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없이 선거 치르더라도" … 원칙 온데간데기승전 '차출론'에 매달려 … 자생력 잃은 국힘공정성 버린 맞춤형 룰 … 뿌리째 흔들린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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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승민 전 의원이 1월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통일교·공천헌금 '쌍특검'을 요구하며 엿새째 단식농성중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만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는 모습. ⓒ뉴시스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공천에서 원칙을 흔들며 '차출 정치'에 기대고 있다. 경기지사 후보군이 사실상 고갈되면서 유승민 전 의원을 다시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지만 이는 공천 원칙 붕괴를 자인하는 신호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28일 경기지사 공천 신청자는 양향자 최고위원과 함진규 전 한국도로공사 사장 두 명이다.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들로 본선 경쟁력이 부족하다고 보고 추가 공모나 전략 공천을 검토하고 있다. 애초 '경쟁력 중심 공천'을 내세웠으나 정작 경쟁을 통해 후보를 추려내기보다 외부 인사를 찾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이정현 공관위원장은 수도권 선거를 보수 재건의 핵심 승부처로 규정하며 중량급 인사의 등판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지난 26일 페이스북에 "경기는 이제 행정 경험을 넘어 대한민국 경제를 설계해 본 인물의 결단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적었다.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유 전 의원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인 유 전 의원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경력을 쌓은 경제 전문가다.문제는 이러한 접근이 공천 기준의 일관성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7일 "공정성과 독립성을 지키면서 경쟁력, 성과, 미래 비전을 기준으로 국민께서 납득할 수 있는 공천을 하겠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지역별로 서로 다른 잣대를 적용하며 '고무줄 원칙'이라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경선 원칙을 강조하다가도 다른 지역에서는 전략 공천을 이유로 룰 자체를 바꿨다.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두고 기준을 뒤집는 모습이 반복되면서 공정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먼저 이 공관위원장은 당초 혁신 선거대책위원회 발족 등을 조건으로 내세운 오세훈 서울시장이 광역단체장 후보 등록 마감일인 지난 8일까지 공천 신청을 하지 않자 "후보 없이 선거를 치르는 한이 있더라도 공천 기강은 반드시 세우겠다"고 단언했다.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9일 페이스북에 "세상이 특정 개인 중심의 '오동설(吾動說)'로 움직이지 않듯 공천 또한 누구의 기대나 계산이 아니라 규정과 질서 위에서만 이뤄질 것"이라며 이같이 적었다.그러나 지난 12일 오 시장을 겨냥한 재공모에도 응하지 않자 17일 재재공모를 했다. 오 시장은 재재공모 끝에 서울시장 후보로 등록했다. 당초 "원칙을 지키겠다"던 공관위가 특정 인물을 붙잡기 위해 기준을 뒤집었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다. -
- ▲ 이정현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충북지사 공천 심사 결과 발표를 하는 모습. ⓒ서성진 기자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관위 회의에서 재재공모를 결정한 뒤 기자들에게 "이번에는 (오 시장이) 꼭 공천에 참여해 경쟁을 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호소했다.지도부도 원칙보다 상황 대응에 치우친 모습이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26일 채널A '뉴스A'에 출연해 유 전 의원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영입하는 방안에 대해 "경쟁력 있는 후보를 위해선 열어놓겠다"고 밝혔다.실제로 장 대표 등 당 핵심 인사들이 유 전 의원 측에 잇따라 접촉해 역할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결국 당이 자체 후보군을 키워내지 못했다는 방증에 가깝다는 것이 정치권의 견해다.유 전 의원을 선대위원장으로 전면에 세우려는 구상도 동시에 거론된다. 중도층과 수도권, 청년층을 아우를 수 있는 상징성을 기대하는 것이다. 오 시장 측에서도 유 전 의원이 혁신선대위에 합류하면 선거 전체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정작 당사자인 유 전 의원은 선을 긋고 있다. 경기지사 출마를 비롯해 어떠한 역할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정치적 거리두기'를 이어가고 있는 셈이다.이처럼 '유승민 차출론'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배경에는 구조적인 인재난이 자리잡고 있다. 수도권 핵심 지역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사전에 발굴하지 못한 채 선거가 임박해서 외부 카드를 찾는 방식이 고착화된 것이다. 이는 공천 시스템 자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신호다.더 큰 문제는 공관위가 제시한 원칙이 상황에 따라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공천 과정에서 기준이 수시로 바뀌면서 당내 신뢰도 역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특정 인물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룰이 조정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경선 자체의 정당성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실제로 최근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 역시 이러한 불신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지역에서는 컷오프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논란이 제기됐고 다른 지역에서는 추가 공모를 통해 판을 다시 짜는 사례가 이어졌다. 공관위가 스스로 내세운 기준을 지키지 못하면서 혼선이 반복되는 구조다.결국 이번 경기지사 공천은 단순한 후보 선정 문제가 아니라 공천 시스템 전반의 신뢰를 시험하는 국면으로 번지고 있다. 공관위가 어떤 선택을 하든 '고무줄 기준' 논란을 넘어서지 못한다면 수도권 선거 전략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이에 대해 김준일 정치평론가는 "혁신 공천이고 하더라도 기준이 일관되게 있었으면 이 정도까지 문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땜질식 처방을 하는데 당사자들이 수긍할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국민의힘은 경기지사 후보 선정을 위해 추가 공모와 전략 공천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다만 유 전 의원이 끝내 역할을 거부하면 대안 부재가 그대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한편 유 전 의원은 지난 27일 천안함 16주기를 맞아 "우리는 북한의 도발에 한 마음으로 결연히 맞서야 한다"며 "조국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용사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국방과 보훈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