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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일 오전 열린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창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선광 롯데문화재단 대표.ⓒ롯데문화재단
한국에서 국제 오르간 콩쿠르가 창설된다.롯데문화재단과 한국오르가니스트협회는 2020년 9월 19일부터 26일까지 '제1회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를 공동 개최한다.국내 연주자를 대상으로 한 콩쿠르는 열린 적은 있지만, 국제적인 규모는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은 1988년부터 무사시노-도쿄 국제 오르간 콩쿠르, 중국은 2017년 상하이 국제 오르간 콩쿠르를 창설해 운영하고 있다.오자경(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교수) 오르가니스트협회 이사장은 18일 오전 롯데콘서트홀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그간 재정적인 지원 부족과 오르간 음향이 최적화된 공연장이 없어 출범이 늦어졌다"며 이번 콩쿠르를 통해 재능있는 젊은 오르가니스트를 발굴하고 오르간 음악을 대중에게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
- ▲ 롯데콘서트홀 내부 전경.ⓒ롯데문화재단
웅장하면서도 다양하고 신비로운 소리를 내는 파이프오르간은 모차르트와 베토벤이 '악기의 제왕'이라 극찬했던 악기다. 외국에서 오르간을 제작할 때 '만들다(make)'가 아닌 '건설하다(build)'의 의미로 통한다. 악기이자 하나의 건축물인 셈이다. 중세시대에는 성당과 교회 건축의 기준이 되기도 했다.롯데콘서트홀은 국내 최초로 파이프오르간이 설치된 클래식 전용 홀로 2016년 8월 개관했다. 이곳 파이프오르간은 오스트리아 빈 '무지크페라인 황금홀'의 파이프오르간을 제작한 리거사에서 총 25억원의 비용을 들여 제작했다. 디자인 개발부터 설치·테스트까지 2년 8개월의 기간이 소요됐으며, 5000여 개의 파이프로 구성된 68스톱(stop)의 대규모를 자랑한다.김선광 롯데문화재단 대표는 "우리나라 파이프오르간의 역사는 짧지만 최규미가 지난 7월 '세인트 올번스 오르간 국제 콩쿠르'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우승하는 등 현재 외국에서 활약하는 오르가니스트는 많다. 국제적인 명성에 걸맞은 파이프오르간 콩쿠르 개최를 통해 한국 클래식 음악의 위상을 드높이겠다"고 밝혔다.오르간 콩쿠르는 1988년 9월 1일 이후 출생자에 한해 국적에 관계없이 참가할 수 있다. 2020년 4월 30일 서류 접수 후 6월 중 서류전형 합격자를 발표를 거쳐 9월 22일 본선 1차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23일 본선 2차와 25일 결선은 롯데콘서트홀에서 펼쳐진다. 이어 26일 시상과 갈라 콘서트로 마무리된다. -
- ▲ 18일 오전 롯데콘서트홀에서 '한국 국제 오르간 콩쿠르' 창설 기자간담회가 열렸다.ⓒ롯데문화재단
콩쿠르 1위 수상자에게는 8000달러의 상금과 향후 2년간 롯데콘서트홀의 기획공연 출연기회가 주어진다. 2위 수상자에게는 5000달러(오르간 제작사 리거사 후원), 3위 수상자에게는 3000달러의 상금이 수여된다. 현대음악 연주와 해석에 있어 탁월한 실력을 보인 참가자에게 작곡가 박영희의 이름을 딴 '박영희 특별상'을 수여한다.재독 작곡가 박영희는 도나우에싱겐 음악제를 통해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으며, 2011년까지 독일 브레멘 국립음대에서 후학을 양성했다. 2009년에는 저명한 베를린 예술원의 정식 회원으로 선정됐고, 주한독일문화원은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2016년부터 '박영희 작곡상'을 제정해 매년 시상하고 있다.롯데문화재단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치러지는 국제콩쿠르인 만큼 심사위원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유럽 3개국의 대표 오르가니스트 아르비드 가스트(독일), 데이비드 티터링톤(영국), 미셸 부바르(프랑스)를 초빙했다. 아울러 오자경· 신동일 교수와 일본의 나오미 마추이가 참여한다.19일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앞둔 아르비드 가스트는 "한국 오르가니스트들이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환상적인 건반 테크닉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피아노를 많이 훈련해서 쳐야하기 때문인 것 같다. 또 동기부여가 돼 있어 열정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공부하고 있다"고 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