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육청 6월28일 공식 블로그에 '최저가부장제' 소개… 남성 혐오 단어 비판에 비공개 전환 후 사과
  • ▲ 대전교육청 네이버 공식블로그 게시글 캡처. ⓒ대전교육청 블로그
    ▲ 대전교육청 네이버 공식블로그 게시글 캡처. ⓒ대전교육청 블로그
    대전시교육청이 남성 혐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만든 남성 비하 단어를 양성평등교육을 위한 목적으로 사용해 논란이다. 교육청은 논란이 확산하자 해당 글을 내리고 뒤늦게 사과했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대전교육청은 지난달 28일 네이버 공식 블로그에 '최저가부장제라는 단어 들어보셨나요? 함께 배우는 양성평등-2'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양성평등교육을 위한 목적으로 성평등 의식 변화에 따라 생겨난 신조어들을 소개하는 취지였다.

    교육청이 올린 이 글에는 남성과 여성의 양성평등 확립을 위해 '최저가부장제'라는 단어의 뜻을 소개하는 내용이 담겼다. 

    '최저가부장제'는 '최저가'와 '가부장제'를 결합한 신조어다. 데이트와 결혼 등의 비용을 연인이 반씩 나눠 금전적 책임을 동등하게 질 것을 요구하면서 가장으로서의 권한은 누리고 싶어하는 태도를 뜻한다.

    남성 혐오 단어 '최저가부장제'… "여성의 일 관련 신조어 없다" 지적도

    교육청은 '데이트통장'과 '반반결혼' 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이 단어를 소개하면서 "비용이 잘 드러나지 않고 여성의 일이라고 생각되는 가사노동이나 육아와 관련한 신조어는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교육청은 "양성평등사회를 만들기 위해 성차별적 생각이나 언어습관을 고쳐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언어는 곧 인간의 사고와 행동에 밀접한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성차별을 받지 않고 자신의 능력에 따라 동등한 기회와 권리를 누릴 수 있는 양성평등사회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교육청이 '최저가부장제'를 교육 목적으로 사용한 것에 비판이 잇따랐다. 이 단어는 한 남성 혐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처음 만들어져, 주로 남성을 무능력하고 모순적 존재로 비하하는 의미로 통용되기 때문이다. 양성평등을 위해 건강한 언어습관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교육청이 남성 혐오 단어를 쓰면서 성 차별을 더욱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언어습관 강조한 교육청… "신중히 검토 못했다" 사과 

    이 글을 본 한 교육시민단체의 관계자는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교육청이 극단적 여성우월주의 성향의 커뮤니티가 만든 남성 비하 용어를 무분별하게 썼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며 "학생들이 이를 통해 잘못된 성가치관을 갖게 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논란이 일자, 교육청은 이 글을 내리고 사과했다. 교육청은 이날 블로그를 통해 "신중하게 검토해 양성의 객관적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게시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며 "해당 콘텐츠는 양성평등 전문교육기관인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에서 탑재한 콘텐츠를 신뢰해 인용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앞으로 블로그에 글을 게시할 때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욱 철저한 검증을 거치겠다"며 "성별에 관계없이 개인의 능력과 소질을 발휘하는 양성평등사회가 구현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