전했다. 그는 불참으로 가닥이 잡혔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2시 본회의를 열고 민주당 등 원내 6당과 무소속 의원들이 지난달 3일 발의한 대한민국헌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개헌안에는 헌법 전문에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의 민주 이념 계승을 명시하고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때 지체 없이 국회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국가의 지역 균형 발전 의무 조항도 포함됐다.

    국민의힘이 표결 불참으로 기울면서 당내 이탈표 가능성도 줄어드는 분위기다. 그간 국민의힘 안에서 개헌 찬성 견해를 공개적으로 밝힌 의원은 한지아·김용태·조경태 의원 등 3명이다. 그러나 이들 중에서도 이번 표결 참여에 거리를 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한지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오늘 표결에 부쳐진다면 참여한다는 입장이냐'는 질문에 "고민하고 있다"면서 "국민께서 (개헌을) 아마 기다리고 계실 텐데 조금 더 기다려 주실 수 있을지 여쭙고 싶다"고 답했다.

    한 의원은 전날 국민의힘 의원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아직 표결에 찬성할지 반대할지 결정을 못 했다"면서 "개헌안에 찬성하지만 절차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민주당이 정쟁적으로 일방적으로 추진한 건 사실이기 때문에 그런 우리 당원들의 여론 그리고 우리 의원들의 생각들도 아직 정리가 되지 않은 부분이 있어서 일단 고민해 보겠다"고 밝혔다.

    김용태 의원과 조경태 의원도 앞서 개헌 논의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달 1일 페이스북에서 "지금 제안된 개헌안의 핵심 취지는 위헌 위법한 비상계엄을 막기 위한 것"이라며 "부마 민주항쟁 및 5·18 민주화운동의 민주 이념에 대한 헌법 전문 명시, 지역 균형 발전 등 다른 의제 역시 국민의힘이 지향하는 가치다. 지금 국회에 상정된 개헌안은 국민의힘이 반대할 내용이 없다"고 했다.

    조 의원도 지난 3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부마 민주항쟁 정신과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고 계엄에 대한 국회 사후 승인권, 국가 균형 발전을 지방자치의 장에 명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개헌안의 논의에 적극적으로 임하길 바란다"고 적었다.

    하지만 김 의원과 조 의원 모두 7일 본회의 표결에는 참여하지 않는 쪽으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개헌 논의 자체에는 긍정적 입장을 낸 의원들도 민주당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방적으로 표결 일정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는 찬성표를 던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개헌안 가결에는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재적 의원은 286명으로, 가결 기준은 191명이다. 국민의힘을 제외한 범여권과 무소속 의원만으로는 정족수를 채울 수 없다. 현재 구속 수감 중인 강선우 무소속 의원을 제외하면 국민의힘에서 최소 12명 안팎의 찬성표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민의힘이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으면 표결은 투표 불성립으로 끝나게 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개헌안 표결 참여를 압박했다. 이 대통령은 전날 국무회의에서 "부분적인 개헌을 합의되는 만큼 순차적으로 해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 계엄에 대한 국회 통제 강화와 5·18민주화운동·부마민주항쟁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언급하며 "반대할 이유가 없는 헌법 개정안 표결이 내일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같은 날 의원총회에서 개헌안 반대 당론을 재확인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의총 직후 "내일 본회의에 상정될 개헌안에 대한 반대 당론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개헌 논의의 중요성을 감안해 내일 이번 개헌이 부당하다는 내용의 국민의힘 의원 전원 명의 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의원총회 도중 "본회의장에 들어가지 않는 방향으로 정리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연임과 관련해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며 "현재의 헌법조차 지키지 않는 상황에서 새로운 개헌을 정치적 목적을 갖고 졸속으로 진행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전날 우원식 국회의장과 만난 뒤 개헌안 거부 의사를 밝혔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당론은 개헌 반대이고 이 대통령 범죄를 지우기 위해 '공소취소특검'이라는 위헌적인 법안을 추진하면서 개헌을 논의하는 것은 맞지 않다는 말씀을 분명히 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위헌을 자행하며 개헌을 입에 담는 것은 너무 모순된 것이고 헌법 조항을 바꾸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살아있는 헌법 조항을 지키는 자세"라며 "민주당은 지금까지 악법들을 통과시켰고 하반기 국회에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겠다고 공언하는데 그것이 협치하겠다는 자세인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