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조기경보기까지 띄웠는데 오작동이라니… 안규백 "러시아 주장은 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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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뉴시스
러시아 정부는 전날 자국 군용기의 우리 영공 침범에 대해 "기기 오작동에 의한 것이었으며, 의도된 것이 아니었다"는 견해를 우리 정부에 전달했다고 24일 청와대가 밝혔다.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러시아 차석무관이 전날 오후 3시쯤 국방부 정책기획관을 만나 "이번 사태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 러시아 국방부에서 즉각 조사에 착수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전했다.우리 측에 침범 시간·위치·좌표·캡처사진 요구윤 수석에 따르면, 러시아 측은 영공 침범에 대해 우리 정부에 "기기 오작동으로, 계획되지 않은 지역에 진입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한국 측이 갖고 있는 영공 침범 시간·위치·좌표·캡처사진 이런 것들을 전달해 주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윤 수석은 또 러시아 측이 "오늘(23일) 비행은 사전에 계획된 것이었다. 중국과 연합 비행훈련이었다"며 "계획된 경로대로였다면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러시아 당국은 국제법은 물론이고 한국의 국내법도 존중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러시아 측은 또 "의도가 없다는 것을 한국 측이 믿어주기 바란다"며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한·러 공군 간 회의체 등 긴급 협력체계가 발전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중국군도 기기 오작동? 靑, 아무런 해명 없어청와대는 이날 러시아 측 해명을 소개하면서 중국 군용기(H-6 폭격기) 2대가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카디즈)을 침범한 데 대해서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사건 당시 러시아는 총 3대의 군용기(H-95 폭격기 2대, A-50 조기경보통제기 1대)가 KADIZ에 진입하고, 이 중 1대(A-50 조기경보통제기)가 우리 영공을 두 차례에 걸쳐 7분 동안 무단 침범했다. 청와대는 영공을 침범한 군용기 1대에 대해서는 '오작동 때문'이라는 러시아 측 해명을 공개했지지만, KADIZ만 침범한 나머지 러시아 군용기 2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나머지 러시아 군용기 2대도 오작동?이런 가운데, 우리 영공 침범이 "기기 오작동 때문이었다"는 러시아 측 해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군용기는 각 국가의 최첨단 항공·전투기술의 집약체인 데다, 자칫 국가 간 무력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소한 오작동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게 일반적 평이다.이날은 공교롭게도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방한하는 날이었다. 일본의 수출제한 조치로 불거진 한일 갈등이 한·미·일 3각 안보협력체계까지 위협하는 단계로 번지자 진화에 나선 것이다. 같은 날 북한은 배수량 3000t 이상으로 추정되는 신형 잠수함을 전격 공개했다. 이를 두고 최근 한·미·일 동맹에 금이 간 틈을 타 중·러·북이 의도적인 도발에 나서며 동맹을 과시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안규백 "러시아, 실수 아니라 의도적·계획적 행동"안규백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방부의 보고를 받은 뒤 기기 오작동이라는 러시아 해명에 대해 "침범 의도가 없었다는 것은 허언"이라며 "조기경보기까지 작동했기 때문에 실수가 아니라 의도적이면서도 계획적인 행동이라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윤 수석은 '러시아 측으로부터 오작동 판단 근거자료를 받은 게 있느냐' '의도가 없었다는 러시아의 해명을 신뢰하느냐'는 질문에 "구체적인 사안은 조금 더 알아보고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