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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 9년 ⑦] 이게 뭔 말이야?… 외계어 'I·SEOUL·U'에 혈세 21억 썼다

이명박 시장 'Hi Seoul' 브랜드, 무조건 바꾸기 논란… "서울 특색도 못 살리고 예산 낭비만" 지적

입력 2021-05-04 16:05 | 수정 2021-05-04 16:09

▲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선정한 시 브랜드인 'I·SEOUL·U'가 혈세를 낭비했다는 비판이 여전히 나오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5년 10월 박 전 시장이 '서울 새 브랜드 선포식'에서 'I·SEOUL·U'를 발표하는 모습. ⓒ뉴시스 DB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선정한 시 브랜드인 'I·SEOUL·U'는 예산 낭비의 전형으로 꼽힌다. 

당시 브랜드 개발과 홍보에 투입된 예산은 21억원에 달하지만, 서울시의 특색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브랜드라는 비판이 쇄도한 바 있다. 영문법에 어긋난 표현인 데다 의미 전달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여전하다.

 'I·SEOUL·U', 전임 이명박 시장 흔적 지우기였나?

2015년 10월 박 전 시장은 서울광장에서 열린 '서울 새 브랜드 선포식'에서 'I·SEOUL·U'가 서울의 새 브랜드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당시 서울시는 시민 공모를 통해 1만6000여 개의 아이디어를 접수받아 표절이나 중복 등을 제외하고 400여 개의 브랜드를 후보로 선정했다.

이후 최종 3개의 브랜드 후보를 추려 시민들과 전문가심사단이 투표한 결과 58.21%를 득표한 'I·SEOUL·U'가 서울의 새 브랜드로 뽑혔다. 사전 시민투표에서는 다른 브랜드가 약간 앞섰지만 전문가심사단이 'I·SEOUL·U'에 100점을 주고 다른 브랜드에는 0점을 주면서 'I·SEOUL·U'가 선정됐다. 

이로써 2002년 이명박 전 시장 재임 기간에 만들어 13년간 쓰인 'Hi Seoul' 브랜드가 사라지게 됐다.

당시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 'I·SEOUL·U'가 'Hi Seoul'을 꼭 바꿔야 할 정도의 가치를 지닌 문구인지 논란이 일었다. 기존 브랜드를 없애야 할 명분도 없었을 뿐더러 단순히 전임 시장의 흔적 지우기라는 비판도 나왔다.

게다가 'I·SEOUL·U'를 직역하면 '나는 너를 서울한다'는 뜻으로, 의미 전달조차 제대로 되지 않는다. SNS에서도 "'I·SEOUL·U'가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다른 별에서 온 외계어 같다" "서울(SEOUL)이 아이유(I·U)에게 장악된 모습을 형상화했다"는 등의 조롱이 쏟아졌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은 새 브랜드를 밀어붙였다.

혈세 낭비, 마케팅 용역업체 선정 과정에서의 의혹 등 수많은 논란 만들어

이 브랜드 개발과 홍보에 투입된 예산은 21억원에 달한다. 'I·SEOUL·U' 브랜드 개발에 8억원, 새 브랜드 선포식에 3억원 등 총 11억원의 세금이 투입된 데다 2015년부터 5년간 서울지역 29곳에 대형 'I·SEOUL·U' 조형물을 세우는 데만 10억6196만원이 들어갔다.

브랜드 개발 추진 과정에서의 문제점도 있었다. 당시 서울시는 글로벌 브랜드로 활용하기 위해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한다는 취지를 내세웠지만, 서울브랜드추진위원회 위원 28명 가운데 외국인은 단 1명에 불과했다.

'I·SEOUL·U' 브랜드 마케팅 용역업체 선정 과정에 따른 의혹도 제기됐다. 2017년 박성숙 당시 자유한국당 서울시의원은 제277회 1차 정례회에서 "서울 브랜드 마케팅을 위한 조직인 시민소통기획관 도시브랜드 담당 부서는 37억3100만원의 부서 예산 중 53%에 해당하는 17억6000만원을 외주용역으로 지급하고 있는데 예산 편성 때 여러 팀에 나눠져 있던 세부사업을 묶어 하나의 용역으로 발주하는 등 시의회에서 승인한 예산의 사용 목적이나 방법과 다르게 사업을 진행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박 의원은 이어 "또한 용역 과업 내용인 서울 브랜드 활용 시민 참여 캠페인 기획·추진, 홍보 영상물 제작, 브랜드 인지도 조사 등에 대해 뚜렷한 성과를 확인할 수 없는데도 112일이라는 짧은 기간에 17억6000만원을 지급한 것은 일감 몰아주기 특혜성 용역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I·SEOUL·U' 교체하려면 조례안 개정해야…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이 장악해 불가능

또 2014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시민소통기획관 내 부서에서 과장으로 근무한 서울시 직원이 퇴사 후 한 달 만에 본부장으로 이직한 회사가 'I·SEOUL·U' 브랜드 마케팅 용역업체로 선정된 것도 논란을 부추겼다. 해당 업체가 취업제한 기관에 속하지는 않지만 이해충돌 개연성이 있는 이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I·SEOUL·U' 브랜드를 교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 서울시의회가 'I·SEOUL·U'를 공식 브랜드로 지정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켜, 브랜드를 바꾸기 위해서는 조례를 개정해야 한다. 현재 서울시의회 의원 110명 중 101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므로 개정안이 나온다 하더라도 통과는 어려울 전망이다.

"서울시 고유의 특색 드러나는 브랜드 개발해야"

성중기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I·SEOUL·U'는 시민을 위한 브랜드가 아닌 박원순 전임 시장을 위한 브랜드였다"고 비판했다. 

성 의원은 4일 통화에서 "당시 새로운 브랜드 발표 직후 여론조사 결과 무려 절반이 넘는 시민들이 납득하지 못하고 예산 낭비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비난했는데도 브랜드 정착을 위해 수십억원의 혈세를 들여 추진했다"면서 "현재까지도 'I·SEOUL·U'가 서울의 구체적 정체성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시민들의 비판이 있다. 향후 브랜드 개발은 모든 시민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하며 '시장의 특색'이 아닌 '서울시 고유의 특색'이 드러나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본지에 "'I·SEOUL·U' 브랜드 발표 초반에 여러 비난이 있었지만 갈수록 브랜드 인지도와 호감도가 올라가 잘 쓰였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브랜드를 교체하기 위해서는 조례 개정이 필요하지만 슬로건 교체는 시장 뜻대로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슬로건을 새로 추진하는 방향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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