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상원 '블링크 액트' 의결… 북한과 거래하는 중국 대형은행에 '세컨더리 보이콧'
  • ▲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한국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만나는 프레드 웜비어 씨. 故오토 웜비어 씨의 부친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난해 2월 평창동계올림픽 당시 한국에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만나는 프레드 웜비어 씨. 故오토 웜비어 씨의 부친이다.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 상원이 일명 ‘웜비어 법’으로 불리는 ‘블링크 액트(BLINK Act)’ 조항을 담은 내년도 국방예산법안(국방수권법)을 통과시켰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보도했다. ‘블링크 액트’는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기업과 기관, 개인을 제재한다’는 내용이다. 방송은 “이번 법안이 중국 대형은행을 겨냥한 것”이라고 전했다.

    방송은 “미국 상원이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북한의 국제금융체제 접근을 원천봉쇄할 목적으로 마련한 대북제재 강화 법안 ‘블링크 액트’를 2020회계연도 국방수권법에 포함시킨 뒤 의결했다”고 전했다.

    ‘블링크 액트’는 2017년 6월 고 오토 웜비어가 사망한 뒤 미국 의회에서 발의한 법안이다.  대북제재에 ‘세컨더리 보이콧(유관 3자 제재)’을 적용한다는 내용으로, 정식 명칭은 ‘오토 웜비어 대북 은행업무 제한법’이다.

    크리스 밴 홀른 민주당 상원의원이 국방수권법 수정안 형태로 제출한 법안은 표결에서 찬성 86, 반대 8표로 통과됐다. 방송에 따르면, 밴 홀른 의원은 이 법안 표결에 앞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은 적어도 1~2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 중"이라며 “두 번의 미북 정상회담에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은 계속되고 있으므로 최대 압박을 가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밴 홀른 의원은 이어 중국이 대북제재를 위반한다며 세컨더리 보이콧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방송 또한 ‘블링크 액트’가 포함된 2020 국방수권법이 대북제재를 위반하는 중국 은행들을 겨냥했다는 상원의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케미컬 은행, 모건 그렌펠 등 금융가에서 근무했던 팻 투미 상원의원(공화·펜실베니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국 정부가 개인 또는 기업들의 대북제재 위반을 외면한다는 증거가 많고, 기존의 대북제재도 충분히 이행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세컨더리 보이콧이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투미 의원은 “2020 국방수권법은 중국 은행들에 매우 간단한 선택을 제시한다”며 “미국과 북한, 두 나라 가운데 한 나라와 거래할 수 있지만, 두 나라와 모두 거래할 수는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 웜비어의 고향을 지역구로 둔 롭 포트먼 의원(공화·오하이오)도 이날 “중국 은행들은 미국과 거래하려면 올바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며 “올바른 결정이란, 북한 주민들과 외국인의 인권을 유린하는 (김정은) 정권과는 거래하면 안 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미 상원에서 통과된 2020 국방수권법이 현안대로 시행될 경우 북한과 계속 거래하는 중국 은행과 기업, 개인에는 ‘세컨더리 보이콧’이 적용돼 미국 법에 따라 ‘달러 거래’ 자체가 금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