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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서울시 9년 ⑩]민노총 놀이터 전락한 의문의 사업… 서울시사회서비스원

文정부 국정과제 시범사업… 박원순, 관련 법률 없는데도 앞장서서 사업 도입낮은 실적·높은 급여·전문성 등 문제… 시장선거 패색 짙자 대표 돌연 사직

입력 2021-05-14 16:30 수정 2021-05-14 20:10

▲ 민노총 공공운수노조원들이 지난해 11월 3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앞에서 사회서비스원법 조속 제정을 촉구하며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정부 국정과제 시범사업의 일환인 '사회서비스원(사서원)' 사업은 민간이 담당하던 사회서비스를 정부가 직접 담당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회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종사자의 처우를 개선하겠다는 취지였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은 관련 법률이 마련되지도 않은 2019년 2월 앞장서서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서울시 사서원은 그간 민간기관 서비스와 차이를 보이지 못한 채 민노총의 숙원을 이뤄주는 데 그치고 말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이 서울시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전 시장은 2020년까지 사서원 사업을 위해 종합재가센터 12곳을 개소했다. 

그러나 지난 3년간 사서원의 활동을 돌이켜보면 공공부문이 직접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내 선도적 제공기관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 및 서비스의 질 개선을 견인하겠다는 설립목적을 제대로 수행했는지 의문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4월16일 이종성 국민의힘 의원이 개최한 '사회서비스원 100분 토론회'에서는 서울 사서원에 크게 4가지 문제점이 제기됐다. △고비용 저효율 운영구조 △종사자 중심의 운영구조 △공공 역할의 부재 △전문성 없는 박원순 측근 인사 등이다.

서울시는 공공이 사회서비스를 직접 운영하며 전문성을 높이겠다고 공언했지만, 실제로는 사서원 종사자들의 서비스 품질이 경쟁력이 있는지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했다고 이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입을 모았다.

예산 가운데 인건비 40%… 영업이익은 전체 예산 대비 18분의 1

서울시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 서울시 종합재가센터 12개소 직원은 총 329명으로, 이들의 인건비(급여·제수당·퇴직금·사회보험)로만 73억2700만원이 쓰였다. 

반면 2020년 한 해 동안 종합재가센터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받은 시민은 957명에 불과했다. 그 외에는 대면 심층상담(849명), 비대면 일반상담(3536명) 등 상담 서비스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서울 사서원은 공공시설이라는 이유로 막대한 예산을 사용하면서도 제대로 된 실적조차 내지 못했다. 2019년도 사서원 관련 예산은 약 81억원으로, 이 가운데 29억원(35.8%)이 인건비에 해당한다. 반면 영업이익은 2억원에 그쳐 인건비 대비 15분의 1 수준, 전체 예산 대비 40분의 1 수준이다.

2020년도 예산은 271억원으로 인건비 110억원(40.6%), 영업이익 15억원이다. 인건비에서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7분의 1 수준, 전체예산 대비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고작 18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민간 기피 사례를 수행하다 보면 직원 2~3명이 나가는 서비스가 있기 때문에 현행 제도에서는 영업이익을 맞추기 힘들다"는 것이 사서원 측의 설명이다.

사서원은 당초 취지가 무색할 만큼 이용자보다 종사자를 우선하는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사서원의 중증장애인 돌봄서비스 제공 건수를 보면, 실제 활동지원은 신청 건수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청 건수 대비 활동 건수 해마다 감소… 2020년 35.8%, 2021년 9.7%

2019년부터 지난 3월까지 서울 사서원 활동 신청 건수는 누적 264건이지만 지원은 95건(36.0%)에 그쳤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9년 신청 40건, 지원 31건(77.5%) △2020년 신청 163건, 지원 58건(35.8%), △2021년 3월까지 신청 62건 지원 6건(9.7%)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서비스 실적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사서원이 이용자들보다 종사자들의 선택권을 우선시하면서 근무기피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사서원은 민간기관보다 서비스 제공 건수나 근무시간이 낮은데도 공공기관이라는 이유로 직원들에게 많은 급여를 제공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민간기관 종사자들은 월 평균 160시간을 근무한다. 반면, 사서원 종사자들의 월 평균 근무시간은 60시간에도 미치지 못하는 사례가 빈번하고, 같은 센터 내에서도 각각의 근무시간이 큰 차이를 보였다. 예를 들어 사서원 종사자들의 하루 근무시간은 8시간인데, 여기에는 이동시간·대기시간이 다 포함되는 식이다.

▲ 서울 사회서비스원 전단지에 게재된 사업 소개글이다.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홈페이지

국민의힘 소속 김소양 서울시의원은 14일 통화에서 "평소 사서원 종사자들의 3분의 1은 사무실 근무를 했고, 코로나19 유행 상황에서는 재택근무를 하고도 월급을 받아갔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사서원 종사자가 실제 월 60시간도 일하지 않고 200만원대 월급을 받아가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며 "서울시 사서원이 소위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이유"라고 꼬집었다.

이렇다 보니 공공기관인 사서원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사서원은 당초 민간에서 제공하기 어렵거나 기피하는 분야에 중점을 두고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였지만, 민간기관이 기피하는 서비스를 제공한 사례는 전체 실적 중 12.2%(2019년 7월~2020년 12월 기준. 1007건 중 123건)밖에 되지 않았다. 

또 우한코로나(코로나19) 확산으로 민간기관의 서비스 제공이 어려워 돌봄공백이 생기자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실시한 '긴급돌봄지원사업' 제공 건수도 2020년 1월부터 2021년 4월까지 47건에 불과했다.

민간기관 기피 서비스 제공 비율 12.2%… 월 60시간 근무에 월급 200만원대

서울시 사서원 사업이 평균 근무시간과 급여에서 민간기관 대비 크게 우위를 점하며 되려 상대적 박탈감과 혼란을 주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처럼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으로 막대한 세금을 쏟아부었음에도 사서원이 운영에서 한계를 보이는 원인은 서울시 사서원과 민노총의 관계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야당 측 주장이다.

현재 서울 사서원 대표이사 직은 주진우 전 대표이사의 사직으로 공석인 상태다. 민노총 출신이자 박 전 시장 노동보좌관을 지낸 주 전 대표이사가 지난 4·7서울시장보궐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 측이 불리해지자 3월31일 돌연 사직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 사서원은 홍미영 이사장(민주당 인천시의원, 제17대 민주당 국회의원, 인천 부평구청장 역임)과 권미영 이사(민주당 서울시당 대변인, 민주당 서울시의원 역임)이 이끈다.

민노총 출신 대표이사, 서울시장보궐선거 앞두고 사직서 제출

이와 관련, 김소양 서울시의원은 "결론적으로 서울시 사서원은 좋은 설립 취지에도 이상과 현실이 너무나 괴리된 것을 몸소 보여주었고, 존재가치를 스스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생각한다"며 "그 이면에는 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민노총 중 사회복지분야 노조가 주축이 돼 서울시에 사서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며 "지금도 종합재가센터 중 절반 정도를 민노총 노조가 운영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서비스 영역의 경쟁력 강화와 종사자들의 안정된 고용환경은 앞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지만, 사서원이 그 정답이라고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김 의원은 강조했다.

국민의힘 이종성 국회의원은 "노동자의 노동권 보호를 위해 노조의 필요성은 일부 인정된다"면서도 "하지만 현 사회서비스원은 노조 중심으로 종사자의 권리만 강조하며,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대책은 미흡하다 보니 장애인·노인 등 실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이용자의 불편만 가중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서울시 사회서비스원 시범사업 과정에서도 수많은 문제가 드러났지만 현재까지 개선된 것은 전무하다"며 "정부와 여당은 근거법률 제정을 서두르기보다 현재 운영 중인 사서원 사업을 대상으로 한 면밀한 검토와 제도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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