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서 두번째로 큰 선박 와이즈 어네스트’호… 석탄 원심분리기 등 운반
  • ▲ 북한 선적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호.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북한 선적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호. ⓒ뉴시스 AP.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미국정부가 북한 선적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호를 나포, 몰수 절차에 돌입한다고 9일(이하 현지시간) 밝혔다. ‘와이즈 어네스트’호는 북한산 석탄을 인도네시아로 운반했던 배다. 북한은 두 번째로 큰 화물선을 빼앗기게 됐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국은 연방법원이 지난해 7월 발부한 압류영장에 따라 ‘와이즈 어네스트’호를 나포했다. 이 영장은 미 연방검찰이 신청한 것이다. 미 연방경찰과 해안경비대는 “와이즈 어네스트호는 현재 태평양 공해상에서 미국령 사모아섬으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미 연방검찰은 “와이즈 어네스트호의 선주로 돼 있는 북한 ‘조선송이무역회사’ 대표 권철남이 석탄 운반비를 지불하면서 미국 금융기관이 연계된 계좌를 통해 75만 달러를 송금하는 등 ‘와이즈 어네스트’호와 관련 업체, 개인은 미국의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미 연방검찰이 낸 보도자료에 따르면, 북한 대형 화물선 ‘와이즈 어네스트’호는 지금까지 북한산 석탄을 해외로 운반하고, 해외에서 구매한 중장비를 북한으로 운송했다. 또한 유지보수 및 정비작업에 미국 달러를 사용했고, 대북제재 위반 사실을 몰랐던 뉴욕 소재 미국 은행을 이용해 외환거래를 했다.

    ‘와이즈 어네스트’, 원심분리기 등 北에 반입

    '미국의 소리' 방송에 따르면, 미 연방검찰의 기소장에는 권철남과 관련자들이 이메일로 주고받은 내용 일부가 공개돼 있다. 권철남은 처음 중국 위안화로 거래하려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제3자가 갖고 있던 달러 표시 계좌를 이용했다.

    ‘와이즈 어네스트’호는 또 북한으로 수출금지된 품목도 실어 날랐다. 2016년 11월 중국 산둥성 옌타이항에서 대형 분쇄기와 원심분리기를 남포항으로 운송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다시 북한산 석탄을 싣고 출항하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찍혔다.

    ‘와이즈 어네스트’호를 수사한 미 연방수사국(FBI) 뉴욕지부는 “이번 압류는 외부의 적들이 미국을 위협하는 무기를 개발할 때 미국 금융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분명한 신호로 작용할 것”이라며 “미국의 방첩활동은 미국인 보호에 중점을 둔다”고 밝혔다.

    ‘와이즈 어네스트’호는 2만7000t급 대형 벌크 화물선으로, 북한이 소유한 선박 가운데 두 번째로 크다. 미국의 소리 방송은 “고철값만 300만 달러(약 35억4000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평가했다.

    ‘와이즈 어네스트’호는 2018년 4월 북한 남포항에서 선적한 석탄 2만6500t을 인도네시아로 실어 나르다 현지 당국에 적발돼 1년 동안 억류됐다. 이 석탄을 옮겨 싣고 출항한 파나마 선적 화물선 ‘동탄’호는 입항할 곳을 찾지 못해 열흘째 동지나해 공해상을 떠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