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22일 주미 대사관저 무단 침입 사건 관련 '평화이음' 사무실 압수수색… 회원들, 경찰에 욕설 항의 이어져
  • ▲ 서울중앙지법은 22일 '주미대사관저 무단침입'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7명 중 4명에게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상윤 기자
    ▲ 서울중앙지법은 22일 '주미대사관저 무단침입'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7명 중 4명에게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정상윤 기자
    '주한미국대사관저 무단 침입'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하 대진연) 관계자가 근무하는 한 진보단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에서 대진연과 진보단체 회원들이 경찰에게 욕설을 하며 항의하는 영상이 공개돼, 또다시 '공권력 무력화' 문제가 제기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2일 오전 10시부터 '주미 대사관저 침입' 사건 관련해 서울 성동구 '평화이음' 사무실 압수수색에 나섰다. 경찰은 이 사건을 주도한 대진연 관계자 A씨가 이 사무실을 이용하는 것으로 봤다. 경찰은 해당 사무실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A씨의 미 대사관저 침입 사전 모의 계획 등을 들여다볼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진연과 진보 단체 측은 경찰의 압수수색에 욕설을 하며 항의를 해, 압수수색이 지연됐다. 대진연이 페이스북에 올린 압수수색 상황 생중계 영상에는 "깡패XX", "너 이름 뭐야" 등의 발언을 하는 회원들 목소리가 담겼다. 

    경찰관이 일부 회원의 멱살을 잡았다며 "멱살잡이 양아치 나와라"라고 소리치거나, 경찰관에게 "깐족거리지 말라"는 이들도 논란거리가 됐다. 경찰은 경찰관을 폭행하면 현행범으로 체포하겠다고 알렸으나, 대진연과 진보단체 회원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압수수색 경찰에 "깡패XX"

    사무실을 나가려는 회원들의 저장 매체 등을 먼저 보겠다는 경찰에 대해서도 "12시 시험이라 빨리 가야 한다", "양아치들 아니냐" 등의 거친 발언을 일부 회원들이 쏟아냈다. 압수수색 시 증거물이 훼손되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게 수사기관 의견이다.  

    사무실 밖에서 건물을 통제하는 경찰을 향해서도 대진연 일부 회원들은 "건물 내부로 들여보내라", "내 사무실 내가 못가냐. 그 잘난 영장 보여줘라" 등 소리치며 항의했다. 

    대진연 측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압수수색이 집행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이) 몰래 메모하다가 들켜서 돌려받았다"며 이러한 경찰의 부당행위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또 "미대사관 투쟁을 한 박모 학생이 주소지를 사무실로 썼다며 100명 가까운 인원이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며 "항의하는 사람은 멱살을 잡고 자신들은 법을 집행한다며 깐족대는 꼴이 정말 우습다"고도 했다. 

    법원, '미대사관저 무단침입' 4명에게만 구속영장 발부 

    대진연은 친북성향 단체로 알려진 곳이다. 이 단체는 지난 18일 오후 미대사관저 담벼락을 넘어 무단으로 침입했다. 당시 19명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검찰은 이 중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법은 22일 7명 중 4명에게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에 대해 대진연은 이날 압수수색 중간에 성명을 내고 "대학생들이 뛰어넘은 건 일개 미대사관저의 담장이 아니라, 한 나라의 주권을 희롱하며 현대판 조선총독부로 행세하는 미국의 중심부"라며 "비록 4명의 대학생들이 구속돼 있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고 이전보다 더 치열하게 싸우겠다"고 전했다.

    앞서 이 단체는 지난 4월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실 기습 점거 농성에 이어, 한 간부가 7월 윤소하 정의당 의원실에 협박성 소포 테러를 한 바 있다. 일부 회원들은 지난 4일 광화문 세종대왕상 기단에 올라 점거시위를 하며 '반미·반일'을 주장하기도 했다. 

    경찰은 반복되는 대진연의 불법행위 중 나경원 의원실 사건, 윤소하 의원실 소포 테러 등 2건에 대해 영장을 신청했다. 윤 의원실에 소포 테러를 한 대진연 간부는 기소됐다. 나 의원실 사건 관련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