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고노, 아세안+3 외교장관 회의서 설전 직후 회담…폼페이오는 웃기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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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에서 한국을 제외시킨다고 발표한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는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다. 한국 내에서는 이 자리에서 미국이 중재를 하면 일본이 제재 조치를 철회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지만 회의는 30분 만에 성과 없이 끝났다.
- ▲ 지난 2일 태국 방콕에서 회담을 가진 뒤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는 한미일 외교장관.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회담 내용은 상세히 전해지지 않았지만,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한미일 외교장관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회담 이후 기자들에게 “미국도 회담에서 이 (한일 간의) 상황에 대해 많은 우려를 갖고 있었고, 앞으로 어렵지만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할 역할을 다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강경화 장관은 “일본 측의 이번 화이트리스트 개정 결정에 강한 유감 표명을 전달했다”면서 “즉각 철회, 그리고 협의를 통해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대화오 나오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사태가 있기 전까지 우리가 끝까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자는 이야기를 전했고, 미국도 같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데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강 장관은 미국도 한국의 문제 제기에 공감했다고 주장했지만, 회담 이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사진을 촬영할 때 웃는 얼굴을 보여주기만 했을 뿐 한일 간에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아무 답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회담의 구체적 내용은 전해지지 않았지만, 강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간의 냉랭한 분위기에서 양국 간의 의견 충돌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서로 악수도 하지 않고, 표정도 시종일관 굳어 있었다.
이날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전 강 장관과 고노 외무상은 아세안+3 외교장관 회의서 설전을 벌였다. 강 장관이 “아세안 국가들도 우려하고 있다”며 일본의 수출규제 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자 고노 외무상은 “아세안 친구들에게 그런 말을 들은 적이 없다”고 반박하며 설전을 벌여, 한 때 회의장 분위기가 냉랭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때문에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에서도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한 일본의 조치가 철회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