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유엔 협약 거론하며 ‘美 위법’ 주장… 유엔 측 “北 언급 조약, 발효 안된 상태”
  • ▲ 21일(현지 시간) 유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뉴시스.
    ▲ 21일(현지 시간) 유엔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뉴시스.
    북한이 미국 측에 자국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Wise Honest)'호의 반환을 촉구하며, 근거로 제시한 유엔 협약이 아직 발효되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의 소리(VOA)'방송에 따르면, 김성 유엔주재 북한 대사는 21일(현지 시간) 기자 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그는 "2004년 채택된 '국가와 국유재산 관할권 면제에 대한 유엔협약'에 따르면 주권 국가의 소유물은 타국의 국가 법에 적용 받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와이즈 어네스트'호 몰수 조치는 유엔 협약 위반"이라고 주장하며 선박을 돌려줄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VOA측이 에리 가네코 유엔 사무총장 부대변인에게 해당 조약에 대해 문의한 결과 "언급한 그 유엔 조약은 아직 발효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한다.

    실제로 유엔 웹사이트의 조약 목록을 살펴보면 해당 조약에 대해서 "30번째 국가의 비준이 있고서 30일째 되는 날에 효력을 발휘한다"고 돼있으며 2019년 5월 21일 현재 서명 28개국, 비준 22개국으로 'Not yet in force(발효 되지 않음)'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즉, 김성 대사는 아직 효력이 발효되지 않아 현재로선 '의미 없는' 조약을 내세워 미국의 북한 화물선 몰수 조치가 부당하다고 공식 석상에서 주장했다는 설명이다.

    미 법무부는 지난 9일 북한 석탄의 불법 운송에 투입돼 유엔 대북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화물선 '와이즈 어니스트'호에 대한 압류 조치를 취했고, 이에 따라 인도네시아에서 억류돼있던 이 선박은 미국령인 사모아로 옮겨졌다.

    북한 당국은 이에 반발하며 지난 17일에는 김성 유엔주재 북한대사가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미국의 이번 압류 행위가 국제법에 위배된다고 항의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 서한에서 그는 미국에 대해 '날강도적인 나라'라고 강도 높은 비난을 한 것으로 알려져다.

    이에 그치지 않고 21일의 기자 회견에서 김성 대사는 "미국의 압류 행위가 6·12 싱가포르 미북 공동성명의 정신을 완전히 부정하는 처사"라고 지적하고 "미국은 극악한 행위가 향후 사태 전개에 가져올 결과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라며 선박의 반환을 재차 촉구했다.

    북한 측의 이와 같은 강력한 요구에 대해 미 국무부는 대북 제재 이행 원칙을 재확인하며 일축했다. 다만, 대화를 이어 가겠다는 기조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메시지도 전달했다.

    21일(현지 시간) '미국의 소리(VOA)'방송에 따르면, 김성 대사의 기자회견에 대한 논평 요청에 대해 미 국무부 관계자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결정한 대로 국제적 (대북)제재는 유지될 것이며 모든 유엔 회원국들에 의해 이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그가 말했던 것과 같이, 김정은이 비핵화를 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지킬 것으로 믿고 있다"며 "미국은 이 목표 달성을 위해 북한과 외교 협상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