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안탈리아 회담 결렬…러 외무장관 “여기 휴전 회담하러 온 것 아냐”마크롱 “푸틴 내놓은 휴전조건, 분쟁 당사자 누구라도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
  • ▲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우크라이나 외무장관과의 회담 후 기자회견을 하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외무장관이 터키에서 회담을 가졌지만 휴전에 대한 실마리는 찾지 못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측은 회담 후 기자회견을 가졌다.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을 처음으로 ‘전쟁’이라 불렀지만 러시아에 대한 비난은 하지 않았다.

    우크라 외무장관 “러, 휴전 의사 없어…항복만 요구”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이 10일(이하 현지시간) 터키 남부 안탈리아에서 만나 1시간가량 회담을 가졌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쿨레바 외무장관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현 시점에서 휴전을 논의할 생각이 없었다”면서 “게다가 라브로프 장관에게는 휴전을 논할 권한도 없어 그에 대한 대화는 아무런 진척이 없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는 우리(우크라이나)에게 항복만 요구했다”며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요구를 받아들일 때까지 적대행위를 계속 하겠다는 의사만 전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휴전은 회담 의제 아냐…회담을 위한 회담 않을 것”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회담 후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이번 회담의 의제는 휴전이 아니었다”며 “누구도 여기서 휴전 합의를 하러 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담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 정상회담을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라브로프 장관은 주장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푸틴 대통령은 접촉을 한 번도 거부한 적이 없다”며 “다만 우리는 회담을 위한 회담이 아니라 회담을 통해 어떤 구체적 합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측이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하려면 벨라루스에서 열리는 정전 회담 채널을 통한 준비부터 해야 한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측에 명확한 제안을 했으며, 우크라이나 측은 구체적인 답을 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라브로프 장관은 “서방진영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해 상황을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며 미국 등 서방진영을 비난했다.

    마크롱 “푸틴이 내건 휴전 조건, 누구도 받아들이기 어려워”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했다는 ‘명확한 제안’이 무엇인지 추측케 하는 보도도 나왔다. AFP통신은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내놓은 휴전 조건은 그 어느 분쟁 당사자라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발언을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지난 10일 오전 올라프 숄츠 독일총리와 함께 푸틴 대통령과 1시간 동안 전화통화를 가졌다. 쿨레바 장관의 주장 등과 종합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무조건 항복과 전면 무장해제, 중립국화를 요구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외신들의 관측이다.

    중국 “우크라이나 전쟁, 빨리 멈춰야”…러시아 비난은 끝내 안 해

    한편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 처음으로 ‘전쟁’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러시아를 비난하지는 않았다. 중국은 지난 7일 러시아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10일 “우크라이나 전쟁(War)을 빨리 멈추라”고 촉구했다. 통신에 따르면, 왕이 외교부장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당사자들은 더 많은 조치를 이행하고 진정해야 한다”며 이 같이 촉구했다.

    중국 고위당국자가 우크라이나 침략을 ‘전쟁’이라고 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그러나 왕 부장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서방을 구분 짓지 않고 ‘모든 당사자’에게 전쟁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AFP통신은 이를 두고 “중국이 우크라이나를 침략한 러시아를 비난하는 건 거부하면서 회담을 주선하려 하는 등 외교적 줄타기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