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어게인과 결별 선언에 분위기 전환 급선무 당 지지층 설득, 정치인 몫이라는 견해인재 영입 직접 나서야 우군 확보 용이엄근진 캐릭터, 지지층 확장 한계 노출간판 정책 부재도 … "李 기본사회 보라"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배현진 의원을 뒤로한 채 앉아 있다. ⓒ이종현 기자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배현진 의원을 뒤로한 채 앉아 있다. ⓒ이종현 기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 정치적 복귀 주장에 반대한다는 결의문을 내면서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에도 생채기가 난 형국이다. 앞으로 장 대표가 캐릭터 변화를 통해 지방선거 공천과 인재 영입, 간판 정책 등을 만드는 대선 주자급 행보가 필요하다는 당 안팎의 제언이 잇따르고 있는데 뉴데일리가 이러한 목소리를 들어봤다.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10일 "장 대표가 지방선거까지 남은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본인의 정치적인 향배도 결정될 것"이라며 "당장 지선에서 승리해 계속 대표직을 유지한다는 목표보다도 위기에 몰렸을 때 태도와 이념, 정책 방향성·정치적 결단력을 가다듬고 자신의 능력을 보여줘야 차기 대선 주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전날 3시간 30분가량의 마라톤 의원총회를 열고 사실상 윤 전 대통령과 절연을 선언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 전원 명의의 결의문을 통해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복귀를 요구하는 일체의 주장에 명백히 반대한다"면서 "당의 전열을 흐트러뜨리고 당을 과거의 프레임에 옭아매는 일체의 언행을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의문은 윤 전 대통령의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장 대표의 입장과는 결이 다르다. 장 대표는 결의문이 채택되는 순간까지 의총에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현재 장 대표를 지지하던 지지층 사이에서는 "장동혁을 지키자"는 주장과 "탈당해 새로운 당을 만들자"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야당에서는 적기에 지지층을 설득하지 못하고 결단하지 못하다가 생긴 '자업자득'이란 평가도 나온다. 지난달 19일 윤 전 대통령이 내란우두머리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을 때 결별하지 못한 것이 부메랑이 됐다는 것이다. 

    당 내부의 압력에 장 대표가 등 떠밀린 모양새가 연출되면서 지방선거를 86일 앞두고 존재감을 보여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당내 갈등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철학과 방향성, 선당후사 정신 등을 보여야 향후 차기 대권 주자로 위치를 다질 수 있다는 진단이다. 

    우선 지지부진한 공천 과정에서 장 대표가 영입한 인재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현재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당선이 안전한 지역으로 평가받는 대구·경북(TK)에는 현역 의원이 줄줄이 도전을 선언하며 과열 경쟁이 되고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경쟁력 있는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장 대표의 이념적 철학과 맞고 스타성이 있는 인재 발굴에 직접 뛰어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직접 영입인재위원장을 맡아 다양한 인사를 영입한 점을 돌이켜 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를 맡으며 수차례 인재 영입을 하고 직접 영입 인재를 소개하는 등 인재 모시기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이 대통령이 영입한 인재들은 민주당 곳곳에 뿌리를 내리며 집권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 친문(친문재인)계가 독점하던 민주당의 토대가 지속적으로 변화하면서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8월 13일 대전 서구 배재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충남권-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뉴시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해 8월 13일 대전 서구 배재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충남권-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모습. ⓒ뉴시스
    윤 전 대통령과 절연을 선언한 이상 장 대표가 과감하게 지지층을 설득하고 당원 배가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장 대표 취임 이후 당비 납부 당원은 120만 명을 바라보고 있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75만1030명)와 비교하면 45만 명 가까이 증가했다. 

    당원 가입 독려는 장 대표가 아닌 주변 인사들이 홍보해 왔다. 김민수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계속해서 당원 배가를 외치며 장 대표 곁을 지켰다. 

    이와 함께 정제된 발언만을 해 온 장 대표의 캐릭터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장 대표는 취임 후 친근함보다는 근엄함으로 분위기를 잡아 왔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등 당내 갈등 국면에서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중압감이 뒤따랐다는 평가다. 무게감에 짓눌린듯, 전당대회에서 강력한 발언과 다양한 표정으로 당원의 선택을 받았던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였다. 모든 발언이 정제되면서 설화가 없었으나 역으로 보면 지나치게 딱딱한 분위기를 연출해 팬덤 확장에는 방해가 되고 있다는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초선 의원은 "이 대통령은 수십 년간 가벼운 이미지에서 정제된 정치인으로 성장하는 모습으로 팬덤을 모았다"며 "그런데 장 대표는 자신의 이미지를 순식간에 기존 정치인으로 가둬버리면서 차별화가 약해졌고 거기서 확장하지 못한 것 같다. 야당 대표는 더 과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책 브랜드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당내에서는 선결 과제라고 지적한다. 찬반을 떠나 이 대통령이 '기본사회' 등 확고한 간판 정책을 바탕으로 '대동 세상'이라는 구호를 만들어 진영 내 지지층을 흡수한 것은 본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취임 후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등으로 씨름하면서 자신의 정책을 확고하게 드러내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달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선거연령 만 16세 하향 등을 내세우며 잠깐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공감대를 형성하지는 못했다. 

    한국갤럽이 2월 10~12일 시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선거 하한 연령을 만 18세에서 16세로 낮추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 응답자 77%가 반대한다고 답했다. 찬성한다는 응답자는 18%다. 

    이러한 점은 장 대표가 보수·우파의 가치를 살린 정책으로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과 차별화를 가져가지 못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여권의 의제였던 선거 연령 하향을 그대로 가져와 더 낮추는 방식보다는 '세제 개편'과 부동산과 관련한 간판 정책을 만들어 내세우는 것이 더 낫다는 지적도 들린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관계자는 "민주당이 던지고 국민의힘이 이를 받아 더 베팅하는 방식은 우리 당의 필패 공식이었다"면서 "민주당의 관점이 아닌 완전히 차별화 된 국민의 주머니 사정에 직접 연관된 정책이 짧고 명료한 '캐치 프레이즈'로 만들어질 때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제언했다.