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전당, 영유아 예술체험공간 '1101 어린이라운지' 11일 오픈
  • ▲ 유명 창의예술가 에르베 튈레.ⓒ예술의전당
    ▲ 유명 창의예술가 에르베 튈레.ⓒ예술의전당
    "도심 속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많이 줘야 한다. 사회와 정부가 관심을 가져달라."

    예술의전당(사장 유인택)은 지난 11일 주출입구인 비타민스테이션에 영유아를 위한 예술체험공간 '1101 어린이라운지'를 오픈했다. 운영은 아트센터이다, 36개월 미만의 돌봄 서비스는 한솔 아이키움에 위탁했다.

    '1101 어린이라운지'의 '1101'은 '1세부터 즐긴 예술이 101세까지 이어진다'는 의미를 담았다. 0세부터 7세까지의 영·유아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출산을 준비하는 예비 부모를 위한 가족프로그램, 예술 체험과 놀이를 결합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은 "저출산시대 아이를 낳는 것도 쉽지 않지만 기르는 건 더 어렵다. 여성의 삶은 출산과 육아로 공연이나 전시 관람 기회가 단절돼 왔다"며 "라운지를 통해 앞으로 육아로 인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부자유에서 해방돼 잠시나마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길 바란다"고 밝혔다.

    '1101 어린이라운지'는 총 1000여 제곱미터 면적 공간에 동시간대 120여 명을 동시 수용할 수 있으며, 운영 인력은 20여 명 정도다. 각종 바이러스 및 박테리아를 파괴하는 공기청정살균기 노바이러스를 협찬받아 설치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기본 이용료는 2시간에 2만원이며, 공연·전시 관람객에게는 10~50% 할인이 주어진다

    이번 조성에는 프랑스 유명 창의예술가 에르베 튈레(62)가 기획·프로그램 개발에 참여했다. 튈레는 아트디렉터, 일러스트레이터 등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이자 동화작가, 현장 어린이 교육가다. 다양한 놀이를 통해 미술에 접근하는 새로운 개념을 적용하며 영유아들을 위한 책을 출간하고 있다.

    영유아 통합적 감성 미술책 시리즈 '책놀이'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프랑스·미국·영국·이탈리아·에스파냐·독일·네덜란드·호노르웨이·스웨덴 등에서도 출간됐다. 볼로냐아동도서전 논픽션 부문을 비롯해 많은 상을 받았으며, 2018년에는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오! 에르베 튈레 색색깔깔전'을 열기도 했다.

    튈레는 "어른이들게 최대한 넓은 놀이공간을 주기 위해 투쟁하는 작가"라면서 "전 세계적으로 어린이들이 뛰어놀 공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교육과 관련해 많은 제약을 받고 있다. 아이들이 하는 일은 노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곳이 목적이 있고, 무엇을 하든 어른이 기획한 의도가 숨어 있다. 이곳은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놀이에 바탕을 둔 예술적 행위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상시 운영 프로그램으로는 △창의성과 재미를 더한 놀이 △오감으로 감상하는 체험 전시 △창의 예술작품 만들기 △세계적인 작가의 그림책이 있는 창의쑥쑥큐브 △뮤지컬·음악회·인형극 등을 감상하는 미니 극장, 특별 프로그램은 △에르베 튈레와 강예나의 발레여행을 선보인다.

    그는 "가장 '이상적인 전시'(Ideal Exhibition)는 튈레가 없는 튈레의 전시다"를 강조하며 "제 작업의 목적은 아름다운 결과물을 감상하는 게 아니라 과정을 즐기면서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고 참여할 수 있는 일종의 워크샵으로 자발성, 자유로움, 즐거움을 추구한다. '1101 어린이라운지'는 작가가 없는 상태에서 어떻게 존속하고 다른 공간으로 옮겨갈 수 있는지 연구소이자 실험의 장이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