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동 사장 해임 사유, 고대영 전 사장 2배… '경영진 인적쇄신'만이 KBS가 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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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동(사진) KBS사장이 2일 직원들에게 보낸 조회사에서 "공(功)보다는 과(過)가 눈에 쉽게 들어오는 게 인지상정이라, 지난 1년간 KBS가 거둔 성과들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고 밝힌 데 대해 "양 사장이 여전히 자신의 '무능함'을 직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KBS노동조합(위원장 정상문·이하 KBS노조)은 3일 배포한 '2% 부족? 98%가 무능! 고대영 해임 사유보다 2배 많고 더 명확'이라는 제하의 성명에서 "양승동 사장이 지난 2일 직원 조례와 기자간담회를 통해 밝힌 입장은 변명과 자화자찬 일색이었다"며 "자신을 포함한 경영진의 '인적쇄신'이 'KBS 변화'의 기본 전제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애써 외면한 채 억지로 만든 성과를 과대포장하기 바빴다"고 비판했다.
"욕 먹고 '재난방송 시스템' 고친 게 성과?"
KBS노조는 "양 사장 발언의 백미는 바로 '2%가 부족했다'는 말이었다"며 "양 사장은 '우리의 2% 부족함을 메울 수 있다면, 시청자들의 관심을 수신료 분리징수 이슈보다 수신료 현실화 쪽으로 옮겨가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이는 현실과 매우 동떨어진 발언"이라고 일축했다.
KBS노조는 "양 사장은 재난방송 시스템을 개편한 것을 주요 성과로 포장했는데, 이는 강원도 산불사태를 늦장보도해 재난방송 주관사로서의 위상이 추락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에 불과하다"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친 것도 성과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KBS가 진행 중인 '지역총국 활성화'도 지역국의 축소 또는 폐지를 예고하고 있어 시청자와 정치권에서 격렬히 비난받는 상황인데, 양 사장은 이를 또 하나의 성과로 포장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성 메인 앵커'를 세운 것이나 '출입처제도 폐지' '새로운 콘텐츠 런칭'은 성과가 아니라 실험"이라며 "실험의 결과가 좋으면 성과가 되는 것이지, 실험 자체를 성과라고 하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양승동 사장 해임 사유, 고대영 전 사장 2배"
그러면서 KBS노조는 지난해 1월 '조직관리 능력' 등을 이유로 해임된 고대영 전 KBS사장의 경우를 들며 "양승동 사장의 해임 사유가 고 전 사장보다 2배 이상 많다"고 강조했다.
KBS노조에 따르면 고 전 사장은 당시 KBS이사회에서 ▲KBS 최초 지상파 재허가 심사에서 합격점수에 미달 ▲KBS의 신뢰도·영향력 추락 ▲파업사태를 초래하고 해결하지 못함 ▲방송법·단체협약 등을 위반한 징계 남발 ▲허위·부실보고로 이사회 심의·의결권 침해 ▲보도국장 재직 시 금품 수수 및 보도본부장 재직 시 도청 의혹 등이 해임 사유로 인정돼 문재인 대통령에 의해 해임됐다.
반면 양 사장의 경우 ▲세월호 참사 당시 노래방 유흥으로 KBS 품위 훼손 ▲경영능력 부족으로 인한 컨트롤타워 부재 ▲사상 최악의 KBS 재정위기 초래 ▲재난보도 참사 등 각종 방송사고로 방심위 주의 및 징계 초래 ▲편향성과 경쟁력 하락으로 인한 KBS 뉴스9 시청률 한자릿수 고착화 ▲KBS 전 직원 대상 불신임 87.3% ▲근로기준법 위반(부당노동행위 등) ▲과반 노조에 대한 이사회 허위 보고로 직급체계 개편안 의결 ▲일방적인 지역국 축소 추진으로 지역 시청자 외면 야기 ▲수신료 거부 청원 20만 돌파 등 KBS 신뢰도 하락 초래 ▲특정 노조 위주의 인사와 경영으로 인한 KBS의 노영화 ▲시사기획 창 관련 청와대 외압 의혹 등, 고 전 사장보다 훨씬 많은 해임 사유가 있다는 게 KBS노조의 주장이다.
"양승동 사장, 98%가 무능… 마땅히 퇴진해야"
이와 관련, 지난달 27일 '양승동 사장 해임안 의결 요청서'를 KBS이사회에 전달한 KBS노조는 "고 전 사장과 비교해볼 때 양 사장은 단지 2%가 부족한 게 아니라, 스스로 성과라고 주장하는 것을 다 인정해주더라도 98%가 무능하기 때문에 퇴진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BS노조는 "양 사장은 각종 방송사고와 신뢰도 하락을, 과거 7~8년에 걸쳐 무너진 KBS의 근간을 바로 잡는 과정에서 발생한 '시행착오'라고 변명하고, 또 남 탓 타령을 했다"면서 "양 사장의 내로남불, 현실외면은 1년 반이 지났는데도 변함이 없다. 가식과 모순만 늘었다. 제발 이청득심(以聽得心)을 해주시고 퇴진하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