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싸우는가> 부산서 첫 지역 출간기념회... "내 고향 영도에 책임감 느껴"
  • ▲ 이언주 무소속 의원. ⓒ이종현 기자
    ▲ 이언주 무소속 의원. ⓒ이종현 기자
    이언주 무소속 의원(경기 광명시을)이 차기 총선에서 ‘부산 중구·영도구 출마’를 염두에 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이 의원이 이 지역 활동을 넓히며 “내 고향 영도” 등 발언을 자주 하는 것이 그 방증이다. 관건은 이 의원이 어느 정당 소속으로 출마할 것인가다. 이 의원의 자유한국당행(行)이 점쳐지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이 한국당에 ‘영도 전략공천’을 협상 카드로 내밀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 의원은 지난 7월25일 부산시 서면 영광도서에서 저서인 <나는 왜 싸우는가> 출판 기념 사인회 및 특강을 가졌다. 7월22일 국회에서 첫 출판기념회를 연 뒤 첫 지역 행보로 부산을 택한 것. 

    이 의원은 이날 “부산은 고향이다. 어릴 적 아버지가 해운회사를 다닐 때 일터에 많이 따라다녔다. 밤낮없이 연안부두, 컨테이너 하역장을 봤다”고 부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그는 “1980~90년대 경제가 피크를 달릴 때 부산에서 학교를 다녔다”며 “이후에도 르노삼성에 있었고, 공단지역을 자주 갔다. 부산경제에 애정이 크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 시민들이 저를 굉장히 아껴주시고, 기대를 많이 해주셔서 책임감이 크다”며 “많은 시민 분들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게)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하셨다. 짧게는 부산 발전, 길게는 국가 발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영도에 대해 “내가 부산에 출마한다면 고향 영도를 빼놓고 생각할 수 없다”며 “영도여고를 다니면서 아침마다 해 뜨는 걸 보면서 등교했다. 영도는 부산 안에서도 특별하다. 영도에 대한 책임감이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로써 그동안 말만 무성했던 이 의원의 부산 영도 출마가 가시화됐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영도는 김무성 현 지역구 의원이 지난해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하며 사실상 무주공산인 상태다. 

    영도지역구 김무성 '불출마' 선언

    이 의원이 같은 날 부산지역 유튜브 방송 ‘쎈걸’에 출연한 것도 이 같은 관측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쎈걸’은 부산지역 정치권 인사들이 출연해 지역현안과 중앙정치권에 대해 토론하는 프로그램이다. 지역 인사들이 주로 출연하기 때문에 현 지역구가 경기도인 이 의원의 출연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컸다. 

    결국 관건은 이 의원이 어느 당의 이름표를 달고 출마하느냐다. 현재로서는 한국당행이 유력해 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제1야당인 한국당을 무시할 순 없지만, 역할도 제대로 못하고 화끈한 부산사람 스타일에 부합하지 못하는 게 사실”이라며 한국당의 단점을 평가하는 동시에 “통합이든, 연대든 보수가 연합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내가 한국당에 입당하는 게 도움이 될지 고민해봐야 할 사안”이라며 입당 가능성을 열어뒀다. 

    일각에서는 이 의원이 ‘입당’과 ‘전략공천’을 한국당에 거래 조건으로 내걸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지난 7월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황교안 당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총출동한 만큼 이 의원을 향한 한국당의 ‘러브콜’은 공공연히 증명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 의원이 섣불리 한국당행을 결정짓지 않는 것은 총선 전 ‘확실한 카드’를 보장받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최근 한 지역신문을 보니 ‘이 의원이 전략공천을 원한다’는 말이 있더라”며 “이해는 간다. 이 의원은 영도 출생이라고 해도 지역기반이 별로 없다. 의원활동도 줄곧 수도권(경기)에서 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의원이 ‘보수 통합 아이콘’으로 제 몸값 불리기에 어느 정도 성공한 것 같은데, 그러니 무혈입성하려는 욕심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도 “한국당에서 대놓고 입당을 권유한 것과 마찬가지인데, 이 의원이 입당하지 않고 무소속 신분을 유지하는 것은 어떤 눈치를 보는 중”이라며 “한국당이 꽃가마를 태워주길 기다리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영도에 이 의원을 전략공천할지는 두고 봐야 한다. 이 의원의 네임밸류는 높을지 몰라도 지역에서 파급력은 미지수”라는 것이다. 

    이 의원은 제19대 국회의원선거에서도 현 지역구인 경기도 광명시을에 전략공천받아 전재희 새누리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