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 하이노넨, 1월 27일 KN-23 발사시험 두고 “재진입체에 상당한 압력·열부하 걸린, 어려운 비행”제프리 루이스 소장 “北, 남침 직전 한국·일본 내 미군 선제타격 위해 차세대 전술핵 개발”
  • ▲ 지난 1월 27일 북한은 KN-23을 시험발사했다. 북한은
    ▲ 지난 1월 27일 북한은 KN-23을 시험발사했다. 북한은 "신형 탄두부 시험을 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북한이 지난 1월 27일 실시한 KN-23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탄두 실험이 실은 저고도 공중 핵폭발 기술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전 사무차장이 주장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은 다른 안보전문가도 그의 주장에 상당 부분 공감했다고 전했다.

    올리 하이노넨 前IAEA 사무차장 “미사일 목표물 도달 직전 공중서 폭발한 듯”

    미국의 소리 방송은 올리 하이노넨 전 IAEA 사무차장의 인터뷰를 소개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현재 씽크탱크 스팀슨센터의 특별연구원으로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북한이 실시한 미사일 탄두시험을 두고 “기체와 재진입체에 상당한 공기역학적 압력과 열부하가 걸린, 어려운 탄도비행 궤도((significant aerodynamic stresses and thermal load)”이라고 평가했다.

    하이노넨 전 사무차장은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탄도미사일이 목표물에 도달하기 직전 공중에서 폭발한 듯하다”며 “지상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영향(살상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방식(탄두를 공중에서 터뜨리는 방식)의 공격은 탄두 폭발시점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이 핵심”이라며 “핵탄두는 약 0.5킬로미터 상공에서 터뜨려야 충격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당 시험이 성공했다면)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조치(추가제재)를 촉발할 고공 (핵탄두) 폭발실험을 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하이노넨 전 차장은 “(북한이) 대기권에 재진입한 탄두를 원하는 시점에 정확히 폭발시키는 기술을 얻었다면, 핵탄두로도 그렇게 할 수 있다”며 “이는 북한이 또 하나의 중요한 한계점(important threshold)을 넘은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핵폭탄, 공중 폭발시켜야 효과 극대화할 수 있어”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비확산 프로그램 소장은 방송에 “당시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이 탄두 공중폭발시험이라고 단정 짓지는 않겠다”면서도 “일단 상공에서 핵무기를 공중 폭발시키면 폭발력을 훨씬 더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해 쏜다면 이런 방식을 활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설명이었다.

    루이스 소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이 같은 차세대 전술핵미사일을 개발하는 목적은 침공(남침) 직전에 한국과 일본에 있는 미군병력을 선제타격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 ▲ 2016년 7월 20일 북한은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미사일을 쏘았다. 당시 북한매체는
    ▲ 2016년 7월 20일 북한은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미사일을 쏘았다. 당시 북한매체는 "핵탄두 공중폭발장치 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는 “내가 보기에 1월 27일 KN-23 미사일 시험에서 정말 인상 깊었던 것은 얼마나 완만한 각도로 비행했는가 하는 점이었다”며 “그런 비행은 기체에 엄청난 압박을 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탄도미사일이 저고도로 긴 거리를 비행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며 “북한은 자신들의 미사일 제조능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 과시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이언 윌리엄스 미사일 방어 프로젝트 부국장도 “핵무기를 사용하는 데는 특정 목표에 내리꽂는 지상폭발 방식도 있지만 목표물 상공에서 터뜨려 보다 광범위한 지역에 피해를 입히는 공중폭발도 있다”면서 “이것이 북한 핵무기에 대한 큰 우려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핵탄두 공중폭발은) 기폭장치를 고도계와 연결시켜 특정고도에서 신호를 전달하면 되는 것으로, 그렇게 복잡한 기술은 아니다”며 “(북한이) 도시를 타격해 파괴력을 극대화하려 한다면 핵무기를 수백 미터 상공에서 공중폭발 시키는 방식을 택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 2016년 7월 “미군기지 타격할 핵탄두 공중폭발장치 시험”

    북한이 핵탄두 공중폭발 장치 시험을 실시했다고 처음 주장한 때는 2016년 7월이다. 당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미사일을 발사하는 사진을 공개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목표 지역 내 설정된 고도에서 탄도로켓에 장착한 핵탄두 폭발조종장치의 동작 특성을 다시 한 번 검열했다”며 “남조선 주둔 미제 침략군 기지들을 타격할 임무를 맡고 있는 조선인민군 전략군 화성포병부대들이 발사훈련에 참가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탄도미사일들의 목표가 “미제의 핵전쟁 장비들이 투입될 남조선 작전지대 안의 항구·비행장”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방부는 8일 “KN-23은 충분히 요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하이노넨 전 차장의 주장과 관련해 “일반적으로 미사일 요격은 일정 고도 이상에서 이뤄진다”며 “우리 군은 해당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탐지 및 요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