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24일 "조카 데이트폭력에 사죄"…국민의힘 "데이트폭력 아닌 연쇄살인사건"이재명 조카, 2006년 모녀 잔혹 살해… 이재명, 조카 변호하며 심신미약 감형 주장2007년엔 '딸 앞에서 모친에 농약, 거부하자 살해' 계획범에… "심신미약" 변론
  • ▲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자료 사진. ⓒ강민석 기자(제공=이재명블로그)
    ▲ 지난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회의실에서 열린 민생·개혁 입법 추진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자료 사진. ⓒ강민석 기자(제공=이재명블로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가 '조카의 살인사건' 변호를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을 '데이트폭력 중범죄'로 표현해 논란이다. 

    이 후보의 조카는 전 여자친구와 그의 모친을 칼로 수십 차례 찔러 살해했는데, 이를 '데이트폭력'으로 둔갑시켰다는 지적이다. 이 후보가 '조카 살인사건' 피해자 측에 배상과 사죄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野 "'조카 살인사건' 데이트폭력 아냐" 

    국민의힘 이재명비리국민검증특별위원회(이하 '이재명비리특위'·위원장 김진태)는 26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 후보의 조카는 살인사건을 저지르기 전 부엌칼(칼날 길이 21cm, 총 길이 33cm) 1개와 포장용 투명 테이프 5개를 구입해 범행 장소에 나타났다"며 "데이트폭력이 아닌 것을 데이트폭력으로 규정해 '조폭에 의한 연쇄살인사건'의 본질을 회피하려는 것"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이 후보는 지난 24일 오후 페이스북에 "어제 밤 양주시에서 최근에 발생한 데이트폭력 피해자 유가족과 간담회를 가졌다"며 "제게도 아픈 과거가 있어 더욱 마음 무거운 자리였다"고 밝혔다.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는 설명이었다.

    "이미 정치인이 된 후여서 많이 망설여졌지만 회피가 쉽지 않았다"고 해명한 이 후보는 "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토로했다.

    앞서 본지는 이 후보가 2006년 5월8일 연인을 살해한 조카 김모(44) 씨의 살인사건 1, 2심 변호사였고, 이 후보가 심신미약을 이유로 김씨의 감형을 요구했다고 단독보도([단독] PC방 살해사건 땐 "정신질환 감형에 분노" 외쳤던 이재명… '여자친구 살해' 조카에겐 "심신미약 감형" 요구했다)했다. 

    김씨는 이별을 고한 연인과 그의 모친을 각각 19회, 18회씩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 김씨는 범행 전날인 2006년 5월7일 칼과 테이프 등 살인 도구를 미리 구입했다. 이 사건으로 피해자의 부친은 베란다에서 떨어져 중상을 입었다.

    이 후보는 당시 김씨의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이 사건 1심 판결문에는 "변호인(이 후보)은 김씨가 범행 당시 충동 조절 능력의 저하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고 돼 있다. 

    재판부는 그러나 이 후보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씨는 유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과 충격을 줬음에도 전혀 피해 회복을 하지 않았다"며 "병원 치료를 받는 A씨 부친에게 치료비의 일부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질책했다. 

    김씨는 2006년 11월24일 1심에 이어 2007년 2월2일 항소심에서도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피해자 부친에게 피해 배상할 용의 있느냐" 

    이와 관련, 이재명비리특위는 이 후보를 향해 "살인사건 과정에서 5층 밑으로 추락해 겨우 목숨을 건진 피해자의 아버지에 대해 2건의 살인죄와 1건의 살인미수죄에 대한 범죄피해를 모두 배상할 용의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이 후보는 '고통의 기억'이라며 오로지 가해자가 입은 심적 고통만 말하고 있을 뿐인데, 향후에도 살인사건 생존 유가족을 만나 직접 사죄할 계획이 있는가"라고도 물었다.

    "이 후보가 자신을 인권변호사로 지칭하며 정치적 홍보를 한 것과 관련, 조폭 출신의 연쇄살인범죄자를 변호했을 뿐 아니라 피해자의 고통에 대한 아무런 배상 조치를 하지 않는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고 밝힌 이재명특위는 "향후 이 후보의 답변을 추가 검증해 이 후보의 도덕성, 피해자 인권에 대한 태도, 사건의 진실을 축소·은폐하려는 시도 등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 나갈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김진태 이재명특위 위원장은 지난 25일 페이스북에서도 이 후보의 '데이트폭력 중범죄'라는 표현과 관련 "이 말만 들으면 마치 데이트 도중 우발적 폭력이 있었던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고 꼬집었다.

    김 위원장은 "이 사건은 '조폭에 의한 연쇄살인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 후보의 조카는 국제마피아파의 중학생 조직원이었다고 한다"고 소개한 김 위원장은 "조폭이 아니라면 이처럼 대담하고 잔인무도한 짓을 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는 그 다음해인 2007년에도 국제마피아파 조직원 김씨의 변론을 맡은 사실도 있다"고 지적한 김 위원장은 "이런데도 이 후보는 조폭과 관련 없다고 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 후보가 2006년 조카의 살인사건 변호에 이어 2007년 자신과 연인관계였던 여성을 살해한 가해자의 변론을 맡은 사실도 본지의 단독보도로 드러났다.([단독] '인권변호사' 이재명… 딸 앞에서 동거녀 살해한 계획범에 "심신미약" 주장했다) 

    가해자 이모 씨는 2007년 8월3일 자신에게 이별을 통보한 40대 여성 천모 씨를 살해했다. 이씨는 천씨의 딸이 보는 앞에서 천씨에게 농약을 마시라고 강요했다. 천씨가 응하지 않자 천씨의 복부 등을 여덟 차례 찔러 살해했다.

    이씨 측은 재판 과정에서 심신미약 등을 주장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2007년 11월15일 이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자신의 어머니가 무자비하게 살해당하는 장면을 목격했던 (작은)딸은 평생 치유할 수 없는 고통과 후유증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2004년 '성남시립병원 조례 제정 촉구운동' 당시 이 후보와 함께했던 이민석 변호사는 통화에서 "이씨가 가석방되지 않았다면 내년 8월쯤 출소할 예정"이라며 "이씨가 나오면 피해자의 딸들은 살 수 있겠느냐"고 우려했다.

    이 변호사는 "인간 경시 풍조가 굉장히 심한데 (이 후보는) 살인자들을 변호한 사람이 본인의 형은 왜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했는가. 살인범도 심신미약이라고 변론해놓고 자기 형수한테는 욕을 하는가"라고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