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유시민 눈치 보나" 질타… 민주당 의원들도 "언론 독립은 스스로 지키는 것"
  • ▲ 양승동 KBS 사장이 17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방송공사, 한국교육방송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양승동 KBS 사장이 17일 오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방송공사, 한국교육방송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위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KBS 국정감사에서 한국당이 양승동 KBS 사장의 사퇴를 주장했다. 한국당은 “양 사장이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눈치를 본다”고 질타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17일 국회에서 열린 과방위의 KBS 국정감사에서 한국당은 '양승동 나가레오' '근조 KBS'라고 쓴 피켓을 각 의원들의 모니터에 내걸고 양 사장을 힐난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은 "유시민이 유력 차기 대선주자라 알아서 머리 숙이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며 "KBS 사내 여론을 잘 알고 있지 않으냐. 사내 구성원들이 당장 제작거부를 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비난했다. 

    "조직 내팽개치고 유튜버에게 흔들려"

    그러면서 "외압에 흔들리지 말아야 하는 사장이 조직을 내팽개치고 유튜버에게 휘둘린다"며 "양승동 사장, 사퇴해야 하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유시민 이사장은 지난 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에서 KBS의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자산관리인인 김경록 씨 인터뷰 내용이 보도되지 않고 사전에 검찰에 유출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양 사장은 유 이사장의 의혹 제기 다음날인 9일 공식 조사와 함께 유 이사장 고발을 검토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유 이사장이 9일 라디오 방송과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제가 양 사장이라면 서둘러 해명하기 전에 김경록 인터뷰 영상과 내보낸 뉴스를 보고 점검할 것 같다" "최고경영자가 나서서 (KBS) 공신력의 위기를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말하자마자 KBS는 태도를 180도 바꿨다. KBS는 10일 보도본부 자체점검을 실시하고 외부인사를 포함하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박대출 한국당 의원은 "처음에는 (유 이사장을) 고발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유 이사장이 방송에서 한마디 하니까 바로 꼬리를 내렸다"며 "(유 이사장 유튜브 방송에서) 성희롱 발언까지 나왔는데 책임 물으실 거냐"고 추궁했다. 양 사장은 "성희롱 부분에 대해서 피해당사자 의사를 듣고 해나가고,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검토해보겠다"고 답했다.

    "KBS 일련의 사태는 내부 압력이 끓다 터진 것"

    무소속 김경진 의원은 양 사장을 향해 "알릴레오 사태 보도와 관련해서 불만이 있다거나 하는 취지의 요청이 청와대 관계자와 정치권으로부터 있었나?"라고 물었다. 양사장은 "없었다"고 짧게 답했다. 김 의원은 "KBS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사태는 압력이 안에서 끓다가 터진 것"이라며 "사장께서 말씀하신 내용을 얼마나 진실이라고 믿을 수 있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양 사장의 성급한 대응에 대한 비판이 나왔다. 김성수 민주당 의원은 "(유 이사장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자마자 회사가 성급하게 대응하고 구성원이 반발하자 물러섰다"며  "대응을 너무 서두르다 논란을 키웠다. 회사의 대응은 신중해야 한다"고 양 사장의 대응에 아쉬움을 표했다. 과방위 상임위원장인 노웅래 의원도 "양 사장이 (KBS) 소속 기자와 구성원을 보호하지 않고 외부 눈치를 너무 많이 본다"며 "언론의 독립성은 스스로 지키는 것"이라고 질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