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여름 전 개최 합의… 일본, 경기장 임대료-운영비 수조 원대 손실 불가피
  • ▲ 2020 도쿄올림픽 상징 현수막.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020 도쿄올림픽 상징 현수막.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일본 정부가 도쿄올림픽 1년 연기를 결정했다고 마이니치·니혼게이자이 등 현지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올림픽 연기는 사상 처음이다. 일본은 올림픽 연기로 수조원대의 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베 “올림픽 연기하자” IOC “동의한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4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 전화 통화를 갖고 코로나-19 사태가 심각하므로 오는 7월 개최할 예정이던 도쿄 올림픽·패럴림픽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를 비롯해 모리 요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장,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 등이 내놓은 올림픽 연기 제안을 바흐 위원장이 받아들였다”며 “(일본 정부와 IOC는) 세계보건기구(WHO)의 코로나-19 대유행 경보가 7월24일 올림픽 개회식 때까지 풀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고 설명했다. IOC와 일본은 ‘2020 도쿄올림픽’의 명칭은 그대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도 “아베 총리와 바흐 위원장이 도쿄올림픽 개최를 1년 정도 연기하기로 합의했다”면서 “도쿄올림픽을 늦어도 2021년 여름까지는 연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참가 선수들이 코로나-19 감염을 피하고 대회에 출전할 준비기간을 가질 수 있도록 고려한 결정이라고 신문은 부연했다.

    일본, 도쿄올림픽 연기로 수조원대 손실 예상

    도쿄올림픽 중계권을 가진 미국 NBC는 IOC와 일본 정부의 결정을 이해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2021년 여름에는 후쿠오카에서 세계수영선수권대회가, 미국에서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려 도쿄올림픽 개최와 겹칠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일본은 비용 손실도 떠안아야 한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지난해 말 보고한 예산계획에 따르면, 올림픽에 드는 총 비용은 1조3500억 엔(약 14조9670억원)이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6000억 엔(약 6조6500억원), 일본 정부가 1500억 엔(약 1조6630억원)을 부담하기로 돼 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신문은 “올림픽 개최 계획과 달리 적지 않은 부분에서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경기장 임대에 쓴 530억 엔(약 5870억원)이 대표적이다. 

    올림픽 조직위원회 운영비도 부담이다. “3월 기준, 조직위원회에는 3500여 명이 근무하는데, 대회가 열리면 8000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 예산보고서에 따르면, 도쿄도가 조직위에 파견한 직원 1000명의 급료는 82억 엔(약 908억원)이었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관련 비용을 더하면 최소 3000억 엔(약 3조32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신문이 지적한 손실에는 숙박업소나 식당, 여객운송 등 민간분야는 포함돼 있지 않다. 이를 포함하면 도쿄올림픽 연기로 일본이 입는 손실은 6조원 이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