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 '겁쟁이 게임' 국면에 들어선 남과 북저비용(低費用) 고효율(高效率) 방식 택해야대북 확성기 방송과 삐라 살포를 허(許)하라
  • ▲ 지난 25일 합동참모본부가 이날 오전 동해상에서 한미연합 지대지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전략적 도발에 대한 한미 군 당국의 공동대응은 2017년 7월 이후 4년 10개월 만이다. 사진은 미사일 발사 모습. ⓒ합동참모본부·연합뉴스 제공
    ▲ 지난 25일 합동참모본부가 이날 오전 동해상에서 한미연합 지대지 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전략적 도발에 대한 한미 군 당국의 공동대응은 2017년 7월 이후 4년 10개월 만이다. 사진은 미사일 발사 모습. ⓒ합동참모본부·연합뉴스 제공
    자주 짖어대는 주장이 잘 안 먹힌다 싶으면... 언성을 높이거나 험악한 언어를 동원하는 건 인지상정(人之常情) 아니겠는가. 소심한 ‘시사논평가’ 주제에 차마 직접 그럴 배짱은 없는 관계로 영화 대사나 한 구절 인용해본다.
     
    “뭐 복수를 한다고? 지랄들을 하네. 복수 같은 순수한 인간적인 감정으로다가 접근하면 안 되지. 도끼로 마빡을 찍든 식칼로 배때지를 쑤시든 고깃값을 번다, 뭐 이런 자본주의적인 개념으로 나가야지...”

    ‘타짜’의 한 대목이다. 주인공 고니에게 당한 달건이 왕초 곽철용의 장지(葬地)를 배경으로 희대의 도박꾼인 아귀가 내뱉은 대사다. 그저 ‘자본주의적인 개념’에 주목하면서...

    엊그제 북녘 미사일 2발이 동해바다 푸른 물속에 처박혔단다. 1발은 공중으로 사라졌다고.

    올해 들어서만 17번째 무력도발을 이어가고 있단다. 이번에는 강도를 높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섞어 쏘기’를 했다지 뭔가.

    미사일 도발과 함께 일곱 번째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다고 하니 지켜봐야만 하나. 이로써 북녘의 핵 무력 완성? 북녘의 비핵화(非核化)는 완전히 물 건너가는가? 그런데...

    북녘 ‘최고 돈엄(豚嚴)’이 펼치는 일련의 도발이 군사적 목적, 즉 미사일 성능 개량 및 핵 능력 향상과 정치적 노림수를 동시에 포함하고 있다지만, 그 성과가 얼마나 클지 가늠하기는 어렵다. 인민(人民)의 고혈(膏血)을 빼내서 만들었을 그것을 바닷속에 처박거나 땅속에서 터뜨린다고 해서 말이다.

    “북한의 도발은 더 강력하고 신속한 한-미 연합 억제력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실질적 조치를 취할 것...”

    ‘용산 집무실’에서 들려오는 이 말씀대로만 된다면, 북녘의 도발은 말마따나 ‘고비용(高費用) 저효율(低效率)’의 본보기가 될 듯도 하다. 전통적인 사회주의 독재의 방식이라고들 한다. 그렇다면...

    북녘의 도발에 대한 이 나라와 동맹인 양키나라의 대응은 어떠했는가. 한마디로 ‘다분히 상투적’이라고 단정해도 무방할 듯하다.

    NSC 회의 소집, 한-미 국방·외교 장관의 전화 통화와 강력 규탄, 그 무슨 ‘전략자산 전개’를 비롯해서 전투기의 ‘엘리펀트 워크’ 훈련 등등... 다만, 이번 ‘섞어 쏘기’에 대해서는 눈에 띄는 부분이 있긴 하다. 아무개 일간지에서는 ‘5년 만에 한-미 공조’라고 제목을 달았다.

    “한-미 미사일 부대가 한국군의 현무-Ⅱ, 미군의 ATACMS(에이테킴스)를 1발씩 동해 상으로 발사하는 연합 지대지 미사일 실사격을 실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쎄다. 북녘 ‘최고 돈엄(豚嚴)’이 심각하게 위기감을 느낄까? 이 나라 대선(大選) 과정에서 불거졌던 “선제 타격(先制 打擊)” 목소리가 꽤나 많은 호응을 얻은 것이 왠지 찜찜하긴 할 게다. 신경이 쓰이기도 하고... 그렇다고 겁을 먹거나, 위축될 거라고?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란 말을 쓴다.

    정전협정(停戰協定) 체결 어간부터 약 70년간이었다. 6번째 핵실험까지도 거쳤다. 북녘 ‘백도혈통(百盜血統)’ 3대(代)가 경험을 통해 학습한 소중한(?) ‘지적(知的) 자산(資産)’이 있질 않던가.

    “웬간하게 까불어서는 절대로 얻어터지지 않는다.”

    그런데도 ‘다분히 상투적인’ 대응에 들어가는 비용은 어떠한가. 물론 평소 방위태세에도 그만한 대가를 치를 수밖에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적(敵)이 미사일을 바다에 꼴아박았다고 해서 저들을 따라 한들 크게 효과가 있을까. 아껴 뒀다가 실전(實戰)에서 유용하게 쓰는 게 낫지 않나.
     
    저들의 ‘고비용(高費用) 저효율(低效率)’에 비슷하게 장단을 맞춰야만 하는지 의문이다. 그래서...

    평소 짖어대던 주장을 다시 늘어놓아 본다. ‘저비용(低費用) 고효율(高效率)’의 ‘자본주의’ 방식이다. ‘최근에 굳건해진 한-미 동맹’을 큰 빽으로 활용할 만하다.

    우선 직시해야 할 전제가 있으니... 북녘의 ‘비핵화(非核化)’ 이행 거부와 잇단 미사일 도발은 ‘문주주의(文主主義)’ 시절의 그 무슨 남북 공동선언과 군사합의 등등이 한낱 쑈질과 속임수에 지나지 않았음을 증명하고도 남았다. 그 선언문과 합의문을 적은 문건은 화장실의 휴짓조각만도 못한 쓰레기가 되어버렸다. 따라서...

    이제 이 나라의 ‘전략자산(戰略資産)’을 제대로 펼치기만 하면 된다. ‘문주주의(文主主義)’ 시절 땅에 묻어버렸던 강력한 힘이다.

    ① ‘전방 대북 확성기 방송’을 다시 튼다. 아니 “재개(再開)할 것”이라고 공표만 해도 반응이 올 것이다.

    ② 이어서 북녘 비쩍 마른 암퇘지의 하명(下命)으로 만들어졌다는 ‘삐라 금지법’을 폐기할 거라고 발표한다. 이 나라는 법치 국가인 탓에 여의섬에서 쪽수가 부족하여 당장 가능성은 희박하겠지만, 의지 표명만으로도 족할 듯싶다.

    둘 중 하나만이라도, 동네 개떼 짖어대듯 요란할 건 뻔하다. ‘대화(對話) 주도 국방’과 ‘합의(合意) 주도 안보’나 ‘조공(朝貢) 주도 평화’에 영혼을 팔아버린, 굴종(屈從)에 찌든 얼치기 평화주의자들과 반역(叛逆)의 무리가 법석을 떨어댈 게 분명하다. 반면에, 최소 과반(過半)의 국민들은 큰 박수를 보낼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과연 효과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준비’ 발표나 ‘삐라 금지법 폐지 발의’만 해도 ‘최고 돈엄(豚嚴)’은 즉시 반발과 협박을 해댈 게 틀림없다. 하지만 얼마 안 지나서 졸개들을 판문점 회담장으로 내몰 게 거의 확실하다. 그러면서 “제발 그것만은 참아줘!”라고...

    ‘타짜’식으로, “(몇 푼 안 되지만) 내 돈 모두하고, (자판(字板) 두드리는) 내 손모가지를 건다.”

    바야흐로 남과 북은 상시 ‘겁쟁이(chicken) 게임’의 국면에 들어섰다. 주변의 정세도 만만치가 않다. 겁쟁이가 되는 순간, 파멸이다.

    말씀마따나, ‘북한을 달래는 시대’(age of appeasing)는 끝났다. 평화를 구걸해 온 ‘굴종의 시간’도 청산해야만 한다.

    근간 여기저기에서 눈동냥 귀동냥한 몇몇 현자(賢者)의 말씀으로 글을 마무리하자.

    “모든 방식의 승리가 매우 소중하다.”

    “전쟁은 목청으로 하는 게 아니라, 힘과 기술과 머리로 한다. 더군다나 주둥이는 결코 믿을 만한 (전쟁) 억지력이 아니다.”

    “신뢰할 만한 억지력은 용기와 명확성을 모두 요한다.”

    “<힘의 위치>에서 대화할 때, 레버리지(지렛대)를 극대화하고 안전을 관철할 확률이 높아진다.”

    “(실제 훈련 없는) 파워포인트는 믿을 만한 억지력이 아니다.”


    - 李 竹 / 時事論評家