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 지우려 사법 파괴" … '공소취소특검' 총공세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 사건 종결 수순특검이 기소 철회하면 재판 종결 … "처벌해야"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특검법 원천 무효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특검법 원천 무효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조작기소특검법'에 대한 총공세에 나섰다. 대통령 재판을 입법으로 없애려는 시도로 보고 특검 자체보다 특검에 부여되는 '공소 취소' 권한을 문제 삼은 것이다. 지방선거를 한 달여 앞둔 시점에서 국민의힘은 이번 사안을 '이재명 방탄'과 '사법 파괴' 프레임으로 묶어 정국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것으로 계산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앞에서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특검법 원천 무효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특검 추진을 단순한 여야 정쟁이 아닌 '대통령 권력을 동원한 사법체계 흔들기'라는 점을 부각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범죄자 이재명이 자기 손으로 공소장을 찢는 순간 무소불위의 독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며 "최고 존엄 이재명과 친명 부역 세력들이 부와 권력을 독점하는 남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핵심은 특검의 '공소 취소' 권한이다. 공소는 검사가 법원에 재판을 요청하는 절차다. 이후 검찰이 기소를 하면 재판이 시작된다. 공소 취소는 그 기소 자체를 검사가 철회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재판 중 '없던 일로 하겠다'면서 사건을 거둬들이는 절차를 뜻한다.

    문제는 공소가 취소되면 재판 자체가 끝난다는 점이다. 법원이 유죄인지 무죄인지 판단하기 전에 사건이 사라진다. 국민의힘이 "재판 삭제", "사실상 사면 효과"라고 주장하는 이유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발의한 특검법은 윤석열 정부 시절 검찰의 정치 수사·조작 기소 의혹을 특검이 수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권 남용 여부를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특검이 단순히 수사만 하는 게 아니라 공소 유지 여부까지 판단할 수 있게 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본다.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 상당수가 이미 재판 단계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수사에서 그치지 않고 법원 심리가 진행 중인 사건을 특검이 중간에 멈출 수 있게 되는 구조라면 결국 대통령 관련 재판의 존속 여부를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결정하는 셈이 된다는 것이 국민의힘 주장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현장에서 "'대통령 범죄 지우기 특검'은 단순한 특검법이 아니다. 이 대통령이 자신을 혐의를 스스로 지우기 위해 국가 권력을 총동원하는 헌정 사상 초유의 셀프 면죄부 법안"이라고 규정했다.

    국민의힘이 특히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특검 임명 구조 때문이다. 특검은 결국 '대통령'이 임명한다. 특검법(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대한 법률) 3조에 따르면 특검 수사가 결정될 경우 대통령은 특별검사후보추천위원회에 후보 추천을 요청해야 한다. 

    국회의장이 임명한 위원장은 추천 위원 7명을 구성하고 위원회는 요청을 받은 날부터 5일 이내에 15년 이상 판사·검사·변호사 경력을 가진 법조인 가운데 후보자 2명을 선정해 대통령에게 추천한다.
  • ▲ 송언석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특검법 원천 무효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송언석 원내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특검법 원천 무효 현장최고위원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대통령은 추천안을 받은 뒤 3일 이내에 후보자 중 1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해야 한다. 즉 특검 후보 추천은 위원회가 맡지만 최종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는 구조다. 

    국민의힘은 이를 두고 대통령 사건을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정리하는 구조라고 비판한다. 야권이 '셀프 사면 특검'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여기 있다.

    또한 민주당이 정치 보복 수사 정당성을 자신한다면 특검으로 재판 자체를 멈출 것이 아니라 법정에서 다투면 된다는 입장이다. 검찰 수사에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되면 재판 과정에서 충분히 다툴 수 있다는 것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서 "(민주당이) 정치 보복이고 조작이라고 그동안 그렇게 많이 주장을 해왔는데 지금은 (이재명 정부가) 집권을 했다"며 "그런 사실이 있으면 이의 제기하면 된다. 재판받으면 된다"고 지적했다. 

    물론 민주당은 전혀 다른 입장이다. 검찰의 무리한 기소와 정치 수사가 있었다면 이를 바로잡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전현희 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조작 기소 이 사안은 사실상 그 검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권 차원에서 자행됐던 일종의 국정농단 사건"이라며 "그 진상을 규명하고 범죄에 상응하는 그런 처벌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수사를 검증하는 것과 재판을 중단시키는 건 전혀 다른 문제라고 반박한다. 신동욱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은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무시해도 어떻게 이렇게 철저하게 무시하느냐"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죄를 지우고 모든 공소사실을 휴지통에 넣기 위한 위험천만한 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직격했다.

    실제 법조계 안에서도 공소 취소 권한은 상당히 민감한 영역으로 꼽힌다. 형사 재판의 존속 여부를 결정하는 권한이기 때문이다. 검찰의 기소권과 법원의 재판권이 맞물려 돌아가는 구조에서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을 특검이 멈출 수 있도록 하는 건 사법권 독립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당도 최근에는 법안 처리 속도를 조절하는 분위기다. 애초 강행 처리 가능성까지 거론됐지만 여론이 악화하자 지방선거 이후 처리 가능성을 검토하는 것이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뒤 "특검법 처리 시기, 절차, 내용과 관련해서는 지방선거 이후 국민과 당원 의견을 수렴하고 숙의 절차를 충분히 거쳐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법안 철회가 아닌 숨 고르기로 보고 있다. 선거 전에 역풍이 커질 수 있으니 일단 시간을 버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국민의힘이 이번 사안을 지방선거 핵심 이슈로 키우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당 내부 공천 갈등과 장동혁 대표 리스크로 흔들렸던 선거 구도를 '민주당 사법 장악 시도' 프레임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재능 국민의힘 미디어대변인은 "지방선거 이후에는 분명 여당에 더 많은 의원이 재추진을 위해 나설 것이고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단독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민의힘은 여야, 진영을 떠나 헌정질서와 법질서를 수호하기 위해서라도 온 힘을 다해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수도권과 충청권처럼 중도층 표심이 중요한 지역에서는 '법치', '재판 공정성' 같은 키워드가 먹힐 수 있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은 이 지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며 이번 지방선거를 '사법체계 수호' 프레임으로 끌고 가는 모양새다. 민주당이 특검법 처리를 늦추더라도 공소 취소 권한을 둘러싼 논쟁은 선거 기간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특검법에 대해 국회 안 여야 공방을 넘어 장외 여론전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 국민의힘은 전날 국회에서 의원총회와 규탄대회를 연 데 이어 하루 만에 청와대 앞 현장 최고위원회의까지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