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7일 오후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연출가 임영웅 50년의 기록展' 오프닝 행사에서 임영웅 연출가의 딸인 임수진 소극장 산울림 극장장이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연합뉴스
    ▲ 7일 오후 서울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연출가 임영웅 50년의 기록展' 오프닝 행사에서 임영웅 연출가의 딸인 임수진 소극장 산울림 극장장이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연합뉴스
    "벌써 5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돌이켜보면 그동안 많은 배우들과 관객들이 함께 고도를 기다려왔고, 고도가 오지 않더라도 늘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약 1500회 공연, 총 40명이 넘는 배우가 출연했으며 지금까지 22만 명이 넘는 관객이 다녀갔다. 국내 연극 무대에 선보인지 50년을 맞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얘기다.

    이성열 국립극단 예술감독은 연극계에서 '고도를 기다리며'가 갖는 위치에 대해 "공연 형식이 반세기 가까이 지금까지도 현대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을 만큼 처음 만들어진 당시부터 대단히 현대적이고 보편적인 연출을 완성하셨다"고 밝혔다.

    1969년 임영웅 연출(85)로 한국일보 소극장에서 초연된 '고도를 기다리며'는 사무엘 베케트의 원작으로 부조리극은 난해하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한국 연극사에 큰 획을 그었다. 이 공연을 계기로 1970년 극단 산울림이 탄생했다.

    이후 임영웅 대표와 그의 아내인 오증자 교수가 마포구 서교동에 사재를 털어 1985년 소극장 산울림을 개관했다. 현재 소극장 산울림은 임영웅의 딸인 임수진이 극장장 자리를 이어 받아 운영하고 있으며, 완성도 높은 국내외 문제작을 지속적으로 공연하고 있다.

    임영웅 대표는 1948년 서라벌예술대학 연극영화과에서 연극 연출을 전공하고 조선일보 문화부 기자로 활동했다. 1955년 '사육신'을 통해 연극계에 데뷔했으며, 1966년 한국 최초의 뮤지컬이라 할 수 있는 '살짜기 옵서예'를 연출했다. 

    그는 '고도를 기다리며'를 초연한 이래 각종 연극상을 수상하고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으며 한국 연극의 위상을 높였다. 2016년에는 60여 년간 대한민국 연극계와 문화예술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 ▲ '연출가 임영웅 50년의 기록展' 오프닝 행사에서 임 연출가와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마포문화재단
    ▲ '연출가 임영웅 50년의 기록展' 오프닝 행사에서 임 연출가와 유동균 마포구청장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마포문화재단
    지난 7일 오후 마포아트센터(이창기 대표)에서 '연출가 임영웅 50년의 기록전' 개막 행사가 열렸다. 오는 25일까지 마포아트센터 스튜디오Ⅲ에서 무료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임영웅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 초연 50주년을 기념하는 최초의 아카이브전이다.

    이날 행사에는 임영웅·오증자 부부, 장녀 임수진 산울림극장장, 차남 임수현 극단산울림 예술감독을 비롯해 이순재, 전무송, 오현경, 손숙, 예수정, 김성녀, 이호재 등 원로배우들과 이방주 이해랑연극재단 이사장, 연출가 한태숙, 손진책,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 등 공연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임수진 산울림극장장은 "50년간의 모든 기록과 영상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아버지의 역사는 산울림의 역사다. 동시에 함께 해주신 모든 배우들과 스태프들, 관객들이 이뤄낸 현대 연극의 역사이기도 하다"며 휠체어에 탄 임영웅 연출을 대신해 감사인사를 전했다.

    배우 윤석화는 "임영웅 선생님과는 공연을 10여편 함께 했다. 지칠 때마다 낮 공연과 저녁 공연 사이 손수 빈대떡을 부쳐주시는 제게 아버지같은 분이다. 사랑하고 존경합니다"며 "예술가의 긴 여정을 아카이브전으로 마련해준 마포문화재단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연출가 임영웅 50년의 기록전'은 임 연출의 작품을 총망라한 연극사적으로도 귀중한 사료 300여 점이 전시된다. 전시장에 마련된 기념스탬프를 리플렛에 찍어서 지참하면 국립극단 '고도를 기다리며'(5.9~6.2, 명동예술극장) 공연을 20% 할인받을 수 있다.
  • ▲ '연출가 임영웅 50년의 기록展' 오프닝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마포문화재단
    ▲ '연출가 임영웅 50년의 기록展' 오프닝 행사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마포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