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100달러 돌파 속 가격 통제 논쟁국힘 "구시대적 정책 … 시장 기능 왜곡""기름 안 쓰는 국민 세금으로 주유소 손해 메꿔"
  •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정부가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을 검토하자 정치권에서도 공방이 확산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가격 통제 방침을 강하게 비판하며 시장 개입 대신 세제 조정과 비축유 방출 등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정부가 추진하는 석유 최고가격제 검토 방침을 두고 우려를 표명했다. 안 의원은 "왜 기름 안 쓰는 국민의 세금으로 주유소 손해를 메꿔주느냐"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최고가격제는 불공정한 처방이다. 책임 없는 국민에게 비용을 전가해 특정 업체의 이익을 보전해 주기 때문"이라며 제도의 구조적 문제를 비판했다. 

    이어 "법으로 기름값을 묶어 두면 유가가 오를수록 정유사와 주유소는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문제는 이 손해를 현행 석유사업법상(제23조 3항) 국가 재정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안 의원은 "즉 최고가격제로 주유소가 입는 손실 차액을 전 국민이 부담하는 구조가 된다"며 "자차 없이 대중교통으로 통근하거나 주유소 이용과 무관한 국민은 석유 한 방울 쓰지 않으면서도 정유 및 주유업체, 일부 소비자의 유류비를 지원하는 황당한 부담을 지게 된다"고 주장했다.

    안 의원은 정부에 정책 대안 검토도 촉구했다. 그는 "이 대통령께 제안한다. 유류세 환급과 비축유 방출 등 아직 정책 대안이 남아 있다"며 "주유소 가격을 잡겠다면서 모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엇박자 행보를 중단하시기 바란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최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고 국내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지자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방식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제도가 시행되면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정부가 시장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첫 사례가 된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최근 경제 상황을 언급하며 정부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상황을 방불케 하는 고유가 고환율, 고물가 상황이 확고하게 자리 잡은 가운데 이란 사태로 인해 3차 오일쇼크의 공포가 현실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스피가 많이 올랐다고 하지만 실물 경제는 차갑게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의 투자 위축과 고용 한파는 그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송 원내대표는 또 "이 대통령은 현란한 SNS 정치로 수도권 부동산 가격 폭등과 전월세 대란의 현실을 가리기 위해 애쓰고 있지만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의 냉혹한 현실에는 눈을 감고 있는 실정"이라며 "현란한 정치놀음 뒤에 감춰진 경제 실정, 부도덕한 권력, 헌정 질서 유린으로 얼룩진 비정상적인 국정을 반드시 정상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가격 통제 정책이 시장 기능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보윤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정부가 내놓은 처방은 또다시 시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석유 최고가격제라는 구시대적 통제"라며 "시장 경제의 원리보다 권력의 의지를 앞세운 오만한 발상"이라고 비판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위기를 틈탄 담합·매점매석 등 시장 교란 행위를 엄단해야 한다는 데 적극 동의하지만 불법 행위를 응징하는 것과 시장 기능 자체를 마비시키는 것은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했다.

    이어 "유류세 인하 폭을 법적 한도까지 과감히 확대하여 정부가 먼저 세수 감소를 감내하는 결단으로 국민의 기름값 부담을 낮춰야 한다"며 "비축유를 신속히 방출하고 에너지 바우처를 대폭 확대함으로써 시장의 충격을 실질적으로 완화하는 것, 그것이 공공 기관의 존재 이유"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