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통 있더라도 개혁·혁신해야"… 윤석열 직접 언급 안 했지만 사실상 추미애에 힘 실어
  •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30일 "어느 때보다 어려움이 많았던 2020년 한 해가 한 달 후면 저물게 된다"며 "모든 공직자는 오직 국민에게 봉사하며 더 나은 나라를 만들어나가는 소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소속 부처나 집단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받드는 선공후사의 자세로 위기를 넘어 격변의 시대를 개척해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과거의 관행이나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급변하는 세계적 조류에서 낙오될 수밖에 없다"고도 부연했다.

    그러면서 "위기를 대하는 공직자들의 마음가짐부터 더욱 가다듬어야 할 때다.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한 문 대통령은 "진통이 따르고 어려움을 겪더라도 개혁과 혁신으로 낡은 것과 과감히 결별하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가질 때 새로운 미래가 열릴 것"이라고 역설했다.

    윤석열·검란 우회 비판한 文

    이 같은 문 대통령의 발언은 최근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윤석열 검찰총장 직무배제 조치에 따른 윤 총장과 일선 검찰의 집단반발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달 2일 법무부 징계위원회의 결과가 나오기 전 윤 총장을 직접적으로 언급하면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만큼 대상을 특정하지 않는 표현을 썼다는 해석이다.

    문 대통령은 또 "우리 정부가 굳은 의지를 가지고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탄소중립 2050, 권력기관 개혁, 규제 개혁 등은 위기의 시대 대한민국의 생존을 넘어 새로운 미래로 도약하려는 변화와 혁신의 노력"이라고 주장했다. 권력기관인 검찰을 '개혁한다'는 명분으로 윤 총장 징계를 밀어붙이는 추 장관의 행태에 사실상 힘을 실어준 셈이다.

    "대한민국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어"

    이어 "우리는 이미 달라지고 있다"고 자신한 문 대통령은 "경제에서 GDP 규모 10위권 국가라는 평가를 넘어서서 어느덧 민주주의에서도, 문화예술에서도, 방역과 의료에서도, 소프트 파워에서도, 외교와 국제적 역할에서도 경제분야 못지 않은 위상으로 평가받고 있고 어느덧 G7 국가들을 바짝 뒤쫓는 나라가 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께서도 느끼고 계실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런 만큼 "혼란스럽게 보이지만 대한민국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자신감을 국민들께서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한 문 대통령은 "우리는 꿋꿋이 이겨내며 위기를 극복해왔고 희망을 만들어왔다. 방역과 경제 모두에서 세계의 찬사를 받으며 위기에 강한 나라 대한민국의 진면목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다음달 2일 법무부의 징계위원회 결과가 나온 뒤에야 윤 총장의 거취와 관련한 구체적 견해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확실한 입장표명을 자제한 데 따른 비판의 목소리가 야권에서 나왔다.

    野 "文, 윤석열 불신임 표명하면 스스로 표리부동 인정"

    이태규 국민의당 최고위원은 이날 당 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윤 총장을 내치고 싶지만 '살아 있는 권력에도 엄정하게 임해달라'고 스스로 한 말이 있는지라 불신임을 표명하는 순간 스스로 표리부동을 인정하고 모순에 빠지게 되는 것"이라며 "그러니 추 장관의 망나니 칼이 빨리 총장 거취를 정리해주거나 눈치 없는 총장이 알아서 나가주기를 기다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 대한 역작용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예고한 이 최고위원은  "절차적 정의도 문제지만 그 이전에 상식과 순리에서 너무 벗어났기 때문이다. 부동산시장을 힘으로 누를수록 집값·전셋값이 폭등해서 수많은 국민을 고통 속에 빠뜨렸듯이 윤 총장은 찍어 누를수록 더욱 커지게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