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우치, 의사 아니라 프로모터… 중국서 최소 10조 달러 받아내야”
  • ▲ 지난 5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공화당 집회에 나와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 5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공화당 집회에 나와 연설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공화당 집회에 나와 “중국은 코로나 대유행 피해와 관련해 전 세계에 최소한 10조 달러의 배상금(reparations)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 소장을 비난하며 “코로나 대유행은 중국 탓”이라는 자신의 주장이 옳았음을 강조했다.

    트럼프 “중국에게서 배상금 10조 달러 받아내기 위해 모든 국가 합심해야”

    지난 5일(이하 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열린 공화당 집회에 참석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설을 통해 “중국에게서 코로나로 인한 손해배상금을 최소한 10조 달러(약 1경 1100조원) 받아내기 위해 모든 국가들이 합심해야 한다”며 “첫 번째 단계는 모든 국가들이 중국에 진 부채를 일괄적으로 탕감하는 것으로 이는 배상금에 대한 계약금 차원”이라고 주장했다고 <폭스뉴스>가 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한 “중국에서 수입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100%의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방송은 “공화당 당원들의 감정을 반영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토요일 밤 연설은 곧 코로나 대유행 초기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에 대한 입장을 뒤집었던 앤서니 파우치 박사를 공격하는 것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파우치 소장, 훌륭한 의사 아니라 위대한 프로모터”

    앤서니 파우치 미국 국립 알레르기·전염병 연구소(NIAID) 소장은 지난해 3월 코로나 대유행이 시작될 당시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 마스크로는 바이러스를 막을 수 없다”고 주장, 미국의 방역 초기에 혼선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두고 “코로나 유행 초기 ‘마스크는 필요없다’고 강력히 말했던 그는 곧 급진적인 마스크 옹호론자가 됐다”면서 “나중에는 ‘고글을 가져오라’고 하더라”며 파우치 소장을 조롱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은 좋은 사람이지만 훌륭한 의사는 아니다. 그보다는 위대한 흥행기획가(great promoter)”라고 비꼬았다. 이어 “그는 (코로나와 관련한) 거의 모든 일에서 틀렸다”며 “일반론적으로 나는 그와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트럼프 전 대통령은 파우치 소장의 코로나 대응을 비판했다.

    언론이 공개한 파우치의 이메일…“코로나, 우한연구소 유출 아니라고 해줘 감사”

    워싱턴포스트(WP)와 버즈피드는 최근 정보공개법을 통해 입수한 파우치 소장의 이메일 3300건을 공개했다. 이 중에는 그가 지난해 4월 ‘에코헬스 얼라이언스 그룹’의 피터 다작 대표와 주고받은 내용도 있다. 당시 다작 대표는 파우치 소장에게 “연구소 유출설을 공개적으로 반대한 데 감사한다(Thanks for publicly rejecting the lab leak theory)”는 메일을 보냈다. 파우치 소장이 공개석상에서 “코로나에 대한 과학적 증거는 바이러스가 중국의 연구소에서 유출된 게 아니라 자연 발생했다는 사실을 뒷받침 한다”고 강력히 주장한 데 대한 감사였다.

    다작 대표는 우한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코로나 연구를 맡았던 스정리 박사와 15년 넘게 친밀한 관계를 이어왔다. 파우치 소장이 있는 NAIAD를 통해 우한바이러스 연구소에 수십만 달러의 자금을 지원해준 사실도 드러났다. 그는 또 지난해 페이스북이 만든 ‘팩트체크’를 주도하기도 했다. 이후 페이스북은 우한바이러스 연구소에서 코로나가 유출됐다는 이야기를 무차별 삭제했다. 뿐만 아니라 다작 대표는 올해 초 세계보건기구(WHO)의 우한 조사단에도 참여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 내에서는 “트럼프의 주장이 옳았다”는 여론이 커지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런 여론을 공화당 집회에서 활용한 것이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려는 듯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토요일 연설에서 2022년 중간선거 때 공화당 후보들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