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명 중 15명 동참… 유승민·안철수 중심 새 지도부 구성 논의 구체화
  • ▲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이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김관영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성원 기자
    ▲ 바른미래당 유의동 의원이 7일 국회 정론관에서 김관영 원내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박성원 기자
    패스트트랙 강행으로 사퇴 요구를 받는 바른미래당 지도부가 벼랑 끝에 몰렸다. 7일 유승민계·안철수계를 중심으로 한 바른미래당 의원 15명은 김관영 원내대표의 퇴진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 소집 요구서를 제출했다. 사실상 ‘지도부 불신임’ 요구서를 제출한 셈이다. 

    유의동 의원은 이날 오전 “선거제도 개편안 등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발생한 많은 문제점을 치유하고 대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에 의총 소집을 요구하게 됐다”며 소속 의원 15명의 서명이 담긴 의총 소집 요구서를 당에 제출했다. 당 소속 의원 24명 중 절반이 넘는 숫자다. 

    소집 요구서에는 정병국·유승민·이혜훈·오신환·유의동·정운천·지상욱·하태경 의원 등 유승민계 8명과 김삼화·김수민·김중로·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 등 안철수계 6명이 서명했다. 바른미래당 정국의 핵심으로 떠오른 호남계 권은희 의원도 동참했다.

    친(親)지도부 성향의 권은희 의원까지 사실상 ‘당 지도부 불신임’ 연판장으로 불리는 의총 소집 요구서에 동의하며 지도부가 설 곳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내 호남계를 제외하고는 모두 지도부에 등을 돌린 셈이다. 

    김관영 “당 지켜야 할 책임”... 사퇴 거부 

    김관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바른미래당을 지켜야 할 책임이 있다”며 사퇴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김 원내대표는 “(의총을 소집한 의원들이) 기호 3번을 달고 자유한국당·더불어민주당과 연대 통합 없이 당당하게 총선에 나가서 국민 심판을 받겠다는 의사를 표현하면 그 즉시 그만두겠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유승민 의원을 포함해 원내대표 사퇴를 강요하고 당 지도부를 흔들고 계신 분들에게 묻는다”며 “다음 총선에서 기호 3번(바른미래당)으로 나가는 것인가, 기호 2번(자유한국당)으로 나갈 것인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가 일종의 배수의 진을 치며 공을 15명 의원들에게 돌린 것이다. 그러나 유의동 의원이 오후 긴급기자회견을 통해 "그 어느 당으로도 가지 않는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마음 놓고 즉각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하기 바란다"고 촉구하며 다시 공이 김 원내대표에게 돌아갔다. 

    유 의원은 이와 관련, 의총 소집을 요구한 15명의 이름으로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은 아니지만 “공감대가 충분히 형성됐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결국 9일 이전에 소집될 의총에서 결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소집 요구가 있으면 원내대표는 48시간 내에 의총을 소집해야 한다.  

    당내에서는 ‘사퇴론’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주요 당직자 대부분이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김 원내대표가 보인 모습에 크게 실망한 상황이다. 김 원내대표는 ‘사·보임’은 없다고 약속하고는 패스트트랙이 불확실해지자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직을 맡은 오신환·권은희 의원을 강제 사·보임(교체)시켰다. 그 자리에는 패스트트랙에 동의하는 의원들을 앉혔다. 

    이에 바른미래당 밑바닥에서는 지도부 총사퇴 이후 유승민·안철수 전 대표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지도부 구성 등 구체적인 시나리오까지 나왔다. 

    당 핵심 관계자는 “유승민 대표도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