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홈페이지, 코로나-19 대응체제로 전환… 확진자 증가세 꺾인 지난달 29일부터 수치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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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가 코로나-19 총력대응체제에 발맞춰 홈페이지 첫 화면에 확진자 추이와 퇴원자 현황 등을 표시했다. 방문자들에게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확진자가 최근 다소 둔화한 점 등만 홈페이지에 게시해 '지나치게 유리한 정보만 부각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11일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에는 일별 신규 확진자 추이가 막대 그래프로, 일별 완치자 추이는 선 그래프로 크게 올라 있다. 또 한국·일본·이탈리아 등 3개국의 검사 건수 및 확진율 추이, 확진자 가운데 신천지와 연관된 환자의 비율, 주요 발생국 대비 한국 확진자의 사망률 등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했다.

    청와대는 '사망률' 항목에서 이란·일본·중국·이탈리아·미국 등의 평균이 3.43%인 데 비해 한국은 0.72%에 불과하다는 점을 내세웠다. 한국인 사망자가 54명이라고 표시는 했지만, 꾸준히 증가했다는 점은 알리지 않았다. 반면 청와대가 그린 완치자 그래프는 지난달 26일 24명에서 지난 9일 247명을 기록하는 등 상향곡선을 이뤘다.

    신규 확진자의 경우 정점을 찍은 지난달 29일까지는 증가 추세를 보이다 29일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공교롭게도 홈페이지에 나타난 그래프에는 29일 이후부터의 추세만 집계돼 있다. 그래프 상으로는 확진자가 늘어났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없고 감소 추세만 볼 수 있는 셈이다.

    또 중국 확진자 등과 관련한 수치자료는 표시하지 않은 채, 일본 확진자 수에 '크루즈 확진자가 미포함된 수치'라는 안내 문구만 넣어 한·일 간 비교에만 집중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靑 "확진자 감소에 맞춰 개편 안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확진자 수가 줄어들고 있어 그에 맞춰 홈페이지를 개편한 것 아니냐는 질문도 있는데, 당연히 사실이 아니다"라며 "개편 준비에도 수일이 걸린다. 신규 확진자 추이와 상관없이 국민에게 관련 정보를 더욱 정확히 제공하기 위한 개편"이라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달 29일 수치부터 그래프에 포함한 것과 관련해서도 "특별한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며 "페이지 공간의 한계를 고려해 판단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정부는 이미 관련 정보를 투명하고 신속하게 국민들에게 알리고 있다"며 "홈페이지 개편과 관련해 정보를 가공하거나 할 이유가 전혀 없고, 실익도 없다.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청와대와 정부가 코로나-19와 관련해 "상황이 나아지고 있다"고 밝힐 때마다 확진자가 늘어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국민 불안을 줄이고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발언이라도 정부차원에서 견해 표명에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 인사들은 9일 열린 '정부 합동 외신 브리핑'에서 방역을 잘하고 있다고 스스로 평가를 내렸지만, 그 자리에 있었던 김동현 한국역학회장과 외신기자들은 정부 의견에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9일 대구시청에서 "가파르게 치솟던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 의료계와 국민 모두가 함께 힘을 내 조만간 변곡점을 만들 수 있으리란 희망이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후 11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는 7755명으로, 전날에 비해 242명 늘었다. 하루 신규 확진자 증가폭이 전날 131명까지 줄었다 다시 고무줄처럼 늘어난 셈이다.

    통합당 "文정부, 엄중 시기에 자기 자랑 콘테스트"

    특히 서울·경기 등 수도권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됐다. 수도권의 이날 기준 확진자는 373명으로 늘어났다.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려 있고, 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률이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만큼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는 평가다.

    김성원 미래통합당 대변인은 11일 논평을 내고 "문재인 정부는 자칫 방심하면 걷잡을 수 없는 사태로 확산될지 모르는 이 엄중한 시기에도 연일 학예회마냥 '자기 자랑 콘테스트'를 열고 있다"며 "잘못을 감추고 못한 것을 아무리 잘한다고 홍보해도 결국 실력은 드러나게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대변인은 "국민이 잘했다고 해야 잘하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고위인사들은 '우한 코로나-19 쇼'를 즉각 멈추고 제대로 일하기 바란다"면서 "입이 방정이라는 옛말이 지금 문재인 정부에 딱 맞는 꼴이 됐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