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양 시의원 "이 사업으로 어린이 급식 질 좋아졌는지 의문… 지방 지자체에 박원순 지지 세력 만든 것 아니냐"
  • 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17년 도입한 '도농상생급식' 사업의 농산물 잔류 농약 검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뉴데일리 DB
    ▲ 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17년 도입한 '도농상생급식' 사업의 농산물 잔류 농약 검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뉴데일리 DB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시절 어린이집에 질 좋은 식재료를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된 '도농상생급식' 지원 사업. 그런데 이 사업에서 농산물 잔류 농약 검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오래전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사업이 전반적으로 유아들의 급식 질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판도 나온다.

    '도농상생급식' 사업은 서울시의 각 자치구와 지방 지자체가 1:1로 MOU를 맺어 농산물을 생산지에서 직송으로 국·공립 어린이집, 지역아동센터, 복지센터에 제공하는 방식이다. 지난 2017년 6개 자치구로 시작해 현재 13개 자치구가 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어린이집이 '도농상생급식' 사업을 하고 있는 각 자치구 공공급식센터에서 식재료를 월 지출액의 60% 이상 구매할 경우 시비와 구비를 합쳐 1식단에 250원씩 지원도 해 준다. 올해 이 사업에 편성된 서울시 예산은 약 102억 원에 달한다.

    농산물 잔류 농약 표본검사, 1일 10건 vs 1주 5건

    문제는 학교 급식과 '도농상생급식' 사업을 통해 어린이집으로 공급되는 농산물의 안전성 검사 방법에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우선 학교 급식과 어린이집에 공급되는 농산물은 친환경 농산물과 일반 농산물로 나눌 수 있다. 친환경 농산물은 농약·살충제의 잔류량이 없거나 있더라도 최소량만 사용해 생산한 농산물을 뜻한다.

    학교 급식의 경우 친환경 농산물과 일반 농산물을 구분해 잔류 농약 검사를 한다. 친환경 농산물은 1일 10건 표본검사를 실시하고, 일반 농산물은 서울시 친환경유통센터를 통해 전수검사(생산자·전 품목 검사)를 진행한다. 여기에 서울시는 연 2회(상반기, 하반기) 생산지를 방문해 현장 검사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도농상생급식'을 통해 공급되는 어린이집 급식은 친환경 농산물과 일반 농산물을 구분하지 않고 잔류 농약 검사를 하고 있다. 게다가 잔류 농약 검사 횟수도 학교 급식과 차이가 있다. 어린이집 급식의 경우 전수검사는 하지 않고 1주일에 5건씩 표본검사만 한다. 1일 10건과 1주일에 5건은 격차가 너무 크다는 비판이 나온다. 초·중·고교 학생들보다 더 연약한 유아들이 먹는 식재료가 더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는 셈이다.

    '도농상생급식' 사업, 영유아들 식재료 선택권 침해… "대선 대비 전국 표밭 다지기" 주장도

    아울러 '도농상생급식' 사업에 참여한 자치구는 어린이집에 특정 지역 지자체의 농산물 위주로 공급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성장기 영유아들이 다양한 지역의 식재료를 먹을 선택권까지 침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강동구는 전북 완주, 금천구는 전남 나주, 성북구는 전남 담양, 강북구는 충남 부여, 노원구는 충남 홍성, 도봉구는 강원 원주, 서대문구는 전북 전주, 은평구는 전북 군산, 동작구는 전남 강진, 중랑구는 전남 영광, 송파구는 경북 안동, 영등포구는 경남 김해, 동대문구는 전북 남원과 MOU를 맺고 농산물을 공급받고 있다. 예를 들어 강동구의 어린이집에 다니는 유아들은 강원도 감자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박탈당하는 것이다.

    해당 문제에 대해 김소양 서울시의원은 23일 본지 통화에서 "'도농상생급식' 사업으로 어린이집 식단의 질이 더 좋아졌는지 검증되지 않았다"며 "이 사업의 경우 각 자치구별로 공공급식센터를 세우고 민간 위탁으로 시민단체가 운영해 시민들의 세금이 줄줄 세고 있다. 이런 곳에 쓸 돈으로 1식단에 지원해 주는 보조금을 지금보다 더 올려주는 게 낫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이어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 '도농상생급식'이라는 아이들 급식 사업을 이용해 대선 대비 전국 표밭 다지기를 했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서울과 농촌 상생 중요, 표본검사도 잘 이뤄지고 있어"

    반면 서울시는 단순 급식 사업이 아니라 서울과 농촌의 상생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화에서 "표본검사를 산지에서 농산물의 생육주기별로 하는 데다 각 자치구 공공급식센터에서도 하고 있으니 안전하다"며 "앞으로도 서울과 농촌 지역이 더불어 상생할 수 있도록 사업을 잘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