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보기관 “무력충돌 대비해야”… 영국 FT 칼럼니스트 “코로나 해결 안 되면 충돌 가능성”
  • ▲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악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금 상태는 코로나냉전 상태다.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계속되면 무력충돌까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가 중국은 물론 영국 언론에서도 나왔다. 미중 간 무력충돌이 발생할 경우 가장 먼저 희생되는 한국은 그러나 어디에서도 긴장한 모습을 볼 수 없다.

    중국 정보기관 “이대로 가면 미중 무력충돌”

    중국 국가안전부(MSS)가 지난 4월 초, 전 세계 반중정서 실태 및 향후 대응과 관련한 보고서를 공산당 지도부에 제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5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원(CICIR)은 국가안전부 산하 기관이다. 싱크탱크이자 해외 지식인을 초청해 친중파로 만드는 곳이기도 하다.

    CICIR는 보고서에서 “우한코로나로 인한 전 세계 반중감정은 1989년 6월 천안문사태 이후 최고조에 달했다”며 “서방세계로부터 그때 같이 각종 제재를 받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CICIR는 이어 “현재 미국이 반중정서를 주도하는 가운데 양국 간 대립이 고조되면 무력 충돌이라는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을 수 있으므로 이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국가안보의 위협이자 서구식 민주주의 체제를 향한 도전으로 인식, 중국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를 깎아내리려 시도한다”고 지적한 CICIR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중정서가 확산하면 '일대일로' 사업 관련 국제사회의 반감도 커질 수 있으며, 미국이 동아시아 지역 내 동맹국을 대상으로 한 군사·경제적 지원을 늘려 역내 안보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CICIR가 천안문사태를 언급한 이유는 경제제재 때문이다. 1989년 6월 직접선거와 공화제를 요구하는 천안문 시위대를 무력으로 진압, 수천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뒤 미국과 유럽은 중국에 각종 제재를 취했다. 이로 인해 1990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3.9%까지 떨어졌다. 중국이 미국의 경제제재에서 완전히 풀려나는 데는 3년이 넘게 걸렸다.

    미국이 우한코로나 확산의 책임을 묻는다며 유럽 및 동아시아 동맹국과 함께 대중국 경제제재를 가할 경우 1989년과는 비교가 안 될 피해를 입게 될 것이고, 결국 극한의 대립으로 치닫다 전쟁이 날 수 있다는 것이 CICIR의 분석이다.

    FT 수석 칼럼니스트 “코로나냉전, 가열되면 미중전쟁”


    “보고서의 내용은 중국 지도부가 우한코로나 사태의 역풍으로 대외전략과 안보적 위상을 위협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인식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통신은 평가했다.
  • ▲ 중국 인민해방군이 상상하는 대함 탄도미사일 공격 모습. ⓒ내셔널 인터레스트 화면캡쳐.
    ▲ 중국 인민해방군이 상상하는 대함 탄도미사일 공격 모습. ⓒ내셔널 인터레스트 화면캡쳐.
    중국에서만 이런 말이 나왔다면 공산당 특유의 엄살로 치부할 수 있다. 그러나 영국 언론도 비슷한 문제를 제기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외교분야 수석 칼럼니스트인 기디언 래크먼은 4일 “우한코로나 사태와 관련, 독립적이고 국제적인 조사가 없이 미국과 중국 간 책임공방만 가열될 경우 현재의 ‘코로나냉전’을 넘어 진짜 무력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래크먼은 미국과 중국이 지금처럼 대립각을 세우는 데서 벗어나기 위한 첫 단계로 우한코로나의 기원을 찾는 독립적이고 국제적인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를 위해 중국이 한발 양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는 증거도 없이 우한코로나가 미국에서 유래했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한편 국제적 조사와 관련해서는 불합리한 공격을 가했다”며 “이런 (중국의) 행동이 오히려 반중감정을 조장하는 등 역효과를 낸다”고 래크먼은 지적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권위 있는 과학자들이 우한코로나의 기원을 조사한다면 음모론을 없애는 데 도움이 될 것이고, 다음에 유행할 전염병을 피하는 데 필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래크먼은 그러나 중국이 국제적 조사 제안을 수락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중국은 시진핑과 공산당의 이미지를 지키는 데 필사적인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반복해서 음모론을 퍼뜨려 왔기 때문에 미국을 의심할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미중전쟁 날 경우 0순위 피해자 ‘한국’

    미중전쟁 가능성을 지적하는 언급은 트럼프 정부가 출범한 뒤 간간이 나왔지만, 중국 정보기관에서 이런 분석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미중전쟁은 최악의 상황을 상정한 만큼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하지만 실제로 미중전쟁이 일어나면 첫 희생자는 한국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중국은 백두산 북쪽과 산둥반도 등 동해안에 1740기의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배치했다고 미국 국방부가 지난해 8월 밝힌 바 있다. 이 가운데 최소한 200기 이상이 핵탄두를 장착했다는 분석도 있다. 모두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괌을 노린다. 

    특히 DF-21 시리즈와 DF-15는 사거리가 각각 1700~2500km, 600~900km로 모두 한반도 전역과 일본 규슈지역을 사정권에 포함한다.

    미국과 전쟁이 발발할 경우 중국은 미군 전략폭격기와 항공모함 강습단, 강습상륙함 전단의 공격을 막기 위해 중·단거리탄도미사일부터 쏠 가능성이 크다. 미군의 전략적 거점 또한 타격 대상이다. 

    이때 일본은 중국과 ‘협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현재 일본 개헌파들이 중국과 적대적 공생관계로 대립구도 형성에 부정적이지 않고, 중국은 일본의 첨단 기술과 자본을 두려워하므로 ‘협상’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한국은 중국의 압력에 단 한 번도 반발한 적이 없고, 마침 미국과 일본에 부정적 감정을 가진 정부가 들어선 상태여서 공격해도 후폭풍이 일 가능성이 적다. 즉, 중국 지도부 시각으로 보면 한국은 ‘때려도 되고 버려도 되는 졸(卒)’이므로 공격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