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엄중 경고" … 민주 "범죄는 아냐"논란 커지자 김남국 사직 … 문진석은 "송구"野 "존엄 김현지 보호 위한 꼬리 자르기일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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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이 나눈 텔레그램 대화.ⓒ뉴스핌
이재명 정부가 출범 6개월 만에 '권력 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에 인사 청탁에 관한 부적절한 대화가 오갔지만, 정작 대통령실과 민주당은 심각성을 크게 인지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권력에 취해 벌써부터 국민 눈높이에서 용납되기 어려운 수준으로 다가서고 있다"는 견해가 이어지고 있다.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 사이의 부적절한 내용의 문자에 대해 "당 윤리감찰단이 조사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밝혔다.문 수석부대표가 김 비서관에게 대통령의 대학 후배를 민간 단체인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회장직에 추천해 달라고 인사를 청탁해 논란이 커지고 있지만, 민주당은 해당 문제를 축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박 수석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매우 부적절한 것에 당내 이견은 없다. 형식은 굉장히 부적절하다"면서도 "이번 일은 범죄 행위와 연관돼 있는 그런 성격의 것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이어 "(문 의원은) 원내운영수석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기에 그 직을 계속 유지하느냐는 것이 결론이 될 것"이라면서도 "이번 문제는 윤리감찰단에 진상조사를 지시할 성격은 아니다"라고 거듭 선을 그었다.문 수석부대표는 지난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김 비서관에게 텔레그렘 문자를 통해 "남국아 (홍성범은) 우리 중(앙)대 후배고 대통령 도지사 출마 때 대변인도 했고"라며 "자동차산업협회 회장하는 데 자격 되는 것 같은데 아우가 추천 좀 해줘"라고 인사를 청탁한 것이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돼 논란에 휩싸였다.이에 김 비서관은 "네 형님, 제가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장했고, '훈식이 형'은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 '현지 누나'는 김현지 제1부속실장을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됐다.두 사람 사이의 문자 내용은 정치권과 여론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민간협회장 인사마저 정권 실세 라인의 사적 관계망에서 논의되는 것이 현실로 드러난 것을 방증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것이다.특히 김 비서관이 '현지 누나'에게 인사 추천을 하겠다고 답변한 대목은 그동안 김현지 실장이 인사 등에 관여한다는 이른바 '대통령의 그림자 실세설'에 힘을 싣는 셈이 됐다.이 때문에 국정감사 기간 김 실장의 국회 출석을 그토록 막으려 한 것인지, 의심은 더욱 증폭됐다. 민주당은 국감 당시 총무비서관이던 김 실장을 국회 증인에서 제외했고, 논란이 커지자 김 실장의 보직은 국회 출석 의무가 없는 부속실장으로 변경됐다.만약 권한이 없는 김 실장이 공공기관은 물론, 일개 민간 협회 인사까지 실질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드러날 경우 이는 '비선 실세 국정 농단'으로 비화될 수 있는 문제여서 야권은 "즉각적인 특검 수사"까지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또한 인사 추천에 대통령의 출신 대학 인맥이 주요하게 작용하는 인상을 남긴 지점도 문제가 되고 있다. 문 수석부대표와 김 비서관은 모두 이 대통령과 같은 중앙대 출신으로 이재명계 핵심인 '7인회' 동지이기도 하다.아울러 김 비서관이 비서실장과 부속실장을 '형'과 '누나'로 호칭한 대목은 공적 권력이 사실상 사적 친분 네트워크 중심으로 운영되는 구조를 드러낸다는 지적이 나온다.대통령과 민주당은 그동안 공정성을 내세우며 도덕적 우위를 강조해 왔지만, 정작 민간협회 인사까지 개입한다면 공공 부문 인사에 대한 영향력 또한 가늠할 수 있다는 '내로남불'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또 다른 문제는 이번 인사 청탁 논란을 대하는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태도다. 대통령실은 지난 3일 논란이 불거지자 "엄중 경고했다"는 언론 공지를 전했다.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전날 JTBC 유튜브 '장르만 여의도'에 출연해서도 "(형·누나 호칭 등에 대해) 김 비서관의 주책"이라며 청탁 논란엔 "주책 이상이니 경고를 받은 것"이라고 갈음했다.민주당도 "윤리감찰 사안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확인했다. 이러한 대통령실과 민주당의 태도가 '권력 중독 증세'라는 지적도 제기된다.이종근 시사평론가는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도 김건희 여사를 말도 안 되게 보호하려다가 무너졌듯이, 이재명 대통령도 '김현지'만 나오면 이상하게 상식적이지 않은 것 같다"며 "상식적으로 설명하면서 비판받을 건 비판받아야 하는데, '하나도 욕을 먹지 않겠다'고 하니 이러다가 결국 누적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이어 "권력은 견제돼야 하는데 견제할 수 있는 대상이 없으니 알코올처럼 권력을 퍼마시고 있는 꼴"이라며 "권력 중독 증세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고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다"고 덧붙였다.논란의 당사자인 김 비서관은 전날 결국 사의를 표명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사직서는 수리됐다"고 전했다.문 수석부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부적절한 처신 송구하다"며 "앞으로 언행에 더욱 조심하겠다"고 밝혔다. SNS 글에서는 원내운영수석부대표 직에 대한 거취 표명은 없었다.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문진석 세 줄 사과와 김남국의 꼬리 자르기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며 진상 규명을 촉구하고 있다.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감히 절대 존엄 김현지를 입에 올렸다는 이유로 김남국이 사퇴했을 뿐"이라며 "이 대통령이 국민 앞에 다짐한 대로 특별감찰관을 즉시 임명하라"고 요구했다.이어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 특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인사 농단 진상을 규명해야 한다"며 "그래야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